[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그룹 빅뱅 지드래곤의 콘서트가 76분 지연 시작이라는 큰 오점을 남겼다.
지드래곤은 29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월드투어 '위버맨쉬(Ubermensch)'를 개최했다. 이번 콘서트는 지드래곤이 2017년 진행한 두 번째 월드투어 이후 8년 만에 개최하는 공연이다.
그러나 야외에서 진행되는 공연을 앞두고 날씨라는 변수가 날아들었다. 강풍 등이 불면서 공연 측은 오후 1시께 SNS를 통해 "기상 악화로 공연 운영시간이 변경된다"고 공지했다. 팬들의 입장을 불과 1시간 여 남긴 시간이었다.
이에 따라 공연 VIP석 사운드 체크 이벤트 관객의 입장 시간은 오후 2시에서 3시로, 사운드 체크 이벤트는 오후 3시에서 4시로 한 시간 늦춰졌다. 관객 입장 시작도 3시 30분에서 4시 30분으로, 본 공연 역시 오후 6시 30분에서 7시로 변경됐다.
하지만 30분 늦춰진 7시에도 공연은 시작하지 않았다. 스크린에는 "추운 날씨 속에 공연을 찾아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부득이한 기상 악화로 인해 일부 연출 및 특수효과가 안전상의 이유로 제한될 수 있음을 안내드린다"며 "관객 여러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정이니 너른 양해 부탁드린다"는 안내 문구만 떴을 뿐, 공연 지연에 대한 설명이나 양해는 따로 나오지 않았다.
영하로 떨어진 추운 날씨 속 기약 없는 기다림을 이어가던 관객들은 설명 없는 지연에 야유를 쏟아내며 분통을 터뜨리는 모습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공연은 약 43분이 지난 7시 43분에 시작됐다. 그마저도 VCR이 재생됐고, 지드래곤은 3분 후인 7시 46분에 첫 등장했다.
'PO₩ER'로 공연을 시작한 지드래곤은 "지드래곤이 돌아왔습니다"라며 "오늘 노실 준비됐나. 환호 안해주면 삐질 거다"라고 첫인사를 건넸다. 공연 지연에 대한 사과는 따로 없었다. 여기에 전반적으로 멘트 발음이 불분명했고 배경 음악까지 깔리면서 지드래곤의 목소리가 묻히는 웃지 못할 상황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후 몇 곡의 무대 후 두 번째 멘트 때가 돼서야 지드래곤은 공연 지연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오늘 날씨 너무 추운데 너무 늦게 시작하게 돼 죄송스럽다"고 했고 공연장 관객들을 보며 "이렇게 예쁜 곳인 줄 몰랐다. 꽃밭에 온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그는 8년 만임을 알리며 "많은 일들이 있었다. 상황이 시끄러운 가운데 마음이 편치 않을 텐데 가수로서 여기 (무대에) 서고 여러분들을 만날 수 있게 돼서 감사하고 영광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운명인지 모르겠는데 저주라고 하기엔 제가 너무 8이 많아서 8이 따라오는 팔자인가보다. 돈 팔로미 해도 팔로팔로한다"면서 "그 사이 군대도 갔다왔고 2, 3년 전쯤 노래도 발표하고, 다채로운 계획을 세워놨는데 각자 어딘가에서 빛나고 있는데 오늘은 자랑할 수 있게 제가 제일 빛이 나는 것 같다"고 자부했다.
이어 "쉬는 시간없이 활동하다 보니까 앨범 내고 컴백이란 게 매년 컴백하는데 이제 처음 느낀 게 준비하는 느낌을 느꼈다. (결과물을) 보여주고 싶었고 돌고돌아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좋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지드래곤은 무대를 이어갔다. 지드래곤은 무대에 드러눕고 무대 곳곳을 뛰어다니며 땀을 흘리는 열정을 쏟아냈다. 투애니원 씨엘이 깜짝 등장해 함께 무대를 펼치기도 했다.
강풍에도 불구, 특수 효과도 적지 않았다. 폭죽도 있었고 꽃가루도 터졌으며 드론쇼도 준비됐다.
공연 관련 준비는 많았던 것으로 보이나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인한 지연에 대한 공연사와 아티스트의 대처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일말의 양해도 없이 무작정 지연된 대형 지각 시작은 8년 만에 진행된 지드래곤의 콘서트를 야유와 분노로 물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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