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예인들의 SNS에는 익숙한 그림체의 이미지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전현무는 지난달 31일 SNS에 "이번 감기로 인한 후두염 정말 독하다"라며 자신의 사진 한 장을 게재했는데, 이를 만우절인 지난 1일 '지브리풍'으로 바꾼 다음 SNS에 올렸다.
박슬기도 지난 2일 '지브리풍' 이미지를 게재한 다음 "지브리뿐만 아니라 픽사스타일도 보내주셨는데 나를 무슨 3대째 가업을 이어받아 손맛이 일품인 만둣국집 사장님을 만들어놨다"고 적었다.
손담비는 SNS 스토리에 '지브리풍' 이미지를 게재하고 이규혁의 계정을 태그했다. 여기에 하트 이모티콘을 덧붙여 애정을 드러냈다.
그밖에도 강재준·이은형, 장성규, 솔지, 송해나, 이현이, 남보라, 홍석천, 채리나, 그룹 크레용팝 출신 초아 등이 유행에 참여했다. 이들은 각자 결혼 사진, 가족과 함께 있는 사진, 반려견 사진, 동료들과 찍은 사진 등을 '지브리풍'으로 변환해 SNS에 올려 주목을 받았다.

사진=손담비, 채리나, 홍석천 SNS
해당 게시물들은 챗GPT의 새로운 기능 '챗GPT-4o 이미지 생성'이 사용자의 요청에 따라 인기 애니메이션들의 화풍으로 그려준 것으로, 스튜디오 지브리뿐만 아니라 디즈니, 심슨 등 다양한 화풍으로 표현할 수 있다. 해당 모델이 공개된 후 전 세계 챗GPT 이용자들이 이미지를 생성해 SNS에 올리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다.
챗GPT 이용자 수와 가입자 수도 폭증했다. 지난 1일 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챗GPT 국내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는 역대 최다인 125만2925명으로 집계됐다. 또한 오픈 AI는 지난달 말 기준 챗GPT 가입자가 5억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3개월 만에 약 1억5000만 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샘 올트먼 오픈 AI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시간 동안 100만 명의 사용자가 추가됐다. 이는 챗GPT 출시 초기 100만 명 달성에 5일이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속도"라며 "이미지 변환 기능의 폭발적인 이용으로 서버에 부하가 걸리고 있다. GPU가 녹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AI 이미지 생성 기능이 기존 창작자의 저작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챗GPT가 스튜디오 지브리, 디즈니 등 저작권자의 허가를 받지 않고 창작물을 학습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애니메이션 업계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감독 이시타니 메구미는 지난 1일 자신의 엑스(X)에 "지브리의 이름을 더럽히다니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고 적었다. 또한 스튜디오 지브리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과거 인터뷰에서 "AI가 만든 결과물은 실제로 작업하는 사람의 고통을 전혀 모른다"며 AI 애니메이션 기술에 대해 "삶 자체에 대한 모욕"이라고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 바 있다.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창작의 영역까지 발을 들이고 있는 가운데, 창작자의 고통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고 유행으로만 소비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지 살펴볼 때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