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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장'으로 다시 쓴 소지섭의 시간…데뷔 30년 차 새로운 전성기 [인터뷰]
작성 : 2026년 08월 01일(토) 15:32 가+가-

김부장 소지섭 / 사진=피프티원케이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22년 전 '미안하다, 사랑한다'로 시대를 대표하는 얼굴이 됐던 배우 소지섭이 이번에는 '김부장'으로 또 한 번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절박한 부성애와 묵직한 액션, 그리고 절제된 감정 연기로 '아빠 액션'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완성하며 배우 인생의 또 다른 전환점을 만들어냈다. 데뷔 30년 차에도 소지섭은 여전히 새로운 대표작을 써 내려가고 있었다.

소지섭이 주인공 김부장 역으로 열연을 펼친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극본 남대중·연출 이승영)은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아빠가 하나 뿐인 딸을 되찾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가 되어 싸우는 아빠 유니버스 복수 액션물이다.

'김부장'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았다. 작품은 방송 4회 만에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21.6%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2024년 이후 처음으로 20%를 넘어선 드라마가 됐다. 이후 8회에서는 자체 최고 시청률 23.1%를 기록했으며,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부문에서도 3주 연속 정상을 지키며 국내를 넘어 해외 시청자들의 호응까지 얻었다.

소지섭은 이러한 성과를 예상하지 못했다며 "이게 무슨 일인가 싶더라. 깜짝카메라를 당하는 기분이었다. 지금 시대에 시청률 10%는 정말 쉽지 않은데 아직도 얼떨떨하다. 오히려 왜 이렇게 좋아해주시는지가 궁금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부장 소지섭 / 사진=피프티원케이


'김부장'은 소지섭의 필모그래피에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됐다. 22년 전 '미사 폐인'을 낳은 전설적인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상처 입은 남자의 얼굴을 보여줬던 그는, 이번 '김부장'을 통해 부성애와 액션을 결합한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했다. 이로써 또 한번 전국에 '김부장 신드롬'을 일으켰다.

소지섭은 "고등학생 딸이 있는 아버지를 연기하는 소지섭 자체가 저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었다"며 "결과가 좋아서 앞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의 폭도 조금 더 넓어진 것 같다. 그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한 작품"이라고 밝혔다.

종영 이후 체감하는 인기도 달라졌다. 소지섭은 "원래 다니던 곳만 다니는데, 예전에는 눈인사만 하시던 분들이 '김부장!'이라고 먼저 불러주시더라. 그때 '정말 많은 분들이 보고 계셨구나'라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아울러 7월 라이징스타 브랜드평판 1위 소식에는 웃으며 "데뷔 30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것 같다. 감사할 뿐"이라고 전했다.

소지섭은 김부장을 "외로운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혼자 딸을 키우면서 그것만으로도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인데, 어느 날 갑자기 딸이 사라지지 않나. 천둥번개가 치는 것처럼 한순간에 암흑 속으로 떨어진 거다"라고 설명했다.

극 중 냉동창고에서 딸을 발견한 뒤 마지막으로 "아빠 왔다. 집에 가자"라고 말하는 장면은 가장 고민이 많았던 신이었다고 했다. 소지섭은 "드라마에서 딸을 정말 오랫동안 찾지 못한다. 그 시간 동안 스스로에게 '딸은 살아 있을 거다'라는 희망을 계속 붙잡고 있었던 것 같다. 냉동창고에서 살아있는 걸 확인했지만 또 놓쳤고, 마지막에 저 멀리 있는 딸을 보며 하는 '집에 가자'라는 짧은 대사에 모든 걸 담고 싶었다. 연습도 정말 많이 했다"고 떠올렸다.

김부장 소지섭 / 사진=피프티원케이


차기작으로 다시 액션을 택한 이유도 밝혔다. 소지섭은 "전작 '광장'을 통해 오랜만에 액션을 했는데 또 하고 싶더라. 그런데 '김부장'은 액션도 있지만 고등학생 딸을 둔 아빠라는 설정이 개인적으로 궁금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점점 쉽지 않은데, 이 작품이라면 조금은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번 액션 연기는 유독 춥고 힘든 작업이었다. 그는 "거의 양복 한 벌만 입고 겨울 내내 촬영했다. 특히 냉동창고 신은 정말 추운 날 비까지 뿌리면서 찍었는데 몸이 컨트롤 안 될 정도였다. 결국 다음날 다시 촬영한 장면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또한 달리는 트럭 위 액션도 쉽지 않았다. 소지섭은 "와이어를 달았지만 실제 달리는 차에서 촬영한 장면들이 많았다"며 "힘든 촬영이 많았는데 다친 사람이 없었던 게 정말 다행이었다"고 전했다.

액션 배우로 새로운 전성기를 맞은 그는 앞으로도 액션을 이어가고 싶다는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아직은 체력이 괜찮다"고 웃은 소지섭은 "내년에는 또 어떨지 모르지만 지금은 충분히 할 수 있다"며 "('테이큰'의) 리암 니슨 선배처럼 오랫동안 액션 배우라는 이미지를 가져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런 타이틀이 생기는 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소지섭 특유의 절제된 눈빛 연기 역시 의도적인 선택이었다. 그는 "원래 제가 하는 연기 스타일인 것 같다. 감정을 크게 폭발시키기보다는 압축하고 또 압축해서 대사보다 눈빛으로 표현하는 걸 좋아한다. 이번 작품도 말보다는 눈빛으로 감정을 전달하려고 많이 노력했다. 쉽지는 않았지만 끊임없이 제 연기 톤을 설득하려 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그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었다.

김부장 소지섭 / 사진=피프티원케이


소지섭은 연기 준비 과정에서 무엇보다 대본을 반복해서 읽는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 대본을 본다. 그렇다고 공부하듯 보지는 않고 앞뒤 연결성도 보고, 인물의 감정도 찾아본다. 저는 늘 대본 안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해결되지 않는 부분은 감독님과 정말 많이 상의한다. 제가 아무리 캐릭터를 연구해도 작품 전체를 가장 잘 보는 사람은 감독님이니까"라고 밝혔다.

촬영 현장에서는 대부분 감독과 의견이 일치했다고 했다. 소지섭은 "딸과의 관계에서 체육복을 보고 아빠가 '누구 옷이냐'며 추궁할지, 아니면 '남자친구야?'라고 할지를 고민했다. 저는 후자를 선택했고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다른 부분들도 촬영 전에 신마다 이야기를 정말 많이 했다"고 떠올렸다.

화제를 모은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 장면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소지섭은 "조심스러운 문제이긴 하지만 앞으로 AI는 무조건 함께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위험하거나 규모가 큰 장면들을 훨씬 편하게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지 않나. 다만 아직은 사람이 직접 촬영했을 때 느껴지는 땀 냄새나 현장의 공기 같은 것들은 잘 담기지 않는 것 같다. 그래도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극 중 호흡을 맞춘 윤경호, 최대훈과의 작업도 만족스러웠다고 밝혔다. 소지섭은 "윤경호는 에너지를 폭발시키는 스타일이고, 최대훈은 대사를 논리적으로 풀어가는 스타일이다. 저는 절제하는 스타일인데 세 사람의 합이 굉장히 잘 맞았다"며 "45일 동안 만나면 90% 이상이 신 이야기였다. 애드리브도 서로 아이디어를 계속 주고받았다. 특히 윤경호가 현장에서 정말 많은 아이디어를 냈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주강찬 역을 맡은 주상욱과의 액션신 비하인드도 공개했다. 소지섭은 "하루 종일 주상욱 배우를 때리는 장면을 촬영했다"며 "주상욱 배우가 '여기서는 더 시원하게 맞아야 시청자들이 통쾌할 것'이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나중에 봤는데 온몸에 멍이 들 정도였는데도 웃으면서 촬영하더라"라고 밝혔다.

또한 악역 주강찬 역시 딸을 향한 마음만큼은 진심이었다고 해석했다. 소지섭은 "결국 옳고 그름의 문제"라며 "주강찬도 딸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선택이 잘못됐을 뿐이다. 부모라면 '내 자식에게 그런 일이 생기면 못 참겠다'는 감정이 작품 안에 담겨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부장 소지섭 / 사진=피프티원케이


'김부장' 시즌2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소지섭은 "액션보다 중요한 건 이야기다. 시즌2를 한다면 지금과는 다른 큰 줄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또 딸을 잃어버릴 수는 없지 않나"라고 웃으며, "오히려 내용상으로는 10회도 길었다고 생각한다. 더 압축해서 단단하게 만들었으면 작품성은 더 좋아졌을 수도 있다. 작품이 잘된다고 해서 이야기를 질질 끄는 건 좋은 선택은 아닌 것 같다"고 소신을 보였다.

연기대상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는 욕심을 내려놨다. 소지섭은 "개인상보다 '김부장'이라는 작품이 상을 받았으면 좋겠다"며 "만약 개인상을 받는다면 아빠들끼리 받는 베스트 커플상 정도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웃으며 답했다.

평소 영화 관람도 꾸준히 하고 있다는 소지섭이다. 그는 "작품이 없을 때는 극장에 많이 가려고 한다"며 "특별한 기준 없이 그날 보고 싶은 영화를 찾아본다. 최대한 다양한 작품을 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작품 수가 줄어든 이유에 대해서는 "저는 굉장히 현실적인 사람이다. 작품 하나가 사랑받지 못하면 다음 작품 수도 줄고 퀄리티도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텀이 길어진 것도 그런 이유가 있고, 마음에 드는 작품을 만나지 못한 이유도 있다"며 "동시간대에 또래 배우들이 함께 활동하는 걸 보면 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크다. 동지애 같은 게 있다"고 밝혔다.

김부장 소지섭 / 사진=피프티원케이


과거에는 부담스러웠던 '소간지'라는 수식어도 이제는 가장 아끼는 별명이 됐다. 소지섭은 "예전에는 부담스러웠는데 지금은 너무 소중한 별명"이라며 "제 작품을 보지 않은 젊은 친구들도 그 별명은 알고 있더라. 그래서 더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웃었다.

촬영 종료 후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금을 선물해 화제를 모은 소지섭은 앞으로도 주연을 맡는 작품에서는 선물을 이어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꼭 금이 아니더라도 주인공을 맡는 이상 무언가는 계속 선물할 것 같다"며 "같이 만든 작품이 오래도록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제가 받은 것을 다시 돌려드린다는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또한 "외화 투자도 같은 마음이다. 내가 베풀면 언젠가는 다시 돌아온다고 믿는다. 쓸 때는 쓰고, 도울 수 있을 때는 돕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소지섭은 "좋은 배우보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며 "시간 약속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약속은 쉽게 하지 않고,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려고 노력한다. 작품의 주인공으로 참여하는 동안 문제가 생기면 작품 전체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늘 책임감을 갖고 행동하려 한다. 하지만 좋은 배우가 무엇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좋은 사람이 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가치관을 밝혔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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