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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활명수', 꽤나 시대착오적 [무비뷰]
작성 : 2024년 10월 29일(화) 10:28

아마존 활명수 리뷰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 본 리뷰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매번 빗나간다. 관객이 원한 웃음은 이게 아닌데.

30일 개봉하는 영화 '아마존 활명수'(연출 김창주·제작 로드픽쳐스)는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구조조정 대상인 전 양궁 국가대표 진봉(류승룡)이 한국계 볼레도르인 통역사 빵식(진선규)과 신이 내린 활 솜씨의 아마존 전사 3인방을 만나 제대로 한 방 쏘는 코믹 활극이다.

작품은 구조조정 위기에 빠진 진봉이 회사의 금광 개발 사업을 위해 볼레도르 양궁 대표팀 코치를 맡으며 시작된다.

그러나 불의의 사고로 원주민 마을에 불시착하게 되고, 그곳에서 아마존 전사 3인방을 만나게 된다.

진봉은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마존 전사 3인방과 통역사 빵식이를 데리고 한국으로 돌아온다. 과연 이들은 무사히 금메달을 따고 각자의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아마존 활명수 리뷰


김창주 감독에 따르면 영화는 2009년 방송된 MBC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에서 출발했다. 다만 작품에서 원주민들을 그려내는 방식은 여전히 2009년에 머물러 있는 모습이다.

문명과 단절되어 살아온 원주민 부족들이 한국에 처음 방문해 청계천에서 물고기를 잡거나, 빌딩의 벽을 맨몸으로 오르거나, 움직이는 자동차를 위협하는 것으로 오인해 활로 쏜다는 등의 설정은 과거 원주민들을 바라보던 편협한 시각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과거 '아마존의 눈물'이 처음 공개된 후 문명과 떨어진 이들이 각자만의 방식으로 생존하는 모습은 다양한 문화에 대한 존중의 메시지를 안겨줬다. 그러나 '아마존 활명수'는 당시 원주민들을 향한 세간의 시선을 특별한 고민도 없이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왔다. '문화 차이'를 방패로 앞세워 여전히 그들을 '문명에 무지한' 이들로 그려낸다.

주인공 진봉 역시 혼란스럽다. 매 장면 틈새마다 코미디 요소를 넣으려고 하지만, 무엇이든 과유불급이다. 예능적 효과음과 연출들이 눈에 띄지만, 이 또한 계속해서 반복되니 오히려 산만하다. 진봉 역의 류승룡은 매 장면마다 분위기를 '업' 시키려고 하지만 오히려 애처로움만 가중된다. 배우 류승룡이기에 가까스로 살려냈다.

빵식이 역시 "사장님 나빠요"를 외치던 과거 개그프로그램 코너 속 캐릭터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그때는 웃기고, 지금은 틀린 이유는 대중의 눈높이다. 당시 모두가 문제의 캐릭터를 보며 웃음 지었지만, 현재는 그 캐릭터가 인종차별에서 비롯됐음을 인지하고 있다.

유일한 장점은 배우들간의 '케미'다. 믿고 보는 '류진스'(류승룡X진선규) 조합부터 아마존 삼인방 시카(이고르 페드로소), 이바(루안 브룸), 왈부(J.B. 올리베이라)의 호흡이 좋다.

그러나 관객의 수준은 높아졌고, 작품에서 그려내는 메시지와 캐릭터 역시 발전해야 한다. 그럼에도 '아마존 활명수'는 다소 일차원적이다. 초반부 진봉의 애환으로 달려오다 중반부 문화 차이에서 오는 억지 웃음, 후반부는 작품의 메시지를 강요한다. 그러는 사이 집중력은 흐려지고, 작품의 톤은 여기저기 흩어진다. 러닝타임은 113분, 12세 이상 관람가다.

▲기자 한줄평 : 배우들의 고생담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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