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
전영오픈 여자 단식 우승을 차지한 안세영(삼성생명, 세계랭킹 1위)이 금메달과 함께 금의환향했다.
안세영은 18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목에는 전영오픈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금메달이 걸려 있었다.
지난 1일 유럽행 비행기에 오른 안세영은 오를레앙 마스터즈와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전영오픈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1월 말레이시아 오픈과 인도 오픈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한 것을 포함하면 올해 열린 4개 대회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고, 20번의 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특히 17일 열린 전영오픈 결승전에서는 난적 왕즈이(중국, 2위)에게 첫 세트를 내주며 위기에 몰렸지만, 이후 실력과 정신력으로 짜릿한 역전승으로 우승을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다.
안세영은 귀국 후 인터뷰에서 "이렇게 또 한국에 돌아올 때 메달을 걸고 돌아올 수 있어서 좋다.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역경을 이겨내고 딴 금메달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 안세영은 전영오픈에서 감기를 안고 경기를 치렀고, 준결승전과 결승전에서는 다리 경련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대진운이 좋지 않아 매 경기 쉽지 않은 상대들과 치열한 승부를 펼쳐야 했다.
안세영은 "약간의 불찰로 감기에 걸렸는데 호흡하는 것도 힘들었고 몸 상태도 잘 올라오지 않았다"면서 "힘든 경기를 했지만 잘 이겨내고 좋은 결과를 가져와서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결승전 다리에 쥐가 난 상황에 대해서는 "2세트를 이기고 3세트에서 마음가짐을 다시 잡고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쥐가 올라와서 정신적으로 힘들었다"면서 "그래도 잘 이겨내고 포기하지 않고 했더니, 멋진 경기, 멋진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우승으로 안세영은 2년 만에 다시 전영오픈 정상의 자리를 탈환했다. 우승 후에는 손으로 왕관 모양을 만드는 세리머니를 했고, 인터뷰에서는 '내가 지금 여왕이다(I’m a Queen, Now)'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안세영은 "2년 전에는 정말 우승할 줄 모르고 (우승을) 했다면, 이번에는 내가 마음 먹은 대로 한다면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한 것 같다"며 "세리머니도 더 멋지게 하고 싶었고, 힘든 상대를 이기고 우승한 것이라 뿌듯함이 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세리머니에 대해서는 "전영오픈 때는 영국스럽게 퀸처럼 하고 싶었다. (인터뷰는)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는데, 자신 있게 하라고 해서 해봤다"며 웃었다.
이제 안세영은 다음 목표를 바라본다. 연승 행진과 연속 우승 기록이 어디까지 이어질 지도 관심이다. 다음달에는 그랜드슬램 달성의 마지막 퍼즐인 아시아선수권대회가 열린다.
안세영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계속해서 나아가고 싶다. 딱히 목표를 정하고 나아가기 보다, 최선을 다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지금이 전성기냐는 질문에는 "앞으로 더 보여드릴게 많다"며 더욱 발전된 모습을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안세영은 "유럽 투어를 뛰다 보면 늦은 시간까지 응원해 주신 분들의 연락이 온다. 그때마다 아무리 힘들어도 나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 주신 것 같다"며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많이 응원해주세요"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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