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계엄을 환영했다가 비난을 받고 일자리까지 잃은 뮤지컬배우 차강석이 간첩에 대한 자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9일 차강석은 '계엄 환영논란 차강석 라이브 방송'이라는 영상을 통해 "일단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제가 대통령님의 계엄을 옹호했던 것은 일반 시민으로서 계엄 선포의 이유만을 보고 옹호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차강석은 "저는 민주당원분들이라고 해서 미워하지도 않고,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해서 배척하거나 할 생각은 없다. 단순히 계엄 선포의 이유만을 보고 그렇게 얘기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 경솔한 발언으로 상처 입으신 분들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또한 "제가 매년 반드시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신 분들의 묘지도 찾아뵙고 참배하면서 순국한 영령들께 사죄의 인사를 드리면서 살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간첩을 잡는 것에 대해서는 사과할 생각이 없다. 당연히.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뚜렷한 소신을 밝혔다. 차강석은 "저희 할아버지는 경찰학교 출신이시고, 6.25 전쟁을 겪으시면서 민주주의를 따라 가족들과 함께 대한민국에 정착하셨다. 평범한 인생을 사시다가 1979년 말, 1980년 초에 전두환 정권에 맞서 정치를 시작하시고,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지방선거에 출마한 이력도 있으시다. 저희 가족은 할아버지 정신을 이어받아서 불의에 항상 맞서는 정신으로 생활을 했다. 그 누구보다 올바르게 사회 정의를 바로세우기 위해 노력하신 정신을 이어받아서 대를 이어 바르게 살기 위해 노력했다"고 자신이 살아온 배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제 종북관, 국가관이 바로잡힌 것은 군대였다. 군대에서 종북세력 스피치 대회가 있었다. 저는 며칠 동안 공부하고 연등하면서 대적관이 확실해졌다. 그로 인해서 20사단 포병대대에서 1등을 수상했고, 제가 살아온 동안 자랑거리 중 하나다. 저는 국방의 의무를 지키기 위해 군대에 가는 것이 반국가세력들에 의해 나라가 전복되지 않기 위해,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군대에 갔다고 생각한다. 반국가세력의 행동을 방관한다면 제 군 시절을 부정당한다고 생각하고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강석은 그동안 벌어진 간첩 사건들을 보면서 분노가 극에 달했다며 "저는 간첩, 우리나라를 전복하려는 세력에 대해 적개심이 더욱 강해진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가슴속에 분노가 끓어오르던 중 윤석열 대통령님의 대국민 담화를 들었을 때, 계엄 선포를 들었을 때 잡히지 않던 실체가 드디어 잡혔구나란 생각에 환영을 했던 거다"라며 "그런데 대통령님은 3분짜리 사과문만을 남긴 채 홀연히 모습을 감추셨다. 사실 마음 같아서는 어떻게 하면 빨리 잊혀질 수 있을까란 생각도 했다. 정말 도망가고 싶었다. 하지만 저로 인해 상처받은 분들도 계시고, 그 와중에 이성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응원해 주시는 분들의 진심 어린 말씀들 덕분에 이렇게 용기를 내서 인사를 드린 것이다. 그리고 저는 앞으로 우파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연예인이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며, 결코 쉽지 않다. 자칫 프레임이 씌워질 수 있고 활동에 큰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차강석의 경우 지난 3일 "간첩들이 너무 많아 계엄 환영한다. 간첩들 다 잡아서 사형해 달라"고 글을 올렸다가 계약직으로 강사를 하던 곳에서 해고 통보를 받기도 했다.
다만 차강석은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무대 활동을 하는 사람들 중 저처럼 목소리를 내는 분들이 거의 없다. 그래서 제가 말을 할 때는 항상 무시를 당했다. 그런데 이제는 숨지 않겠다. 더 당당하게 우파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되겠다"고 했다. 또한 "조금 큰 뮤지컬에서 캐스팅 제안이 왔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차강석이 자신의 경솔한 발언에 사과하면서도 간첩에 대한 자기 소신을 꺾지 않고 나아가 당당하게 정치적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힌 가운데, 앞으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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