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오대진 기자]럭비 꿈나무 사울사대부고 조민기 선수가 "저희의 꿈을 지켜달라"며 대한민국 럭비의 자존심인 삼성중공업 럭비팀 해체 결정 철회를 호소했다.
6일 서울역 4층 KTX 대회의실에서는 삼성중공업 럭비팀 해체설 관련 대한럭비협회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대한럭비협회 원종천 부회장과 박태웅 사무국장, 국가대표팀 정삼영 감독과 서울사대부고 조민기 선수가 참석해 삼성중공업 럭비팀의 해체 결정 철회를 요청했다.
'럭미 명문' 서울사대부고의 조민기는 "럭비라는 스포츠의 매력에 빠져 지난 2011년부터 현재까지 5년간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라고 입을 열었다.
조민기는 "동료들과 함께 서로를 다독이며 운동하는 지금이 제 인생에서는 최고의 순간입니다. 그러나 얼마 전 귀를 의심하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삼성중공업 럭비단의 해체 소식이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삼성중공업 럭비단 해체가 사실이 아니길 바라고 있습니다"라고 말을 이어갔다.
또한 "어린 선수들에게 삼성중공업과 한국전력, 포스코건설 등 실업팀은 꿈과 같습니다. 미래의 목표이자 꿈입니다. 그런데 함께 운동하는 친구들이 불안해하고, 부모님들도 발만 동동 구르십니다. 제 미래에는 삼성중공업 입단과 올림픽 출전 등 여러 가지 그림이 있습니다. 삼성중공업 럭비단이 사라진다면 이 모든 것들과 럭비 선수로서의 출전 기회조차 없어질 수 있습니다"라고 삼성중공업 럭비단 해체 철회를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실업팀이 사라지면 중학교와 고등학교 선수들도 줄어들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럭비 경쟁력은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을 것입니다. 저희의 꿈이 지속되길 바랍니다. 저희의 꿈을 지켜주시길 바랍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박태웅 사무국장은 "지난 해 11월 말 삼성중공업 럭비팀의 해체설이 흘러나왔고, 12월 말에 여러 소식을 통해 해체 수순이 진행되고 있음을 포착했다"고 현 상황을 설명한 뒤, "삼성과 많은 국민들께 해체 철회를 호소하고자 이런 자리(기자회견)을 마련했다. 삼성 해체 소식으로 럭비계가 많은 실망감과 좌절감에 휩싸였다. 삼성중공업 럭비팀 해체 철회를 다시 한 번 호소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중공업 럭비팀 창단의 중심에는 삼성 이건희 회장(73)이 있었다. 럭비명문 서울사대부고를 다닐 때부터 럭비에 심취한 이건희 회장은 럭비의 3대 정신인 인내와 협동, 희생을 경영 철학으로 채택했고, 럭비를 야구, 골프와 함께 그룹의 3대 스포츠로 여겼다.
이건희 회장의 럭비 사랑으로 1995년 1월 창단된 삼성중공업 럭비단은 1996년부터 2005년까지 무려 10년간 전국체전을 제패하며 럭비계 살아있는 전설로 불렸다. 1999년 백상체육대상 최우수단체상을 수상하기도 한 삼성중공업 럭비단은 2002 부산 아시안게임에 대표선수 10명을 배출해 7인제와 15인제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현재 남자국가대표팀 코치이자 국군체육부대 감독인 서천오 감독을 비롯해, 여자국가대표팀 용환명 감독, 이진욱 코치, 청소년대표팀 박창민 코치 등을 배출했다.
오대진 기자 saramadj@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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