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조병무 기자] 더운 여름, 아이스커피에 서서히 질려갈 무렵 떠오르는 생각 “커피 말고 뭐 없을까?”
물이 있다. 물은 궁극의 갈증해소 음료다. 땀 흘리고 지쳤을 때 물 한 모금만큼 달고 상쾌한 것은 없다. 그런데 문제는 내 입이다. 향과 카페인에 길들여진 입은 웬만큼 갈증이 나지 않고서는 맹물을 거부한다. 커피나 녹차에 질릴 때, 생수도 싫을 때, 기분을 좋게 만드는 색다른 음료가 있다. 바로 레모네이드다.
레모네이드는 레몬+에이드(ade; 설탕음료)의 합성어로 취향에 따라 냉수 대신 탄산수나 사이다를 넣어 만들기도 한다. 탄산수나 사이다를 넣으면 톡 쏘는 청량감이 생긴다. 이것을 레몬스쿼시(미국식)라고 부른다. 또, 레몬 대신에 레몬의 사촌격인 오렌지나 자몽으로 음료를 만들어도 된다. 이렇게 만들면 오렌지에이드, 자몽에이드가 되겠다.
기분이 좋아지는 레모네이드를 만들어보자.
레모네이드는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레몬을 깨끗이 씻어 설탕에 재어 병에 넣어두면 그것으로 레모네이드 만드는 일은 끝난다.
1. 깨끗이 씻는다.
일단 레몬 청을 담을 유리병을 살균한다. 펄펄 끓는 물에 유리병을 담가 집게로 굴려가며 소독해서 빼낸다. 잠깐이면 된다. 이 때 끓는 물에 데지 않도록 조심한다. 유리병 입구를 아래로 향하게 엎어 놓고 찬물일 때부터 가열해 펄펄 끓을 때 빼내는 방법도 있다. 빼낸 병은 그대로 말려 사용한다. 찬물에 씻으면 다시 오염된다.
설탕과 1:1 비율을 맞추기 위해 레몬 무게를 잰다.
레몬은 굵은 소금으로 박박 문질러 껍질에 붙은 불순물을 떼어낸다.
왜 하필 소금일까? 소금은 살균 효과가 있다. 살균소독제로 흔히 쓰이는 락스의 원료가 소금이라는 점에 주목하면 왜 소금을 쓰는지 이해가 된다. 그래서일까, 예부터 가게에 진상 손님이 왔다 가면 재수 없다며 소금을 뿌리곤 한다. 마치 살균을 하듯.
간혹 농약을 제거한다고 식초나 소주, 베이킹파우더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그 효과는 별로라 한다. 대부분의 농약은 수용성이기 때문에 물로 충분히 씻어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포도, 토마토, 피망 같은 과일, 채소는 30초, 상추, 깻잎, 고추 같은 것들은 1분에서 5분 정도 물에 담가두면 농약이 빠진다고 한다.
문제는 수입 과일이다. 선적과 출하 등 유통과정에 벌레나 곰팡이 등으로 생기는 손실을 막기 위해 농약으로 코팅하기 때문이다. 벌레도 못 먹는 걸 사람이 먹을 수 있겠는가! 이 코팅을 벗겨내야 한다.
팔팔 끓는 물로 농약 코팅을 벗겨낼 수 있다. 끓는 물에 레몬을 넣고 10초간 이리저리 굴린다. 속으로 열을 세고 바로 꺼내야 한다. 농약 벗겨낸다고 미적거리다가는 껍질이 다 익어버려 레모네이드로 쓸 수 없게 된다.
우리 땅에서 레몬이 나온다면 모를까 이렇게까지 해서 수입과일을 먹어야겠냐는 말이 나올 법하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먹고 싶다는데…. 가끔은 괜찮다. 요즘은 싼 게 수입농산물이고, 비싼 게 '유기농'자가 붙은 먹거리다. 가난한 가족은 수입식품을 먹는 횟수가 늘 수밖에 없다니 참 씁쓸한 세태다.
2. 설탕에 잰다.
레몬은 가능한 얇게 썬다. 그래야 과즙이 잘 배어나온다. 꼭지와 불룩 튀어나온 배꼽은 잘라 버린다.
레몬과 설탕은 1:1 비율로 넣는다. 때문에 조리용 저울이 필요하다. 일단 레몬 무게만큼 설탕을 달아 그릇에 덜어놓아야 병에 붓기 편하다. 버리는 레몬 꼭지를 염두에 두고 설탕을 조금 부족하게 달아놔도 괜찮다.
저울이 없다면 눈대중으로 해보자. 썬키스트 4958번 스티커가 붙은 중간크기 레몬은 약 110~120g이다. 크기나 무게나 죄다 비슷하니 설탕 1kg 한 봉지 사고 레몬 9개 사면 된다.
레몬 한 개 썰어 넣고 설탕 한두 주걱 부어넣는다. 이런 식으로 켜켜이 레몬-설탕-레몬-설탕 넣어주면 손으로 버무리지 않아도 된다.
하루 이틀 설탕이 레몬과즙에 전부 녹을 때까지 상온에 둔다. 잘 녹아 레몬 청이 되면 냉장고에 넣어두고 생각날 때마다 꺼내먹자. 아이들은 사이다를 넣은 레몬스쿼시를 더 좋아한다. 레몬 청 옆에 사이다도 같이 넣어뒀다가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직접 타서 대령하자. 투명한 유리컵에 타야 더 맛있어진다. 이렇게 말해도 머그컵에 레모네이드 타는 사람이 꼭 있다.
조병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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