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굿데이'가 2%대 초라한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취지는 좋았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었다.
지난 13일 방송된 MBC '굿데이' 마지막 회는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시청률 2.7%를 기록했다. 첫 회 시청률 4.3%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최저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굿데이'는 지드래곤을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의 스타들이 음악적 교류를 통해 시너지를 일으키고, 이를 바탕으로 얻은 수익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좋은 취지로 시작했다. 최근 제작사 테오(TEO) 측은 음원 수익 예상 금액과 출연자들 애장품 경매를 통해 모은 금액을 합쳐 1억1688만 6000원을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해 기부했다. 또한 음원 수익금은 소외 아동·청소년과 취약 계층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에 기존 예능에서 보기 힘들었던 수많은 스타들이 음악 프로젝트에 동참했다. 지드래곤, 황정민, 김고은, 김수현, 정해인, 임시완, 이수혁, 코드쿤스트, 태양, 대성, CL, 광희, 그룹 세븐틴 부석순, 그룹 에스파, 데이식스(DAY6), 그리고 정형돈, 데프콘, 조세호, 홍진경, 기안84, 안성재 등 초호화 라인업을 자랑했다. 특히 지드래곤과 정형돈은 2013년 '무한도전 가요제' 이후 12년 만에 음악 작업을 함께해 '무한도전' 팬들에게 추억을 선사했다.
또한 아이유가 아이디어를 내며 작업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지드래곤은 원곡을 샘플링하는 아이디어를 채용해 '텔레파시', '달빛 창가에서'를 단체곡으로 선정했다. 모두가 함께한다는 의미를 담아 '떼창' 파트를 추가하고, 녹음할 때도 다 같이 모여 디렉팅을 해주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각자의 목소리 개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곡에 녹였다. 어디서도 보기 힘든 황정민, 안성재 등의 노래 실력도 흥미를 더했다.
'굿데이'는 각 회차마다 지드래곤이 음악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스타들을 만나는 모습을 담았다. 그 안에서 오는 뜻밖의 케미가 돋보였다. 1988년생 동갑내기 배우와 가수로 이뤄진 '88즈'는 조합만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또한 지드래곤의 팬이라 자부하는 기안84와 부석순, 홍진경의 모습이 재미를 선사했다. 이같은 초호화 출연진 때문에 많은 팬덤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었다. 출연자 개인의 화제성은 높았지만, '굿데이'라는 프로그램만 놓고 봤을 때 예능 프로그램의 본질인 재미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처음에는 지드래곤과 정형돈의 재회, '88즈'가 친해지는 과정 등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그 이상의 재미를 보여주진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8부작으로 짧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예능 프로그램이 자리 잡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기 마련인데, '굿데이'는 그런 시행착오를 거치기에는 다소 짧은 화수였다. 8부작이라는 제약 하에 30명이나 되는 출연자들을 제대로 조명하기에는 물리적으로 부족한 점이 없지 않았다.
여기에 외부적인 요인도 한몫했다. '굿데이'는 방영 중간 김수현의 미성년자 열애 의혹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김수현이 고(故) 김새론 관련 논란에 휩싸이면서 '굿데이'에도 부정적인 여론이 커진 것. '굿데이' 측은 김수현과 녹화를 강행했다가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았으며 폐지론까지 불거졌다. 이후 '굿데이' 측이 김수현 편집을 약속하며 이 여파로 한 주 결방하기도 했다.
또한 '굿데이'의 핵심인 지드래곤은 지난달 29일 열린 단독 콘서트 '위버맨쉬'가 1시간 넘게 지연돼 구설에 올랐다. 이에 소속사 측은 하루 뒤인 30일 "현장 기상악화(돌풍)로 인해 안전상의 이유로 공연이 한차례 지연됐던 가운데, 그 연장선으로 공연이 한차례 더 지연됐다. 이는 해당 공연을 앞두고 당일 영하권으로 떨어진 추위와 오전부터 갑자기 쏟아지던 눈과 비바람에 이어 오후부터 이어진 돌풍 등의 기상악화로 인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여기에 무대 당시 지드래곤의 갈라지는 목소리, 맞지 않는 음정 등 라이브 논란까지 불거졌다. 일부는 음향 문제를 지적한 바 있으나 지드래곤도 책임을 피할 수 없었다. 이러한 문제가 '굿데이' 방영 중 벌어진 일들이기에 아쉬움을 더했다.
'굿데이'가 좋은 취지로 시작한 프로그램이라는 점은 맞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재밌었느냐,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줬느냐에 대해서는 선뜻 답하기 어렵다. 예능 프로그램이 추구해야 할 본질적인 재미가 부족했고, 방영 중간 여러 가지 외부적인 문제들이 맞물려 시청률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24일 오후 6시 음원사이트를 통해 '굿데이' 음원이 공개되는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결과물은 시청률 부진이라는 오명을 씻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