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그룹 멜로망스 김민석이 뮤지컬 배우에 도전 중이다. '하데스타운'으로 신인상을 거머쥔 그가 '베르테르'로 또 한 번의 성장의 아픔을 견디고 있다.
'베르테르'는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고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로 2000년 초연됐다. 청년 베르테르(엄기준, 양요섭, 김민석)가 다른 남자와 결혼을 약속한 롯데(전미도, 이지혜, 류인아)에 한눈에 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김민석은 극 중 주인공 베르테르 역을 맡아 짝사랑의 아픔을 연기했다.
이번 뮤지컬은 '하데스타운'에 이어 두 번째 작품이다. 데뷔작 '하데스타운'으로 신인상을 수상했기에 책임감이 크단다.
김민석은 "'하데스타운' 분들이 격려를 많이 해주셨다. 그렇게 만들어진 캐릭터라 받게 되지 않았나 싶다. 믿고 따라 가다보니 나만의 것이 아닌 우리의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며 "뮤지컬 배우로서 첫 단추를 과분하지만 멋있게 꿸 수 있어 기분이 좋다. 보내주신 사랑에 대한 책임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하데스타운'은 송스루 즉, 노래의 비중이 많았던 작품이었지만, '베르테르'는 롯데를 향한 짝사랑의 설렘, 아픔을 표현해야 하는 섬세한 작업이었다.
김민석은 "최대한 모든 행동의 원인은 이 만큼 사랑했다로 향하고 싶었다"며 "엄청 공부하듯 하게 되더라. 처음 대본을 받고 다 읽었을 때는 베르테르가 왜 이러지 싶었지만, 파고들다 보니까 하나의 줄기가 보이고, 이런 식으로 가지를 쳐야겠다는 감정적 선이 보였다. 이후에 분석한 것에 맞게 감정을 입히는 과정이 있었다"고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이어 "베르테르는 자기감정에 솔직한 것 같다. 롯데는 구원자였다. 최대한 롯데를 향한 부분에서는 여과 없이 환희에 차 감정적로 나타낸다. 그런 순수함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체중도 감량했다고. 타고난 대식가로 알려진 김민석은 "이번 작품에선 예민해 보여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베르테르 첫 신에서 홀로 이젤까지 걸어가는 장면이 있다. 볼이 살짝 통통하면 부조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하데스타운'시작했을 때보다 3kg 감량했었다. 최근에는 연휴 기간 외할머니가 주신 음식 먹고 살짝 찐 상태"라고 솔직히 말하기도.
베르테르로서 자신이 해석한 '순수한 사랑'을 그려나간 김민석은 솔직한 관객 평에도 동요하지 않았다
그는 "사랑이라는 부분에 있어선 세대 불문하고 공감시키는 힘이 있구나를 느꼈다. (젊은 관객에게) 이런 사랑도 있구나란 사랑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도움이 됐을 것 같다. 베르테르의 행동이 정말 선을 넘은 행동은 맞지만 이 행동을 왜 했는지 이해는 되더라는 평이 있었다. 김민석 베르테를 보고 이상하게 설득이 되더라는 얘기는 힘이 됐다"고 말했다.
반면, "심각하지 않게 관객들은 받아들일 수 있지 않나. 가벼운 마음으로 보고 계신 분들도 있을 수 있다. 뜻하지 않는 반응이 나오면 솔직히 엄청 흔들린다. 마음의 여진이 날 때면 민석아 진정해를 마음속으로 외친다"며 "최근에는 다행히 웃으시진 않았다"고 털어놨다.
연기에 호불호 평이 나올지라도, 노래에 대한 평만큼은 호평이 대다수다. 김민석은 '베르테르'를 통해 자신의 음악적 성장도 이뤄냈단다.
그는 "음역대가 낮은 상태에서 성량이 받쳐줘야 하는 상황이 됐다. 새로운 것을 연습해보는 시기가 돼 진짜 재밌었다. 나한테 이런 목소리가 나올 수 있구나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베르테르는 소리 내는 방식 자체를 바꿔야해서 새로운 것을 해볼 수 있어 재밌었다"며 "마지막에 나즈막하게 자기의 생을 마감하기 직전 노래를 부를 때 베르테의 모든 서정성을 함축적으로 담아냈다. 때문에 마지막 곡을 가장 좋아한다"고 얘기했다.
뮤지컬 배우로서 한 발 한 발을 내딛고 있는 김민석이지만, 그의 목표에는 '뮤지컬'이란 단어는 없었단다.
김민석은 "멈춰있다고 생각한 시기가 2년 정도 됐던 것 같다. 제가 행복감이 넘쳐야 사람들이 무대를 보고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생계를 위해 한다면 보내주신 성원을 배반하는 느낌이 들 것 같았다. '내 영혼이 병들면 어떡하지'란 걱정을 하던 시기 뮤지컬을 만나게 된 거다. 시기적으로 매너리즘과 도전시기가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고 도전 이유를 설명했다.
뮤지컬에 도전함으로써 이러한 매너리즘을 극복했다며 "다른 쪽의 활력이 생기는 것 같다. 할까 말까 할 때는 해야하는구나 싶었다. 해보고 결정하길 잘 한 것 같다"고 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웃는 남자' '모차르트' '킹키부츠' 찰리도 해보고 싶다. 뮤지컬을 하게 되면서 매력도 알게 되고 많이 보고 있다"고 향후 또 다른 도전을 언급했다.
멜로망스로서도 열일을 예고한 그다. 뮤지컬과 앨범 준비를 동시에 하고 있다는 김민석은 "팬들 사이에서 '확실히 달라진 게 있는 것 같다'는 말들이 조금씩 나온다. 멜로망스 앨범도 준비 중인데 요즘 긍정적인 변화를 느끼고 있다. 뮤지컬 하고 나선 노래를 부를 때 제 감정을 표현하게 된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최대한 베르테르를 이해할 수 있게 연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다잡았다.
한편, '베르테르'는 내달 3월 16일까지 신도림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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