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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 동기' 전 MBC 기상캐스터 정혜수 "구두로 당일 해고 통보" 과거글 재조명
작성 : 2025년 02월 05일(수) 15:48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기상캐스터들의 입사 동기였던 정혜수가 쓴 글이 화제를 모았다.

최근 온라인상에는 '2018년에 MBC 신입 기상캐스터로 합격했지만 방송 한 번도 못 하고 잘린 정혜수 씨의 글'이 올라왔다.

정혜수는 해당 글에서 "동기분들, 5년 동안 준비해서 입사한 방송국에 합격했는데…구두로 당일 해고 통보를 받았다"며 "'너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을거야' 팀장님이 해고 통보를 한 날, 제게 한 말이다. '내가 왜 이런 말을 해야하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인사부도 아니고… 아 근데 넌 계약을 안했으니 인사부에서 말할 필요가 없겠구나'"라고 해고 통보를 받으면서 팀장에게 들었던 말을 이야기했다.

이어 "뼈와 살이 되려니… 더 단단해지겠거니 세상에 알려봤자 제 손해라는 말 때문에… 스스로를 다독여봤지만 지금도 자다가도 1시간마다 깨는 제가 안쓰럽다"고 털어놨다.

정혜수는 "지역 곳곳에서 경력을 쌓으며 5년 동안 지상파 방송국을 목표로 일했다. 5년 만에 원하는 방송국에 입사하게 됐다"며 "1차 서류, 2차 면접, 3차 임원 면접까지 방송국에서 정한 3단계를 정식 채용 과정을 걸쳐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프리랜서 채용이었지만 홈페이지에 정식으로 입사공고와 시험 일정이 있었다. 그리고 인사부를 통해 합격 전화를 받았다. 합격자 유의사항에 교육 중 합격이 취소될 수 있다는 말은 전혀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한 달 동안의 교육과정이 순탄했던 건 아니다. 4명이 합격하면서 기존 선배 3명의 계약이 취소된 상황이라 나가는 선배 눈에는 눈엣가시였을 거다. 실력이 완벽하다고는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하겠다. 신입이니까 실수투성이였을 거다. 하지만 교육 중에 한 실수로 방송국에 타격을 준 일도 없었다"며 합격 취소의 원인이 무엇이었을지 돌아봤다.

이어 "그러던 어느 날 사건이 터졌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새벽 6시에 출근해서 일 준비를 마친 뒤 동기들이 커피 마시러 가자고 했을 때 저는 생리통 때문에 출근 시간인 9시 전까지 잠시 당직실에 누워있겠다고 했는데 이게 화근이었다"며 당직실에 들어온 선배로부터 "여기가 우습냐. 역대 최악인 애들 뽑혔단 말 도는 거 아냐. 여기 우습게 보지 마라. 너희 아직 계약도 안 하지 않았느냐. 얼마나 잘하는지 두고 볼 거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후 정혜수는 그날 저녁 팀장에게 불려가 한 소리를 들었고 이 사건 이후 회사에서 겉돌게 됐다며 "그 후에 한 번 더 사건이 있었다. 팀장님이 다른 동기에게 논문을 찾아오라고 시키셨다. 선배한테 혼난 후로 계속 겉돌던 제게는 아무런 과제가 주어지지 않아 다른 일로 바쁜 동기 대신 논문을 찾았고, 동기 3명에게 그 논문을 줬다. 그때 동기 B가 '이렇게 정리 잘하고 똑 부러지는 모습을 팀장님이 좋게 보지 않았냐'며 '이걸 더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팀장님께 드리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해 조금 더 정리한 뒤 다음날 팀장님 자리에 올려놨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팀장은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원래 논문을 찾아오라고 지시했던 정혜수의 동기 A에게 화를 냈고, 이후 논문을 찾아온 사람이 정혜수란 걸 알게 된 팀장은 정혜수에게 논문을 집어던지며 "나는 A에게 시켰는데 왜 네가 하냐. 이렇게 A를 물먹이고 싶었냐. 이렇게 하면 내가 널 예뻐할 줄 알았냐. 내가 너라면 동기들에게 먼저 먼저 줬을 거다, 너한테 실망이다. 너 정말 무서운 애구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혜수는 "평소 팀장님이 '자기한테 시킨 일 아니면 나와 상관없다고 생각하지 말고 서로 찾아주면서 도와줘라. 내가 내준 과제는 여러 장 뽑아서 동기들과도 공유하라'고 하셨다. 저는 '그 논문은 전날 동기들에게 먼저 준 논문'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또 변명한다고 하실까 봐 더 혼나고 싶지 않아 눈물만 흘렸고, 다음 날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아르바이트 생도 이렇게 자르지 않을 것"이라며 "계약서를 작성하진 않았지만 사원증과 용역확인서는 받았다. 조언이라도 구할까 해서 대형 로펌 대표번호로 전화해 물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해당 방송국은 고문 관계라 조언해 드릴 수가 없습니다' 였다. 대형 지상파 방송국을 상대로 개인이 할 수 있는 건 정말 아무것도 없다"고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동기들이 함께 찍어서 각자 SNS 계정에 올렸던 사진은 이제 어디에도 없다. 저는 뭘 할 수 있을지 이젠 저도 모르겠다"며 "사람들이 제가 억울하겠다고 말은 하는데… 전 제가 억울한 일을 당한게 맞는지 아닌건지도 이제 모르겠다. 너무 아무렇지 않게 대수롭지 않게 잘라버리고 그 어느 누구도 미안해하지 않는 태도를 보면, 제가 억울한 일을 당한건 맞나? 아니면 그저 세상일인가? 세상에는 저보다 더 억울한 일들이 많으니 참으면 될까. 제가 지금 원하는 건 길을 걷다 갑자기 울지 않고... 하루라도 새벽에 깨지 않는 것"이라고 전했다.

정혜수의 입사 동기는 현재 MBC 기상캐스터로 재직 중인 김가영, 최아리, 박하명이다. 故 오요안나 유족은 고인의 휴대전화에 남아있는 유서, 녹취파일 등을 증거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직장 동료에 대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MBC는 진상조사위원회를 열고 오늘(5일) 첫 회의에 돌입했다. 경찰도 내사를 시작한 상황이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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