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무빙' MBC 방영을 계기로 방송사와 OTT 간 협업 시대가 열릴까.
지난해 8월 20회 전편 공개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이 22일부터 MBC에서 방영된다. '무빙'은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과거의 아픈 비밀을 숨긴 채 살아온 부모들이 시대와 세대를 넘어 닥치는 거대한 위험에 함께 맞서는 초능력 액션 히어로물이다. 강풀 작가의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했으며, 인기에 힘입어 최근 '무빙' 시즌2 제작까지 확정했다.
MBC와 디즈니+가 오랜 논의 끝에 성사된 이번 프로젝트는 국내 지상파 방송과 글로벌 OTT 간 첫 협업 사례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MBC 관계자는 "'무빙'은 디즈니+의 메가히트작이지만 아직 접하지 못한 시청자도 많다. 이번 협업은 K-컬처를 선도하는 좋은 작품을 선별해 MBC를 통해 다양한 시청자층이 무료로 볼 수 있는 시청권을 확대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프로젝트의 의의를 밝혔다.
업계는 OTT 플랫폼과 방송사의 관계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이전의 국내외 OTT 플랫폼들이 새로운 시청 형태로 정착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방송사들과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면, 이제는 TV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이 OTT에서도 공개되는 경우가 흔해졌다. TV조선 '생존왕'을 웨이브, 넷플릭스 등에서도 볼 수 있는 식이다. 또한 OTT 작품들도 일부 회차 선공개 후 시간 차를 두고 방송사를 통해 방영되는 형태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좋거나 나쁜 동재'의 경우 목요일 낮 12시에 선공개 후 tvN에서 월, 화 밤 9시에 방송된 바 있다.
'무빙'을 MBC에서 무료로 다시 볼 수 있게 된 것을 계기로 방송사와 OTT 간 경계는 더욱 허물어질 전망이다. 유료·구독 형태의 OTT 플랫폼이 무료·접근성을 장점으로 한 TV와 손을 잡으면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여기에 갈수록 높아지는 콘텐츠 제작비 문제를 해결하고 작품 수가 줄어드는 등 어려워진 제작 환경을 타개하기 위해 방송사와 OTT 간 협업까지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시청자 입장에서도 시청권 확대 등 장점을 누릴 수 있다.
이미 OTT 플랫폼 간 협업은 다양한 각도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티빙이 '애플TV+ 브랜드관'을 운영하면서 애플TV+ 인기작 '파친코' 뿐만 아니라 글로벌 콘텐츠를 볼 수 있게 됐으며, 웨이브와의 합병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또한 넷플릭스는 네이버와의 제휴를 통해 이용자 확보에 나섰으며, 쿠팡플레이는 내년부터 파라마운트+와 손을 잡는다. MBC가 디즈니+ '무빙'을 방영하는 것을 계기로 향후 방송계에 어떤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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