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서울국제영화대상'은 확실히 달랐다. 올해로 45회째를 맞은 청룡영화상이 정우성의 진심을 응원한 반면, '서울국제영화대상'은 故 김수미·송재림을 잊지 않고 추모하는 모습으로 먹먹함을 안겼다.
지난 5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2024 서울국제영화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서울국제영화대상'은 지난 2012년 '스타의 밤 대한민국 톱스타상 시상식'으로 시작해 '대한민국 베스트 스타상'으로 11회까지 이어져 온 시상식으로, 올해는 서울시의 예산 지원을 받아 '서울국제영화대상'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치러졌다.
2023년 4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개봉된 영화와 드라마, OTT 플랫폼을 통해 방영된 작품을 대상으로 한 가운데, 작품상은 영화 '범죄도시 4'가 차지했으며, 영화 '그녀가 죽었다'의 변요한이 남우주연상을, 영화 '소풍'의 김영옥, 나문희가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았다.
특히 특별공로상 수상자에 지난 10월 25일 향년 75세로 세상을 떠난 배우 故 김수미가 선정돼 모두의 주목을 받았다. 대리 수상한 며느리인 배우 서효림은 시상대에 올라 "지금은 영원한 하늘의 별이 되신 고 김수미 선생님의 며느리다. 서울국제영화대상, 한국영화배우협회에서 우리 어머니께 이런 상을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와 함께 "조금은 유별나기도 하고 때로는 고집스럽기도 한 우리 어머님이 그래도 대중과 오랜 기간 희로애락을 함께 하면서 많은 정을 나눠주시고 항상 배우라는 직업을 너무나 자랑스러워하셨다. 어머니의 배우로서 열정과 어머님께서 느끼셨던 이 아름다운 관심들(에 감사하다.) 여러분들께서도 영원히 기억해 주시기 바란다. 감사드린다"고 울먹이며 고인을 추억했다.
故 김수미뿐만 아니라 이날 시상식에는 지난달 12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故 송재림에 대한 추모도 있었다. OTT 부문 특별 연기상을 수상한 티빙 '우씨왕후'의 정유미는 수상 소감과 함께 "같이 작품을 한 송재림 배우가 그곳에서 평안한 안식 속에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모두 따뜻하고 행복한 연말 되시길 바란다"고 고인을 애도했다.
이처럼 '서울국제영화대상'은 올 한 해 전 국민을 슬픔에 빠뜨린 故 김수미와 송재림을 잊지 않고 추모함으로써 누리꾼들의 호평을 받았다. 그런 가운데, 지난달 3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45회 청룡영화상에 시선이 쏠렸다. 당시 청룡영화상은 故 김수미, 송재림에 대한 추모 없이 진행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또한 혼외자 스캔들 및 사생활 논란에 휩싸인 배우 정우성을 향한 박수가 쏟아져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일기도 했다. 정우성은 영화 '서울의 봄'으로 최다관객상을 수상한 뒤 "모든 질책은 제가 받고, 안고 가겠다. 아버지로서 아들에 대한 책임은 끝까지 다 할 것"이라 말했고, 시상식이 끝난 뒤 청룡영화상 측은 해당 장면을 공식 SNS에 게재하며 '청룡의 진심', '정우성의 진심'이라는 해시태그를 덧붙였다.
정면돌파를 택한 정우성을 응원하는 반응도 있었지만, 일각에서는 청룡영화상이 개인적인 이슈에 대한 입장 표명의 자리가 됐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결국 청룡영화상은 이를 의식한 듯 '진심' 해시태그를 삭제했다.
서울국제영화대상과 청룡영화상은 결국 어느 쪽에 비중을 뒀느냐로 대중의 반응이 갈렸다. 고인을 잊지 않고 추모한 서울국제영화대상은 박수를 받았고, 추모 없이 현재 이슈에만 급급했던 청룡영화상은 '정우성 챙기기'란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1년에 한 번 모이는 성대한 자리인 만큼, 남은 연말 시상식들이 좀 더 완성도 높은 모습으로 찾아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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