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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없는 '열혈사제2', 개그만 덜어냈어도 [ST이슈]
작성 : 2024년 11월 24일(일) 10:40

열혈사제2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5년 만에 돌아온 '열혈사제' 시리즈다. 시청률은 고공행진 중이지만, 어쩐지 묘하게 그 맛이 아니다.

지난 8일 첫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열혈사제2'(극본 박재범·연출 박보람)는 낮에는 사제, 밤에는 벨라또: 천사파의 보스, 분.조.장 열혈 신부 김해일(김남길)이 부산에서 국내 최고 마약 카르텔과 한판 뜨는 노빠꾸 공조 수사극이다.

'열혈사제2'는 지난 2019년 방송된 '열혈사제'의 후속편이다. '열혈사제' 시즌1은 방영 당시 최고 시청률 22.0%(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을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주인공 김해일의 수도자답지 않은 분노조절장애 성질 머리와 사제복을 휘날리며 보여주는 화려한 액션 연기를 비롯해 구대영(김성균), 박경선(이하늬)과 보여주는 티격태격 '케미'가 큰 사랑을 받았다. 그 외에도 한성규(전성우), 김인경(백지원), 쏭삭(안창환), 오요한(고규필) 등이 보여주는 반전 능력들은 사이다물의 진수를 보여줬다.

이어 6년 만에 돌아온 '열혈사제2'는 스케줄 문제로 하차한 일부 출연진들을 재회하곤, 모두가 여전한 모습으로 돌아와 반가움을 샀다. 기대 속에 출발한 '열혈사제2'는 첫 회부터 11.9%를 기록하며 명불허전 금토극 강자의 면모를 보여줬다. 특히 1화에선 시즌1 원년 멤버들이 변함없는 '케미'를 보여줬다.

열혈사제2 / 사진=DB


다만 기대가 컸던 탓일까. '열혈사제2'는 각 캐릭터들의 여전한 '케미'와 시원시원한 액션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모든 것이 '과하다'는 인상을 준다. 시즌1부터 극의 긴장감을 풀어주기 위한 인물들 간의 말장난과 티키타카는 꾸준히 이어졌지만, 시즌2에선 이에 대한 비중이 대폭 늘어나니 오히려 산만한 느낌을 준다.

특히 박대장(양현민)의 캐릭터가 그러하다. 시즌2의 빌런인 김홍식(성준)이 연신 무게를 잡지만, 박대장의 허무한 말장난은 분위기를 흐트러뜨린다. 한, 두 번은 캐릭터의 성격을 보여주기 위함이지만 매번 입을 열 때마다 반복되는 단어 실수들은 억지 웃음으로 탄식을 부른다. 이로 인해 시즌2를 장악해야 하는 빌런 김홍식의 존재감마저 하찮아진다.

주인공 김해일 캐릭터 역시 시즌1보다 코미디적인 요소들이 강조됐다. 분노 조절 장애 설정에 맞춰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는 모습은 여전하지만, 문제는 시도 때도 없다는 점이다. 동시에 캐릭터의 성격이 아니라 웃음을 위한 억지 콩트를 보는 느낌을 준다.

과한 분장들 역시 극에 대한 몰입을 방해한다. 구대영이 홀로 부산으로 떠난 김해일을 따라가기 위해 공황장애를 호소하는 모습에선 돌연 푸바오가 된다.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임을 보여주기 위함이지만, 현실감이 떨어진다. 박대장을 끌어낸 뒤 지림랜드에서 조커가 된 김해일과 할리퀸으로 분장한 구자영 역시 뜬금없다는 인상을 준다.

무엇보다 '국내 최고 마약 카르텔'과 싸우면서도 개그로 작품의 톤을 낮춰버리니 사건들이 한없이 가볍게 느껴진다. 시즌1에서 다룬 정치인과 경찰, 조폭의 카르텔, 성직자의 가짜 미투 등의 무게감과 김해일의 고뇌를 느끼긴 어렵다.

앞서 '열혈사제' 시리즈를 사랑했던 시청자들은 주인공 김해일의 시원시원한 액션과 각 인물들 간의 '케미', 그 안에서 벌어지는 빌런과의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사이다를 기다리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공개된 시즌2에선 개그 요소들에 치중하다 보니 전개마저 지지부진하다.

특히 당초 20부작으로 출발해 현재의 12부작으로 축소된 '열혈사제2'는 6회까지 방영되며 전체 회차 중 절반을 지나왔으나 현재까지 구담구 식구들의 소득은 시원찮다. 오요한과 쏭삭은 지난 5회가 되어서야 부산에 합류했다. 그럼에도 열빙어(오희준)를 쫓는 김해일, 구대영, 구자영은 긴박함 없이 요리학원 앞에서 차이는 그를 보며 실없는 내기를 한다. 새로 합류한 채도우(서범준)만 김홍식의 가짜 과자 공장을 수색하느라 바쁘다.

이어 마침내 6회에서 김홍식이 성모상에 불을 지르며 김해일이 각성을 시작한 만큼, 본래의 색깔에 집중하면서도, 시즌2만의 색다른 재미를 안겨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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