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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설', 키워드는 #공감 [무비뷰]
작성 : 2024년 11월 05일(화) 15:55

청설 리뷰 홍경 노윤서 김민주 /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본 리뷰엔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청춘'이라는 단어를 스크린으로 옮겨놓으면 이런 모습이 되지 않을까. 영화 '청설'의 이야기다.

영화 '청설'(연출 조선호 감독·제작 무비락)은 사랑을 향해 직진하는 용준(홍경)과 진심을 알아가는 여름(노윤서), 두 사람을 응원하는 동생 가을(김민주)의 청량하고 설레는 순간들을 담은 이야기다. 6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작품은 꿈에 대해 고민하는 용준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대학 졸업 후 '하고 싶은 일'을 찾을 때까지 3개월만 부모님이 운영하는 도시락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용준은 우연히 가을이 훈련 중인 수영장으로 배달을 가게 된다.

그곳에서 용준은 동생 가을과 함께 있는 여름을 보고 첫눈에 반한다. 이어 용준은 우연히 길거리에서 스쿠터로 인해 곤란한 상황에 빠진 여름을 돕게 되고, 두 사람은 친구가 된다.

용준과 여름-가을 자매는 함께 추억을 쌓아가며 각자의 꿈과 사랑에 대해 고민한다. 과연 이들이 그리는 자신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청설 리뷰 홍경 노윤서 김민주 /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청설'의 가장 큰 무기는 '공감'에 있다. 지난 2010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청설'은 국내에서 리메이크되며 'K-장녀' 감성에 맞춰 동생을 위해 희생하는 언니 설정으로 바뀌었고, 주인공과 러브라인을 그리는 상대 역시 동생에서 언니가 됐다.

덕분에 몰입도는 배가 됐다. 언니인 여름의 꿈은 동생 가을이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경제적 뒷바라지는 물론, 국제 수어 수업까지 들으며 동생을 서포트한다. 한국에서 통용되는 'K-장녀' 감성은 관객들과 쉽게 공감대를 형성한다.

또 다른 공감대는 누구나 지나온 '청춘의 시간선'에 있다. '청설'은 20대 초반에서 중반, 그리고 후반에 걸쳐 자신의 꿈에 대해 고민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 안에서 피어나는 사랑 역시 포인트다. 여름에게 첫눈에 반하며 첫사랑을 시작하게 된 용준의 설렘과 애틋함, 상처와 회복들의 모습들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보편적인 감정을 가장 순수하게 표현한다.

자매의 서사도 마찬가지다. 용준이 첫사랑을 겪으며 한 계단 성장했다면, 여름-가을 자매는 한차례 성장통을 겪은 뒤 서로를 통해 '온전한 나'를 향해 한 걸음 나아가게 된다.

용준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해 고민하고, 여름이 '진짜'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관객들은 자신이 지나온, 혹은 앞으로 겪어야 할 시간들을 투영할 수 있다. 동시에 가을을 통해 확고한 꿈에도 불구하고, 흔들리는 시기를 겪어야 하는 통증에도 공감한다.

이러한 이야기의 중심엔 청춘의 얼굴을 연기한 세 배우의 활약이 있었다. 용준을 연기한 홍경은 그야말로 20대 청춘의 대표 얼굴을 그려냈다.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교통사고처럼 찾아온 첫사랑에 속절없이 빠져드는 용준의 어리지만 용감한 모습들은 홍경을 통해 설득력 있게 그려졌다.

무엇보다 여름-가을 자매를 연기한 노윤서, 김민주의 존재감이 대단하다. 노윤서는 동생의 꿈이 곧 자신의 꿈이자, 희생이 당연한 여름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으며 어딘가 존재할 듯한 'K-장녀'를 완성해 냈다. 언니의 희생이 고마우면서도, 버거운 수영 선수 가을을 연기한 김민주 역시 첫 스크린 데뷔작이라곤 믿기 어려울 정도로 섬세한 감정연기를 보여줬다. 두 사람이 꿈에 대해 동상이몽을 보이는 수어 연기 장면에선 숨을 참고 몰입하게 된다.

'청설'은 대사의 3분의 2 가량이 육성이 아닌 수어로 이루어져 있다. 육성 대사의 빈자리는 자연의 소음과 배경음악으로 채워졌다. 누군가는 지나왔고, 누군가는 앞으로 지나갈 이야기를 담아낸 '청설'은 땅에 발을 딱 붙인 채 관객들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러닝타임 109분, 전체 관람가다.

◆기자 한줄평 : 무공해 청정지역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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