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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활명수' 진선규의 코미디 [인터뷰]
작성 : 2024년 10월 29일(화) 08:01

아마존 활명수 진선규 인터뷰 / 사진=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배우 진선규가 코미디 영화에 대한 솔직한 속마음을 털어놨다.

영화 '아마존 활명수'(연출 김창주·제작 로드픽쳐스)는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구조조정 대상인 전 양궁 국가대표 진봉(류승룡)이 한국계 볼레도르인 통역사 빵식(진선규)과 신이 내린 활 솜씨의 아마존 전사 3인방을 만나 제대로 한 방 쏘는 코믹 활극이다.

올해 초 개봉한 영화 '외계+인' 2부에 이어 '아마존 활명수'로 돌아온 진선규는 "엄청 떨린다. 간만에 영화로 개봉하기도 하고, 류승룡 형이랑 같이 하면서 많은 분들의 기대치가 있다는 걸 알고 있어서 어떻게 보일지 굉장히 설렌다"며 "저는 박장대소를 바란 건 아니지만, 그래도 기대를 하게 되더라. 다만 빵식이 역할의 전사가 편집되면서 단순히 희화화하는 모습처럼 보이면 어떡하나에 대한 생각은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진선규가 맡은 통역사 빵식이는 한국계 볼레도르인이다. 한국인인 할아버지가 볼레도르 현지에서 할머니를 만나게 됐고, 가업을 이어받아 통역 일을 하게 됐다는 설정이다.

빵식이에 대해 진선규는 "저는 확실히 볼레도르에서 태어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남미, 브라질 쪽의 외형을 보여주고 싶었다. 머리를 정말 잘게 파마했다. 여기에 아마존에 살면서 적극적이고 외향적인 성격이길 바랐다. 그래서 극 중 빵식이가 옷을 매일 갈아입는다. 유튜버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원래 그가 가진 아이덴티티다. 외향적인 성격이기 때문에 일부러 화려하게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 활명수 진선규 인터뷰 / 사진=바른손이앤에이 제공


그러나 이 과정에서 당초 설계됐던 빵식의 전사가 일부 삭제됐다고. 진선규는 "긴 시간의 영화를 압축하다 보니 좀 삭제됐다. 원래 빵식이는 볼레도르에 살 때부터 할아버지에게 한국에 대한 교육과 자긍심을 배워왔다. 그래서 워킹홀리데이로 한국에 1년간 다녀왔고, 유튜버도 하게 됐다"며 "사라진 전사 부분은 아쉽지만, 감독님이 전체적인 흐름을 살리기 위해 결정하신 부분이었기 때문에 괜찮다고 생각했다. 저는 주어진 것에서 제 것을 살리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진선규는 빵식이 역할을 위해 한국어와 과라니아어 대사를 동시에 소화했다. 이에 대해 진선규는 "파라과이 북쪽 지방에 현존하고 있는 부족의 언어다. 실제로 구글 번역기에 '과라니아어'가 나온다. 근데 우리나라엔 그 언어를 쓰시는 분이 딱 한 분 계셨다. 우리나라에 시집오셔서 대구에 사시는 분이다. 그분을 섭외해서 전체적으로 번역하고, 녹음하고, 다시 번역해서 최종본까지 만들어주셨다. 그러면서 저희가 애드리브로 써야 하는 말들이 있으면 즉석에서 받아서 연습했다"며 "영어나 스페인어처럼 흔히 들어봤던 발음이 아니었기 때문에 음정 하나하나를 통으로 외워야 했다. 저뿐만 아니라 아마존 삼인방 친구들도 모든 대사가 과라니아어라서 엄청 고생했다. 제가 '너희는 남미에 있으니까 이런 말들이 익숙하지 않아?'라고 물어봤는데 본인들도 처음 듣는다고 하더라. 저희처럼 외워야 했다"고 이야기했다.

브라질 출신 배우들로 구성된 아마존 삼인방 시카(이고르 페드로소), 이바(루안 브룸), 왈부(J.B. 올리베이라)가 언급되자 진선규는 "만약 제 대사들이 삼인방의 모국어였으면 힘들었을거다. 제가 영어를 배운다고 영국 배우랑 연기하면 '이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 거다. 근데 똑같이 외우고, 배워야 했기 때문에 오히려 연기할 때 서로 물어볼 수 있었다"며 "삼인방의 성격이 워낙 좋아서 금방 친해지기도 했다. 같은 배우고, 같은 작업을 하는 입장이니까 다 같이 하나의 목표점으로 '으›X으›X' 하면서 친해질 수 있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다만 한국인인 '배우 진선규'가 볼레도르 국적의 '빵식이'를 연기하며 타 인종에 대한 희화화 우려를 피할 순 없었다. 진선규는 "그런 고민을 안 할 순 없었다. 개그 프로그램에서 했던 외국인 노동자분들의 말투가 있으니까 일부러 다른 유튜브 영상을 많이 찾아봤다. 다른 성격 유형의 사람들을 찾아보고 따라 해보려고 했는데 정말 말씀을 다 그렇게 하시더라"며 "일부러 그렇게 따라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대부분의 외국인 분들이 우리나라 말을 소화하셨다. 듣다보니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나름대로 제 스타일로 맞춰서 바꾸려고 고민했지만 동남아든, 유럽이든 대부분이 다 비슷했다. 저 역시 희화화에 대한 우려를 많이 했고, 그렇게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아마존 활명수 진선규 인터뷰 / 사진=바른손이앤에이 제공


그런 진선규가 고민에 빠질 때마다 든든한 버팀목이 된 건 배우 류승룡이었다. 두 사람은 지난 2019년 개봉한 영화 '극한직업'에 이어 5년 만에 재회했다.

진선규는 "(류)승룡이 형은 '극한직업' 때도 독수리 오형제의 대장이었다. 저에겐 가장 큰 기둥이다. 정극도 정극이지만, 코미디를 비롯해 모든 장르를 넘나들면서 잘하는 배우다. 작품 내내 제가 의지를 많이 했다"며 "형이 가진 코미디적인 호흡이나 표현 방법들을 던져주면 제가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면서 서로 의견을 나눴다. 사실 승룡이 형이 없었다면 이 작품을 선택하는데 시간이 필요했거나, 안 할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승룡이 형이라 더 믿음이 갔고, 제가 맞춰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진선규는 "저는 사실 코미디를 잘하는 배우는 아니다. 흔히 말하는 '호흡'을 잘 쓰는 배우도 아니다. 무게감 보다 웃음을 만들어내는 것 자체가 더 힘든 작업이다. 그래서 승룡이 형이 아니었다면 섣불리 도전하기 어려웠을 거다"며 "저는 코미디 기질이 있거나, 코미디를 너무 잘하는 배우가 아니다. 상대에 따라 달라지는 배우다. 상대와 연습을 하면서 만들어간다. 저와 승룡이 형이 5년 전에 엄청나게 좋은 작품을 만나서 이루어 나갔던 호흡들이 있었기 때문에 불편함 없이 같이 나누고, 더 편하게 작품에 임할 수 있었다. 저한텐 선택의 가치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진선규는 "스코어에 대해선 전혀 추측하지 않고 있다. '극한직업' 때와 지금은 극장 환경부터가 많이 다르다. 그냥 극장에 많이 오셔서 재밌는 시간을 보내셨으면 좋겠다"며 "많은 분들이 와 주신다면 제가 빵식이 옷을 입고 무대인사에 나가고 싶다. 제가 평소에 절대 안 입을 옷 스타일이라"고 웃음과 함께 인사를 전했다.

아마존 활명수 진선규 인터뷰 / 사진=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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