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LG 트윈스 마무리 투수 유영찬이 부친상이란 아픔을 겪었다. 5일 발인을 마친 뒤 팀에 합류했고, 6일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유영찬은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 kt wiz와의 경기에서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마지막 이닝을 책임지며 팀에 준플레이오프 첫 승리를 안겼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이틀 앞둔 지난 3일 유영찬은 아버지를 하늘로 떠나보냈다. 1차전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염경엽 감독은 "(유)영찬이가 발인(5일)을 마치고 빨리 오면 시합을 뛸 수 있다고 하더라. 그런데 새벽부터 일어나 발인을 하고 와서 경기를 한다면, 2차전에도 영향을 미친다. 완전하게 하루를 쉬라고 했다"고 전했다.
5일 발인까지 마친 유영찬은 일찌감치 숙소에 들어와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6일 경기에 투입됐다.
팀이 7-2로 앞선 9회 유영찬이 마운드에 올랐다. 유영찬은 선두타자 황재균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심우준과 9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지만 김민혁을 삼구 삼진으로 솎아냈다.
2아웃을 잡은 뒤 위기가 찾아왔다. 유영찬은 로하스에게 2루수 방면 내야안타를 맞았고, 조대현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줬다. 2사 만루에서 강백호와 승부하게 된 유영찬. 유영찬은 1-2 카운트에서 4구 148km/h 직구를 던졌고, 강백호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결과는 좋았지만 냉정하게 봤을 때 과정은 험난했다. 그럼에도 염경엽 감독은 희망을 봤다. 염경엽 감독은 "첫 게임이기도 하고, 2스트라이크를 선점한 상태에서 볼넷을 주거나 공이 많아졌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계속하고 있다. 실점을 했다면 다음 경기 영향을 줬을 텐데, 실점 없이 잘 마무리해서 시즌을 하면 할수록 더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유영찬은 5타자를 상대하며 모두 초구 스트라이크를 집어넣었다. 스트라이크 비율도 65.5%(19/29)로 공격적인 피칭을 펼쳤다. 부친상이란 큰일을 겪었음에도 흔들리지 않고 공격적인 피칭을 펼쳤고, 2사 이후 흔들렸지만 이것이 무실점의 발판이 됐다.
누구보다 임찬규가 유영찬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 임찬규는 2021년 5월 시즌 중 부친상의 아픔을 겪은 바 있다.
임찬규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가슴 아픈 일이다. (유)영찬이가 바로 복귀를 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정말 힘들었겠지만 기특하고 고맙단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큰일을 겪고 나서 생각보다 긴 시간 마음이 아프고 힘들 것이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다"라면서 "(유)영찬이가 팀과 팬을 위해서 좋은 피칭을 했다는 것에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가족들에게 큰 위로가 되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도 힘내길 바란다"고 밝혔다.
LG 입장에서는 천군만마다. 올 시즌 LG는 불펜진의 부침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25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평균자책점 2점대를 기록한 투수는 유영찬(2.97)뿐이다. 필승 카드가 완벽하게 복귀하며 3차전부터 완벽한 전력으로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됐다.
한편 양 팀은 8일 수원으로 장소를 옮겨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치른다. LG는 최원태를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KT는 웨스 벤자민이 출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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