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강태구 기자]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이 올림픽 단체전 10연패의 신화를 작성했다.
임시현과 남수현, 전훈영으로 이뤄진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은 29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전에서 슛오프 혈전 끝에 중국을 세트 승점 5-4(56-53 55-54 51-54 53-55 <29-27>)로 제압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파리 올림픽까지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 우승을 거머쥔 한국은 이로써 10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는 미국 남자 수영 대표팀이 400m 혼계영에서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부터 2021년 도쿄 올림픽까지 10연패 기록과 함께 특정 나라의 특정 종목 연속 우승 최다 타이기록이다.
한국은 8강에서 대만을 세트 승점 6-2(52-51 52-56 54-53 56-54), 4강에서 네덜란드를 슛 오프 접전 끝에 세트 승점 5-4(57-53 52-53 57-58 59-61 26-23)로 승리하며 결승에 안착했다.
금메달을 두고 격돌하는 상대는 중국이었다. 한국은 1세트와 2세트를 손쉽게 따내면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듯했지만, 중국의 반격에 고전했다. 한국은 3세트와 4세트를 내리 내주면서 슛 오프에 돌입했다.
슛 오프에서 첫 번째 주자 전훈영이 10점을 쐈고, 두 번째 주자 남수현이 9점, 마지막 주자 임시현이 10점을 쏘며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열린 2020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개인전과 단체전, 혼성 단체전에서 3관왕을 이루며 여자 양궁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임시현은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첫 단추를 잘 끼웠다. 임시현은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다같이 좋은 결과를 내서 영광이다. 10연패라는 무게감을 이겨낸 것 같아서 너무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임시현뿐만 아니라 남수현과 전훈영에게도 올림픽 데뷔 무대였다. 남수현은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실업 1년 차를 맞은 만 19세 차세대 양궁 여제다. 남수현은 경기 후 "부담이 있었는데, 동료들과 코칭 스태프들이 잘 이겨낼 수 있게 도와줬다"며 승리의 공을 팀에게 돌렸다.
만 30세로 대표팀의 '맏언니' 역할을 맡고 있는 전훈영은 2020 도쿄 올림픽에 국가대표로 뽑혔으나, 그해 도쿄 올림픽이 코로나 19 탓에 1년이 미뤄져 주요 국제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인터뷰에서 눈물을 보인 전훈영은 "동생들을 100% 믿고 있었는데, 잘해줘서 너무 고맙다"며 "10연패를 목표로 준비했었는데, 이뤄서 너무 기쁘다"는 소감을 남겼다.
10연패의 역사를 만든 세 명의 태극 궁사들은 이제 개인전 금메달을 향해 금빛 활시위를 당길 예정이다.
여자 개인전 결승은 현지시각으로 8월 3일에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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