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홍명보 울산 HD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 차기 사령탑으로 내정된 가운데, 대한축구협회가 감독 선임과 관련한 브리핑을 실시한다.
대한축구협회는 8일 오전 10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홍명보 감독 내정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최근 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을 이끌었던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직접 브리핑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4강 탈락이라는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결과도 결과였지만, 더 큰 문제는 내용이었다. 클린스만호는 대회 기간 내내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발휘했고, 대회 종료 뒤에는 선수단 내 갈등까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결국 대한축구협회는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했고,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을 선임한 뒤 새 감독 찾기에 나섰다.
그러나 새 감독 찾기는 쉽지 않았다. 여러 후보들과 접촉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고, 감독 자리가 공석으로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이러한 과정에서 제시 마시 감독과 합의에 가까워졌다는 소식이 들려왔지만 계약은 무산됐고, 마시 감독은 한국이 아닌 캐나다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결국 대한축구협회는 3월 A매치는 황선홍 임시감독, 6월 A매치는 김도훈 임시감독 체제로 대표팀을 운영했다.
최근에는 국내파 지도자들이 새 감독 후보로 떠올랐다가, 거스 포옛, 다비트 바그너, 그레이엄 아놀드 등 해외 감독들이 다시 물망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사의를 밝히고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혼란에 빠진 상황 속에서 이임생 기술이사가 감독 선임 작업을 이어 받았고 유럽 출장에서 외국인 감독 후보자들과의 면접을 진행했다. 이임생 기술이사가 내린 마지막 결론은 홍명보 감독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2월부터 국내파 지도자 가운데 가장 유력한 대표팀 차기 사령탑 후보로 거론됐던 인물이다. 다만 당시에는 K리그 소속 지도자를 시즌 초반에 대표팀으로 빼오는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컸고, 홍명보 감독 역시 대표팀 감독직 보다는 울산 감독직에 집중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심지어 대표팀 감독 내정 발표 이틀 전까지만 해도 대표팀 감독직과 선임 과정에 대해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돌연 마음을 바꿔 다시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게 됐다.
아직 홍명보 감독이 공개석상에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축구 팬들의 관심은 이임생 기술이사의 브리핑에 쏠린다. 현재 축구 팬들은 클린스만 감독 선임과 아시안컵에서의 실패, 감독 선임 과정에서의 잡음, 외국인 지도자가 아닌 국내 지도자 선임 등의 과정에서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불신이 매우 큰 상황이다.
이임생 기술이사가 이날 브리핑에서 납득할 만한 설명과 감독 선임 이유를 밝힌다면 급한 불을 끌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불난 데 기름을 끼얹는 격이 될 수 있다. 특히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 대한 책임론과 사퇴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대한축구협회와 이임생 기술이사가 브리핑을 통해 자신들을 향한 축구팬들의 의혹과 불신을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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