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한국이 응씨배 사상 처음으로 8강에서 전원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한국의 마지막 보루였던 원성진 9단은 4일 중국 상하이(上海) 응씨(應氏)빌딩에서 열린 제10회 응씨배 세계프로바둑 선수권대회 8강에서 중국 셰커 9단에게 276수 만에 흑 불계패했다.
원성진 9단은 초반 나쁘지 않은 흐름을 보였으나 상변 변화에서 실점하며 주도권을 빼앗겼고, 종국까지 분투했으나 벌어진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불계를 선언했다.
그동안 9차례 열린 응씨배에서 6회 우승을 거두고, 매회 결승 진출자 배출하는 강세를 이어왔던 한국은 8강을 끝으로 이번 대회를 조기 마감했다.
대만의 1인자 쉬하오훙 9단은 중국의 리친청 9단에게 325수 만에 백 반집승을 거두며 가장 먼저 4강 진출을 결정지었다. 쉬하오훙 9단은 대만 기사 최초로 응씨배 4강에 오르는 기록을 써냈다.
이 외에도 이치리키 료 9단이 쉬자양 9단을 반집으로 꺾었고, 커제 9단이 왕싱하오 9단과의 형제대결에서 승리했다.
4강은 중국 2명과 일본 1명, 대만 1명의 대결로 압축됐다. 3번기로 치러지는 4강은 자리를 옮겨 중국 저장성 닝보(宁波)에서 열린다. 6일 1국으로 막을 올려 8일 2국을 치르며, 1-1 동률 시 9일 3국을 진행한다.
88년 창설된 응씨배는 대회 창시자인 고(故) 잉창치(應昌期) 선생이 고안한 응씨룰을 사용한다. '전만법(塡滿法)'이라고도 불리는 응씨룰은 집이 아닌 점(點)으로 승부를 가리며 덤은 8점(7집 반)이다. 응씨배의 우승 상금은 단일 대회로는 최고 액수인 40만 달러(한화 약 5억 50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10만 달러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