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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풍' 설경구, 진정성이 만든 지금의 위치 [인터뷰]
작성 : 2024년 07월 09일(화) 11:01

설경구/ 사진=넷플릭스 설경구

[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말이 필요 없는 배우 설경구. 30년이 넘는 연기 경력에도 "매 작품이 숙제"라고 말하는 그의 진정성이 지금의 위치를 만들었다.

3일 설경구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돌풍' 인터뷰를 진행했다.

'돌풍'은 세상을 뒤엎기 위해 대통령 시해를 결심한 국무총리와 그를 막아 권력을 손에 쥐려는 경제부총리 사이의 대결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이날 설경구는 박동호 역을 소화한 것에 대해 "주어진 글을 소화하려고 노력을 했는데 벅찼던 거 같다"라고 전했다.

12부작에 방대한 양의 대사로 쉽지 않은 작품이었다고 말한 설경구. 그는 "시나리오를 매일 보지는 않는다. 계속해서 되뇌면서 대본을 본다. 미리미리 입에 붙여놔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 않으면 망한다고 생각을 했다. 양 자체가 부담스러웠던 거 같다"라고 알렸다.

오랜만에 시리즈가 긴 작품을 선택한 설경구.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뭐였을 까. 설경구는 "과거랑 지금이랑 환경이 다른 거 같다. 제작사와 전부터 소통이 있고 소통해서 했던 게 아니라 느닷없이 연락이 왔다. 김희애 씨 매니저랑 제 매니저가 자기들끼리 얘기를 했던 거 같다. '돌풍'이라는 드라마를 이야기를 하더라. 읽었는데 재밌더라"라고 설명했다.

박경수 작가의 작품들이 극적인 전개와 휘몰아치는 전개가 많은 만큼 설경구도 소화하는데 힘겨울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도 그렇고 드라마도 그렇고 순서대로 안 찍지 않냐. 중간에 힘든 경우도 있긴 했다. 상황이 바뀌고 인물이 바뀌는데 장소가 같았다. 내 머릿속에서 상황이 전개가 안 되더라. 미쳐버릴 거 같았다. 제작진에게 청와대가 좁은 공간이지만 세트를 여기저기 바꿔보자고 제안을 해보기도 했다. 톤 조절은 감독님이랑 했고. 방대한 양을 한 번에 찍은 건 아니라 쉼이 조금씩 있어서 오히려 다행이었다"라고 말했다.

설경구는 박동호 역에 대해 "현실 인물도 그렇게 못 할 거 같다. 누구도 할 수 없는 만화적인 요소를 가진 인물이라고 생각했고 그 부분에서 쾌감이 있었다"라고 알렸다. 캐릭터 연구에 대해서는 "모티브가 될 만한 인물들을 찾아봤다. 손짓이나 제스처를 보고 참고를 해보기도 했다. 근데 박동호는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었다. 버티는 인물이라고 생각을 했던 거 같다"라고 알렸다.

설경구는 "'퀸메이커' 때 모습과 비슷할까도 고민이 있었다. 외형적으로 비슷했을 거다. 하지만 인물적 내용이 달랐다"라고 전했다.

현재 넷플릭스 1위를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돌풍'. 설경구는 "제가 SNS를 안 해서 반응을 잘 모르기는 한다. 진영 얘기는 아닌데 주변에서 싸운다고 하더라. 진보 쪽 이야기지 않냐. 몰입해서 재밌게 보시는 거 같다"라고 전했다.

정수진 역의 김희애와의 연기호흡은 어땠을 까. 설경구는 "김희애 씨는 너무 과분한 분이었다. 저랑 가장 많이 부딪히기도 했고. 정말 다 좋았던 거 같다. 찍는 양도 많고 타이트했다. 굉장히 준비를 많이 해오셔서 그런지 불편함 없이 스피디하게 진행됐던 거 같다"라고 알렸다.

기억에 남는 장면에 대해서는 "같이 가자 지옥으로"라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라고 밝혔다. 그는 "그때 기싸움을 많이 했던 거 같다 돌이켜보면. 대사를 치고받는 것도 아닌데 오히려 기억에 남는다"라고 알렸다.

세 작품이나 함께 호흡을 맞췄던 설경구와 김희애. 설경구는 "김희애 씨가 해서 제가 한 것도 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설경구는 "'돌풍'을 통해 저도 모르게 벽은 있었던 거 같다. 이번에도 주춤했다. 대본을 보고 선뜻 결정을 하기가 어려웠다. 감당 못할 거 맡았다가 대형 사고가 나는 게 아닐까 걱정을 하기도 했다. 하고 나니까 그 벽이 없어졌던 거 같다. 다음 작품도 시리즈 하고 있다. 망설임 없이 결정을 하게 된 건 있는 거 같다. 잘 정리해서 보내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32년이 넘는 연기 인생. 계속해서 연기를 '숙제'라고 표현하는 설경구. 그는 "저는 처음부터 해결되지 않는 숙제라고 생각을 한다. 한 해 한 해 가고 갈수록 해결 방법이 조금 없어지는 거 같다. 보통 다른 직업이면 고수의 경지에 오르지 않냐. 배우는 무슨 카드를 꺼내야 하지 하는 생각이 드는 거 같다. 저는 한 번도 완성됐다는 만족감을 갖고 살아본 적 없다. 그건 모든 배우들이 같을 거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바람에 대해 "잘 나이를 먹고 있었으면 좋겠다. 스스로 그래도 잘 늙어가는 건 있는 거 같다. 편안했으면 좋겠다"라고 인사했다.

[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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