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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담하지만 또렷한 '브로커' [무비뷰]
작성 : 2022년 06월 07일(화) 22:11

브로커 / 사진=영화 포스터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담담하나 또렷하다. 생명에 대한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과하지도, 모자르지도 않다. 잔잔한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그 끝엔 명확한 위로가 있다.

영화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제작 영화사 집) 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다.

작품은 우성(박지용)을 베이비 박스에 버리는 소영(이지은)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베이비 박스에서 일하는 동수(강동원)은 세탁소를 운영하는 상현(송강호)와 함게 우성을 빼돌린다.

다음 날 소영은 다시 우성을 찾아간다. 동수는 소영에게 자신들이 아이를 데리고 있음을 털어놓는다. 또한 우성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판매할 것이라 설명한다.

소영은 브로커들과 함께 우성의 새 부모를 찾아나선다. 그러나 이들을 뒤를 형사 수진(배두나), 이형사(이중영)이 쫓는다. 의도치 않게 만난 이들의 여정이 시작된다.

브로커 / 사진=영화 스틸컷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소재로 한다. 오프닝 장면에서는 퍼붓는 빗속에서 아이를 버리는 미혼모의 모습이 담겼다. 강렬할 법한 첫 장면은 적절한 온도를 지킨다.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다. 그저 객관화된 사실만을 보여 준다.

이러한 온도는 작품 내내 유지된다. 아이를 버린 미혼모, 그 아이를 상품화하려는 브로커가 등장하지만 선악의 경계는 흐리다. 냉소적이거나 그들을 지지하는 시선조차 없다. 그저 담담하게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갈 뿐이다.

고레에다 감독 연출의 힘이다. 자극적인 소재와 인물들을 이용하지 않았다. 그저 사람들이 살고 있는 모습을 비추며 그들의 삶과 가치관에 초점을 맞춘다. 누구라도 그들의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없다고 말하는 듯하다.

다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또렷하다. 작품 말미 등장하는 "태어나줘서 고마워"는 '브로커'의 주된 메시지다. 생명의 경중을 따지지 않는 따스한 위로다.

묵직한 메시지는 간접적으로도 전달된다. 각자의 어둠을 가진 인물을 통해서다. 그들이 내뱉는 대사에는 같은 상처를 가진 이들을 다독이는 힘이 있다. 평범하기고 담담하기에 더욱 울림을 준다.

이처럼 '브로커'는 잔잔하지만 깊은 작품이다. 고레에다 감독과 배우들의 이야기와 함께하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따스해진다. 오늘(8일) 개봉이다.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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