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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벌 가득 메운 6만4375명의 관중, 힘 얻은 태극전사들 [ST스페셜]
작성 : 2022년 03월 24일(목) 22:27

사진=팽현준 기자

[상암=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서울월드컵경기장이 3년 만에 가득 찼다. 그리고 한국 축구는 11년 만에 이란전 무승 징크스를 깼다. 6만4375명의 응원이 만든 승리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9차전 이란과의 홈경기에서 손흥민과 김영권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지난 2011년 아시안컵 8강(1-0 승)에서 이란에 승리한 이후, 11년 동안 7번의 맞대결에서 3무4패에 그쳤다. 7경기에서 기록한 골도 단 2골에 불과했다. 아시아 축구 최강의 자처하는 한국이었지만, 이란 이야기만 나오면 작아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날 안방에서 이란을 맞이한 한국은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90분 내내 이란을 상대로 압도하는 경기를 펼쳤고, 전반 추가시간 손흥민, 후반 18분 김영권의 연속골이 폭발하며 2-0 완승을 거뒀다. 골이 터질 때에도, 승리가 확정될 때에도 상암벌에는 함성으로 가득 찼다. 익숙했지만 오랜만에 보는 광경이었다.

사실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이후, 지난 2020년과 2021년 국내에서 펼쳐진 A매치는 모두 무관중 또는 수용 제한이 있는 상태에서 경기가 펼쳐졌다. 관중석이 텅비어 있거나, 논에 모를 심듯 드문드문 관객들이 앉은 상태에서 A매치가 진행됐다. 방역수칙으로 인해 마스크를 벗거나 소리를 치는 것도 금지돼, 팬들은 박수와 응원도구, 마음으로 밖에 응원을 전해야만 했다. 응원을 하는 팬들도, 기운을 받는 선수들도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수용 제한 없이 관중을 수용했다. 그만큼 축구팬들의 관심도 컸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경기 티켓을 새로운 마케팅 플랫폼인 ‘플레이KFA’를 통해 판매했는데, 예매 첫날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많은 접속자들이 몰렸다. 경기 전부터 6만2000여 장의 티켓이 온라인을 통해 판매되며 만원 관중을 예고했다.

2년 넘게 쌓인 축구팬들의 열정은 경기 전부터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경기 시작 3시간 전인 오후 5시께부터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가까운 전철역 부근에는 응원도구와 먹거리를 판매하는 상인들이 몰렸고, 인근 도로와 주차장은 차로 가득 찼다. 3년 전만 해도 흔한 광경이었지만, 최근에는 보지 못했던 상황이었다.

팬들은 붉은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관객석을 채웠다. 관중석에는 ‘보고 싶었습니다’라고 적힌 카드섹션이 팬들을 맞이했다. 선수들도, 팬들도 서로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이었다. 경기 시작을 약 1시간 앞두고, 선수들이 몸을 풀기 위해 등장하자 그라운드에는 함성이 가득 찼다. 선수들도 팬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경기장을 찾아준 것에 대해 고마움을 표현했다.

경기가 시작되자 팬들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팬들은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에도 아낌없는 응원을 보냈다. 모처럼 열띤 응원을 받은 선수들도 평소 이상의 실력을 발휘했다. 공을 차지하기 위해 뛰었고, 지키기 위해 몸을 던졌다. 평소 이상의 움직임이었지만 응원의 힘을 받은 선수들은 지치지 않았다.

관객들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대부분 자리를 지키며 선수들에게 축하와 격려를 보냈다. 선수들도 그라운드를 한바퀴 돌며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3년 만에 다시 만난 팬들과 선수들은 한국 축구 역사에 잊지 못할 기억을 남기며 아름다운 밤을 보냈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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