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소재는 합격이지만, 전개는 물음표를 안겼다. 드라마 '다크홀'이 변종 인간의 서막을 열었다.
30일 OCN 새 금토드라마 '다크홀'(극본 정이도·연출 김봉주)가 첫 방송됐다. '다크홀'은 싱크홀에서 나온 검은 연기를 마신 변종 인간들, 그 사이에 살아남은 자들의 처절한 생존기를 그린 변종인간 서바이벌 드라마다.
이날 방송에서는 무지시(市) 대혼란을 야기할 변종인간 서바이벌의 서막과 마주하는 이화선(김옥빈), 유태한(이준혁)의 모습이 그려졌다.
광수대 형사 이화선은 스마일이 그려진 흰 천을 얼굴에 뒤집어씌워 사람을 죽이는 연쇄살인범 이수연을 잡기 위해 혈안이 돼있었다. 이수연의 손에 남편 강성범(허형규)도 잃은 이화선은 그를 잡기 위해 무지시로 향했다.
한편 무지시에서는 미스터리한 일이 발생하고 있었다. 남진일(윤정훈)은 산에서 약초를 캐던 중 의문의 돌을 발견했고, 그 속에서 흘러나온 검은 연기를 마셨다. 그 순간 과거 자신의 트라우마가 떠올라고 눈이 검게 변하며 변종 인간이 됐다.
이어 유태한(이준혁)의 렉카 회사의 유일한 직원이자 친구인 남영식(김한종) 또한 유태한과 함께 숲 속을 찾아 남진일과 같은 돌을 발견하고, 갑자기 눈이 검게 변하더니 이성을 잃고 유태한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변종 인간으로 변했고, 남진일과 같이 과거의 트라우마와 마주하고 폭력성을 드러냈다.
유태한과 이화선은 남영식을 쫓아 숲으로 향했고, 이화선은 거대한 싱크홀을 발견했다. 싱크홀에서는 연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 연기를 마신 이화선은 환각 증세에 시달렸고, 앞선 변종 인간들과 같이 눈이 검게 변했다. 그는 이수연으로 보이는 인물에게 "왜 그랬어"라며 총을 겨눴지만 이수연이 아닌 유태한이었다. 이에 이화선 또한 변종 인간으로 변한 것인지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다크홀'은 안방극장에서 처음 등장하는 소재인 싱크홀에 장르적 상상력을 가미해 기존에 보지 못했던 차별화된 신선함을 선사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첫 방송에서도 이러한 소재의 신선함은 잘 드러났다. '다크홀' 속 변종 인간은 감염이 돼도 감정을 가지고 있고, 특히 공포와 분노라는 부정적 감정들이 증폭되면서 폭력적인 성향이 드러난다는 것을 잘 풀어나갔다. 흔한 좀비물 영역의 드라마가 아니라는 것은 증명한 셈이다.
다만, 다소 산만하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다크홀'은 남편을 잃고 연쇄살인마를 쫓는 경찰인 이화선, 변종 인간의 등장, 갑작스러운 무당 김선녀(송상은)의 이야기까지 많은 등장인물들의 스토리가 하나로 뭉치지 못하고 흩어진 듯한 전개가 이어졌다.
이렇듯 각 인물들의 이야기가 '중구난방'으로 이어져 첫 방송만 보고 '다크홀'에 빨려 들어가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 첫 방송일 뿐이고, 재평가의 기회는 충분하다. '다크홀'이 흩어진 퍼즐 조각들을 하나의 그림으로 잘 맞추고 '한국형 재난물'이라는 새로운 장르물의 세계를 열 수 있을까.
'다크홀'은 영화 '더 폰'을 통해 충격과 반전으로 가득 찬 추격 스릴러의 진수를 보여준 김봉주 감독이 연출을 맡고, '구해줘1', '타인은 지옥이다'로 간담이 서늘한 서스펜스를 선사한 정이도 작가가 집필을 맡았다. 매주 금, 토요일 밤 10시 50분 OCN, tvN에서 동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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