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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 한마디 말보다 중요한 것 [인터뷰]
작성 : 2020년 12월 27일(일) 14:56

스위트홈 송강 /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데뷔한 지 약 3년이 된 신인이 넷플릭스 대작의 주역으로 당당히 섰다. 그 안에는 치열한 고민과 노력이 담겨 있었다. 감정을 말보다 눈빛으로 말하는 배우가 되고 싶단다. 무서운 속도로 성장 중인 배우 송강의 이야기다.

2017년 드라마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로 데뷔한 송강은 이후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좋아하면 울리는'에 출연하며 차세대 스타로 떠올랐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극본 홍소리·연출 이응복)에 출연해 제대로 이름을 알렸다. '스위트홈'은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린다. 송강은 극중 은둔형 외톨이에서 괴물화가 진행되는 현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송강은 오디션을 통해 '스위트홈' 주인공으로 발탁됐다. 그는 "'스위트홈' 원작 웹툰 팬이다. 즐겨봤는데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들어서 정말 기뻤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부담이 되더라. 현수와 환영 현수(괴물)를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했다. 이런 부담을 떨쳐버리고 캐릭터를 표현해야 된다는 것도 고민이었다"며 "감독님은 내게 그냥 현수가 서 있는 것 같다고 하더라. 감독님을 믿고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전했다.

'스위트홈'은 제작비 300억의 대작이다. 편 당 약 30억의 제작비가 들어간 셈이다. 송강은 주인공으로 느끼는 부담과 더불어 대작을 이끌어야 된다는 책임감도 느꼈다고. 그는 "한 드라마의 주인공을 한다는 건 엄청난 책임감이 들고, 잘 해내야 된다는 생각에 부담감도 있었다. 준비 과정에서 이런 책임감과 부담감이 크게 느껴졌다. 그래도 연기할 때만큼은 그런 것들을 다 떨쳐버리고 캐릭터의 표현 방법과 감정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촬영이 끝나고 집에 가면 다시 부담스러워지더라. 이런 감정이 계속 반복됐다. 이겨내려고 노력을 많이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본에 집중한 것 같다. 일상에서 현수는 어떻게 할까 계속 생각했다. 현수에 빙의해서 음식을 주문하기도 하고, 계속 그렇게 살았다. 걸음걸이, 감정 등 현수의 상황을 계속 생각하면서 다녔다. 현수는 아주 내성적인 인물이다. 어떻게 하면 나의 내성적인 모습을 끌어낼까도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스위트홈 송강 / 사진=넷플릭스 제공


현수는 극중 가장 변화하는 캐릭터다. 발랄했던 청소년에서 왕따를 당하고, 가족들로부터 외면받으며 점점 내성적으로 변한다. 나아가 괴물이 된 후 또 다른 자아인 환영 현수와 부딪히면서 여러 면모를 보인다. 이런 변화된 지점들에서 송강은 섬세한 연기로 캐릭터를 구축했다. 이에 대해 송강은 "끊임없이 이미지를 상상했다. 은둔형 외톨이 현수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정의로움이 커지는 현수를 표현하기 위해 눈에 신경을 많이 썼다. 또 환영 현수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내 안에서 가장 사악한 존재를 끌어올리려고 했다. 외적으로는 입꼬리를 어떻게 하면 더 올릴 수 있을까 신경 쓴 것 같다. 영화 '조커'에서 조커가 입꼬리가 찢어져 있지 않냐. 그 캐릭터를 보면서 환영 현수를 사악하게 보이도록 했다"고 말했다.

'스위트홈'은 CG로 구현된 괴물과 이런 괴물과의 액션으로 고난도의 촬영이 이어졌다. 송강은 CG 작업을 두고 "할리우드에서만 보던 크로마키를 직접 해보니 신선하고 재밌었다. 내가 어떻게 상상하느냐에 따라서 연기가 나오더라. 그런 걸 즐기면서 했다"며 "또 특수분장이 어느 정도 돼 있는 촬영 현장이었다. 이런 분장이 되게 비싸다고 들었는데, 내가 세게 찔러서 망가지면 어쩌나 걱정도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액션 연기는 액션 스쿨에 다니면서 준비했다고. 송강은 "촬영 준비 기간 동안 액션 스쿨에 다니면서 기본기와 낙법, 구르기 등을 익혔다. 나머지 응용 동작은 현장에서 무술 감독님과 맞춰가면서 만들었다. 액션을 정식으로 한 건 이번 드라마가 처음이다. 기진맥진하면서도 재밌었다"고 설명했다.

이응복 감독의 믿음도 송강에게 큰 도움이 됐다. 송강은 "감독님이 드라마를 찍기 전에 '나는 널 믿을 테니, 너도 날 믿고 네가 생각하는 현수의 감정을 잘 표현하라'고 말씀해 주셨다. 정말 내게 맡겨줬다. 리허설 때 내가 생각한 대로 표현하면, 감독님이 거기에 맞게 찍어주셨다"며 "또 정말 어려운 감정신이 있었는데, 무표정으로 눈물을 흘리는 부분이었다. 감독님이 그냥 가만히 쳐다보다가 감정이 올라오고, 눈물이 나면 시작하라고 기다려 주시더라. 그 말씀에 도움을 굉장히 많이 받았다. 심플한 말이 크게 와닿더라. 많이 배웠다"고 전했다.

스위트홈 송강 / 사진=넷플릭스 제공


송강은 '스위트홈'을 통해 배우로 스펙트럼을 한층 높였다. 다만 되돌아봤을 때 아쉬움이 남는다고. 송강은 "계속해서 연기에 대한 생각을 하다 보니까 그때 내가 표현한 현수를 지금의 송강이 보니 아쉬움이 남더라. 그때보다 지금이 더 생각이 많고 발전된 상태다. 지금 보니 현수의 어두운 면을 더 보여주면 어땠을까 싶다. 그래도 당시에 많이 배웠다. 또 감정적인 부분은 만족감이 크다"고 자평했다.

이렇게 공개된 '스위트홈'은 큰 호평을 받으며 전 세계 넷플릭스 톱10 순위권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송강은 "이런 반응은 예상 못 했다. 순위권에 진입했다는 소식을 듣고 꿈인가 싶었다"며 "어려서부터 같이 자라온 친구들도 칭찬하더라. 그런 칭찬을 받는 게 배우로서, 인간 송강으로서 너무 좋았다"고 흐뭇함을 표했다.

호평과 더불어 벌써부터 시즌2를 원한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송강은 "만약 시즌2가 나온다면 현수가 변화하는 과정들이 자유롭게 컨트롤 돼서 사람들을 지키는 모습으로 발전됐으면 좋겠다. 악당들을 처리해 주고, 사람들을 지켜주는 존재가 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어떻게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스위트홈 송강 / 사진=넷플릭스 제공


이처럼 송강은 호평받는 대작의 주인공을 맡기까지 약 3년의 세월이 걸렸다. 빠른 속도로 필모그래피를 쌓고 성장한 것. 송강은 "데뷔하기 전까지 정말 많이 노력하고 좌절을 겪었다. 계속 준비하면서 살아왔다. 돌아보면 매사에 최선을 다하면서 후회 없이 살아온 것 같다. 배우로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서 살아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말해주길 '디렉팅에 따라 연기가 바뀐다'고 하더라. 무슨 디렉팅을 하던 다 받아들이고 연기한다고 하셨다. 그런 면을 좋게 봐주셔서 좋은 작품에 캐스팅된 게 아닐까"라고 자신의 매력 포인트를 밝혔다.

또 송강은 롤 모델로 할리우드 배우 톰 하디를 꼽았다. 그는 "최근에 영화 '레전드'를 봤다. 후반부에 갈수록 톰 하디의 다양한 모습이 보이더라. 어떻게 하면, 어떤 생각을 하면 저런 연기를 할 수 있을까. 어떻게 연기하면 저렇게 보일 수 있을까 싶었다. 이후에도 톰 하디의 영화를 많이 찾아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송강은 "앞으로 희로애락의 감정을 다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감정을 말보다는 표정으로 보여주는 배우가 되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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