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홈런 판정 논란에 위협구 실랑이까지 경기 외적으로 잡음이 발생했다.
키움 히어로즈와 NC 다이노스는 16일 오후 6시30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주중 3연전 중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논란은 5회초에 벌어졌다. 노진혁은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서 키움의 세 번째 투수 조성운의 초구를 공략해 좌중간 펜스를 향했다. 심판도 홈런으로 판정했다. 노진혁은 모든 베이스를 돌아 홈을 밟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세리머니를 했다. 그 사이 키움 쪽에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고척스카이돔의 외야 펜스 하단에는 '메시펜스'가 있다. 그 사이 10cm 정도의 공간이 있는데 심판진은 그 미세한 공간에 공이 떨어졌다고 판단해 최초 홈런에서 인정 2루타로 판정을 번복했다.
사실 이 장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월5일 LG 트윈스전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온 적이 있다. 당시 로베르토 라모스의 타구가 비슷한 위치에 떨어졌다. 당시에는 비디오 판독 끝에 원심인 홈런으로 판정됐다. 그 동안 펜스와 철망 사이의 애매한 공간으로 인해 항상 논란에 휩싸이곤 했다.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던 노진혁의 입장으로선 아쉬울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앞으로 이러한 논란은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설관리공단 측은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공사를 약속했지만 경기 일정과 자재 구입을 이유로 공사를 미뤄왔다. 결국 이날 또다시 논란이 다시 일자 서울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지난달 5일 문제점을 파악한 후 공이 두 펜스 사이에 끼지 않도록 안전펜스 위에 쿠션 소재의 구조물을 덧대야 한다. 특수 제작되는 구조물이기 때문에 주문에 3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면서 "내일(17일)부터 공사를 해 같은 논란이 없도록 하겠다. 공사는 이틀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의 잡음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번에는 8회에 사건이 터졌다.
NC가 9-0으로 앞선 8회말 수비 상황에서 2사 후 이정후가 타석에 들어섰다. NC의 두 번째 투수 송명기가 초구를 몸 쪽으로 깊숙이 던졌고 이정후는 재빠르게 피했다. 그러나 2구가 머리를 향했고 이정후는 헬멧이 벗겨질 정도로 황급히 몸을 피했다.
그 순간 키움의 더그아웃에서 큰 목소리가 섞여 나왔다. 당사자인 이정후는 아무렇지 않은 듯 흙을 털고 일어섰지만, 조재영 키움 주루코치가 NC를 향해 항의하기 시작했고, NC에서는 이종욱 주루코치와 강인권 수석코치가 나와 조 코치를 말렸다.
이렇듯 양 팀이 날카롭게 반응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앞서 NC의 포수 양의지가 스리런 홈런을 때려낸 이후 두 차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다. 6회에는 옆구리에, 8회에는 등에 맞았다. 두 번째 사구 당시 양의지의 표정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양 팀 선수들은 서로를 응시하며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지만, 벤치클리어링으로 가는 최악의 상황 없이 넘어갔다.
경기 후 강인권 수석코치와 홍원기 수석코치는 마운드 부근에서 만나 이야기를 짧게 주고받았고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결과적으로 두 가지의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팬들은 눈살을 찌푸릴 수 있을 만한 장면이었다.
[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