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KIA 팬들이 워낙 많으시고 또 열성적으로 응원하시잖아요, 꼭 함께 남행열차 부르고 싶어요"
스토브리그에서는 항상 이별의 아픔과 새로운 만남의 설렘이 동전의 양면처럼 공존한다. 2020년 겨울 KIA 타이거즈 팬들의 마음도 그랬다. 팀 내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안치홍을 부산행 열차에 태워 보내 아쉬움을 남겼지만 새 식구도 맞이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남행열차를 타고 내려온 '퀸한나' 김한나 치어리더이다. 14일 오후 스포츠투데이 편집국을 찾은 김한나 치어리더는 2020시즌 KIA 치어리더 생활에 대해 공개했다.
어느덧 8년 차 경력의 김한나 치어리더는 그동안 야구에서 키움(전 넥센) 히어로즈의 '원클럽걸'로 활동했다. 그랬던 그녀가 올 시즌을 앞두고 KIA로 둥지를 옮겼다.
김한나 치어리더는 KIA로의 이적에 대해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터닝포인트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다른 경험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그때 KIA 쪽에서 연락을 주셔서 이적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새로운 도전을 선택한 김한나 치어리더에게 새 소속팀 KIA와 그 연고지인 전라도 광주는 낯선 곳이었다. 이적을 결심한 뒤 처음 광주를 내려갔을 때는 설렘과 긴장감이 교차했다. 그러나 이내 광주와 KIA는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을 깨달았고 그 속에서 매력을 느꼈다.
그녀는 "올해 1월16일 프로필 촬영을 위해 처음으로 챔피언스필드에 갔다. 살면서 전라도 광주를 그날 처음 간 것이었다. 입구부터 'KIA'라고 크게 쓰여 있어서 웅장한 느낌을 받았다"며 "이후 전라도 광주는 KIA의 도시라는 것을 느꼈다. 모두가 KIA 팬인 듯한 느낌이다. 택시를 타고 챔피언스필드를 가자고 하면 택시 안이 KIA 얘기로 채워지니까 보호받는 느낌도 들었다"고 전했다.
김한나 치어리더는 특히 챔피언스필드에 있는 홈런존에 대해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녀는 "챔피언스필드에는 홈런존에 차가 있더라. 그 차를 맞추면 정말 KIA차를 준다고 하는데 지난번 프레스턴 터커 선수가 차를 맞췄다"며 부러움을 나타낸 뒤 "투수를 교체할 때도 차를 타고 새로운 투수가 나타났다. 그 장면이 인상 깊었고 내가 정말 KIA에 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한나 치어리더에 KIA 탐방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개막 후 두 달이 지난 시점에서 KIA 선수들에 대한 파악도 마무리했다.
김한나 치어리더는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양현종 선수다. 국가대표 경기도 많이 봤는데 양현종 선수는 항상 계셨다. 컨디션에 따라 부침이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든든한 선수"라며 "차기 국가대표 선수는 박찬호 선수다. 수비도 잘하고 최근 타격도 올라왔다. 나이대도 국가대표에 뽑히기 좋은 나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나지완 선수를 비롯해 황대인, 유민상, 나주환 선수도 타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고 KIA 선수들의 활약상을 짚었다.
그러나 KIA 선수들을 얘기하며 밝아졌던 김한나 치어리더의 표정은 금세 어두워졌다. 무관중 경기가 이어져 KIA 팬들과는 직접적으로 만날 수 없기 때문이다. 김한나 치어리더는 코로나19 여파로 길어지고 있는 무관중 경기에 대해 진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한나 치어리더는 "사실 KIA로 오게 되면서 가장 기대했던 부분이 팬이 진짜 많다는 점이었다, 특히 원정경기를 가면 잠실구장이 제2의 KIA 홈구장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팬 분들이 많이 오시니까 기대됐다. 키움 치어리더 시절에도 고척 스카이돔에 KIA 원정팬들이 많이 오셔서 부럽기도 했었다"면서 "그래서 팬들의 함성 소리를 기대하고 왔는데 관중 분들이 없어서 허전하다"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무관중 속에서도 KIA 응원단은 현재 랜선 응원을 통해 팬들과 소통을 하고 있다. 김한나 치어리더는 "랜선 응원을 주말마다 하고 있다. 수비 시에는 저희들이 인터뷰를 하면서 팬들과 소통 방송을 하고, 공격 때는 카메라가 저희 응원 모습을 비춰주는 시스템"이라며 "팬들은 랜선 응원도 좋아해 주신다. 동영상도 캡처해서 많이 올려주신다"고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나 랜선 응원만으로는 강렬했던 KIA 팬들의 열기가 고스란히 느껴질 수 없는 법. 김한나 치어리더는 팬들과 경기장에서의 만남을 고대했다. 특히 KIA의 상징 응원곡인 '남행열차'를 팬들과 함께 부르는 순간을 꿈꿨다.
김한나 치어리더는 "지금 저희끼리만 하고 있는데, '남행열차'를 진짜 한번 팬들과 같이 부르고 싶다. 분위기 좋을 때 나오는 곡이고 율동도 쉬우니까 꼭 같이 하고 싶다"면서 "풀카운트 응원도 좋아한다. '어이, 어이'라고 KIA 팬들께서 응원하는 모습을 고척 스카이돔에서 들었을 때 정말 상대방 입장에서 위협적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지금 KIA 팬들과 꼭 해보고 싶다"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