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스포츠
포토
스투툰
'원조 이강인' 여민지, 한국 여자축구 자존심 지켰다 [ST스페셜]
작성 : 2019년 06월 18일(화) 06:22

여민지 /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여민지가 한국 여자축구의 자존심을 지켰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18일(한국시각) 프랑스 랭스의 스타드 오귀스트-들론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프랑스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노르웨이에 1-2로 졌다.

2회 연속 16강 진출을 목표로 이번 대회에 나섰던 한국은 3전 전패로 조별리그 탈락의 쓴맛을 봤다. 나이지아전과 노르웨이전 모두 경기를 주도했지만, 경기력을 결과로 연결시키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그나마 무득점 전패 탈락을 피한 것이 불행 중 다행이었다. 앞선 두 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쳤던 한국은 노르웨이전에서도 후반 중반까지 0-2로 끌려가 무득점으로 대회를 마칠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후반 33분 여민지가 만회골을 터뜨리며 최악의 상황을 모면했다.

여민지는 지난 2010년 U-17 여자월드컵에서 한국의 우승을 견인하며 골든볼과 골든슈를 수상한 선수다. 최근 U-20 월드컵에서 골든볼을 수상한 이강인이 그렇듯, 여민지도 한국 여자축구의 미래를 이끌 선수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여민지는 지난 2015년 캐나다 여자월드컵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부상으로 대표팀을 떠나야 했다. 이번 대회는 여민지에게 첫 월드컵 무대였다.

그러나 여민지의 첫 월드컵 무대의 분위기는 그리 밝지 않았다. 여민지는 프랑스와의 개막전, 나이지리아와의 2차전에 교체 출전했지만 팀의 무득점 패배를 막지 못했다. 최전방 공격수인 여민지는 더 큰 책임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여민지는 조별리그 최종전은 노르웨이와의 경기에서 첫 월드컵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대승이 필요했던 경기인 만큼 여민지의 역할이 중요했다. 이날 여민지는 이금민, 문미라, 지소연과 함께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결정력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그사이 노르웨이는 어느새 2골 차로 달아났다. 이대로라면 윤덕여호는 무득점 전패로 탈락할 위기였다.

윤덕여호의 자존심을 지킨 것은 여민지였다. 여민지는 후반 33분 이금민의 백힐패스를 향해 몸을 던져 슈팅으로 연결했다. 노르웨이 골키퍼가 각을 좁혀 달려들었지만, 공은 골대 안으로 굴러들어갔다. 한국의 이번 대회 첫 골, 여민지의 성인월드컵 첫 골이 터진 순간이었다. 여민지는 여자월드컵에서 골을 터뜨린 여섯 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1골로는 웃을 수 없었던 팀 사정 탓에 여민지는 하이파이브로 세리머니를 대신하고 다시 하프라인으로 달려가야 했다. 그러나 여민지 덕에 윤덕여호는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었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스투 주요뉴스
최신 뉴스
포토 뉴스

기사 목록

스포츠투데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