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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기억해' 김희원 "아무 생각 없이 배우 선택, 이건 운명" [인터뷰]
작성 : 2018년 04월 19일(목) 21:13

김희원 / 사진=씨네그루키다리이엔티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채윤 기자]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운명'이라는 게 있는 것 같아요."

그가 말했다. 어느 날 갑자기 운이 찾아왔다고. 자신에게 창피하지 않을 정도로 연기하면서 하루하루를 그냥 살았다며 현재의 자신의 모습에 신기해했다. 하지만 그건 분명 연기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기에 우리는 지금의 김희원을 만날 수 있었다.

김희원은 연극 무대에서 활동하던 중 지난 2007년 영화 '1번가의 기적'으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이후 2010년 영화 '아저씨'를 통해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고, 드라마 '미생' '송곳',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 '불한당' 등 각종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악역 연기를 펼치며 '악역 전문 배우'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지난 19일 개봉한 '나를 기억해'(감독 이한욱·제작 오아시스이엔티)에서 그는 수더분하고 털털한 전직 형사 국철로 분했다. 이번에는 악역에 아닌 선한 역할로 변신한 것.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야 하는 배우 입장으로서 악역 이미지가 강하게 존재하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존재할 법했다. 하지만 그는 "그런 건 전혀 없다. 처음에는 조금 있었는데 이제는 어떤 이유에서라도 나를 기억해 주시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며 "악역으로 나오는 드라마나 영화나 너무 잘 돼서 그걸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착한 역할도 꽤 많이 했다. 다양하게 열심히 연기하다 보면 보시는 분들마다 다르게 생각하지 않을까"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김희원 / 사진=씨네그루키다리이엔티 제공



극 중 국철은 PC방을 운영하며 지내던 중 한서린(이유영) 주변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을 감지하고, 형사 시절 자신이 저지른 과오를 씻기 위해 악랄한 범행을 꾸민 '마스터'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기를 쓰고 달려드는 인물이다.

김희원은 무명시절 자신도 PC방에서 지냈던 시절을 회상하며 힘들게 지냈던 과거 기억에 대해 언급했다.

35세에 배우를 그만두려고 했다고 밝힌 그는 "그때는 일이 하고 싶어도 안 들어왔다. 캐스팅이 돼야 일을 하는데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며 "그때는 무엇을 해도 괴로움이 해결되지가 않았다. 아무것도 할 게 없어서 술 안 먹는 내가 술도 조금 마셔보고, 산에도 가보고 했지만 똑같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마흔 살이 된 2010년 영화 '아저씨'를 만나 배우로서 본격적으로 꽃을 피웠다고. 김희원은 "'아저씨'가 갑자기 잘 돼서 조금 유명해졌다. 사람들이 내 연기를 보고 '저 사람 연기 괜찮네'라고 생각하면서 살짝 호감을 갖고 많이 알아봐 주시는 것 같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김희원은 힘든 시기에도 오로지 배우의 길만 걸었다. 물론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온갖 아르바이트를 전전했지만 결국 그의 천직은 배우였다.

김희원 / 사진=씨네그루키다리이엔티 제공



그는 "배우라는 직업을 진짜 아무 생각 없이 선택했다. 하지만 연기를 5~6년 하면서 그때부터 이 일을 사랑하게 됐다. 신이 나에게 이쪽 길로 인도한 것처럼 사랑하게 되면서 배우라는 직업이 좋다고 느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처럼 김희원은 각종 작품에서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하며 눈도장을 찍은데 이어 '나를 부탁해'로 첫 주연을 맡았다. 또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여름방학'(가제)에서도 주연을 맡는 등 점점 높이 오르고 있다. 또한 지난해에는 영화 '불한당'으로 생애 처음으로 칸에 입성하기도 했다.

이렇게 무명배우에서 이제는 누구나 다 아는 배우로 성장한 그는 "어느 날 갑자기 운이 들어온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운명이라는 게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내가 왜 지금 그나마 먹고사는 게 잘 됐지?'라고 생각하면 씁쓸하지만 '인생은 운인가?' 그런 생각도 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소위 말해서 '열심히 노력한 결과다' 이런 말은 또 감히 못 한다. 또 성공하려고 열심히 살지도 않았다. 그냥 나에게 안 창피하려고 했을 뿐이다. 그냥 운이 좋았고 운명이었던 것 같다. 이렇게 된 게 신기할 따름"이라며 현재에 감사해했다.




이채윤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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