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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인' 김종환이 살아가는 법 [인터뷰]
작성 : 2026년 09월 23일(수) 15:45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가수 겸 작곡가 김종환의 침대 머리맡에는 늘 종이와 볼펜이 놓여 있다. 매일 새벽 서너 시에 잠들어 아침 일곱 시면 눈을 뜨는, 고작 서너 시간의 쪽잠 속에서도 그의 머릿속은 온통 음악으로 가득 차 있다. 꿈결에 스친 멜로디를 잊지 않으려 잠결에 메모를 하는 노력 끝에 그의 손에서는 수많은 명곡이 탄생했다.

'존재의 이유', '백년의 약속'부터 윤시내 '인생이란', 노사연 '바램', 정동원 '여백', 손태진 '꽃', 전유진 '나비야', 바비킴 '태양처럼', 양수경 '사랑하세요' 등. 세대를 넘나들며 대중의 가슴을 울린 곡들이 이 치열한 불면의 밤에서 태어났다.

최근에는 윤시내의 "마지막 인생곡"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윤시내 선배가 마지막 인생곡을 하고 싶다고 부탁하시더라. 지금 만들고 있다"면서 "다른 분들 곡 다 만들고 시간이 날 때 짬짬이 내 곡을 만든다"고 밝혔다.

사진=DB


주변에서는 "본인 앨범을 열심히 하면 좋을 텐데 왜 남의 앨범을 그렇게 열심히 하냐"고 핀잔하기도 한다. 하지만 김종환의 생각은 다르다.

"내가 드린 노래가 히트가 돼야지, 내 노래는 히트되는데 남한테 준 노래가 히트가 안 된다면 작곡가가 아니에요. 무책임한 거죠. 그 사람 시간만 버리게 한 거잖아요. 내가 진짜 부르고 싶은 노래를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가 부르고 싶을 만큼 아까운 노래를 줘야 돼요. 내가 혼자 불러서 히트곡 나오는 것보다 여러 사람이 불러서 히트되면 더 좋잖아요."

자신의 신곡은 이미 만들어져 있어 언제든 발매할 수 있지만, 김종환은 서두르지 않는다. 지금처럼 경제가 어렵고 한 집 걸러 폐업이 이어지는 팍팍한 시절일수록 음악을 내놓는 데 더 조심스러워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아무리 좋은 메시지의 노래를 만들어 불러도 고통 속에 있는 사람들 마음에 접근하는 게 쉽지 않다. 위로되는 음악도 있지만 힘든 사람에게는 그럴 마음의 여유도 없다. 집안이 편안해야 밥도 맛있고 잠자리도 편한 것 아니냐. 생각한 대로 질러대는 건 잘못된 거다. 나이가 들어가니까 음악하는 것도 신중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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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단단한 철학은 딸인 가수 리아킴에게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일각에서는 "다른 가수들에게는 히트곡을 그렇게 많이 써주면서 왜 딸에게는 히트곡을 바로 안 주느냐" 묻기도 한다. 이에 대해 그는 "어찌 보면 냉정한 아빠일 수 있지만, 처음부터 쉽게 가지 말자고 했기 때문에 실패의 고통도 느껴야 한다"고 털어놨다.

"계속 승승장구하는 게 결론적으로 행복한 삶이 되진 않아요. 무대 뒤에서 열심히 연습도 하고, 남의 노래도 많이 듣고, 봉사활동도 하면서 과연 내가 음악을 제대로 잘 하고 있는지 돌아보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해요. 노래만 잘하는 가수는 많아요. 아름다운 인성을 갖고 있는 사람이 돼야죠. 그런 가수가 되길 바랐고, 그런 가수로 가고 있습니다."

다행히 딸은 아버지의 뜻을 묵묵히 따르고 있다. 리아킴의 대표곡 '위대한 약속'은 유튜브 누적 조회수 수천만 회를 기록하고 있고, 결혼식 축가로도 많이 불리고 있다. 미국 공연에서는 해외 팬들이 리아킴을 먼저 알아보고 사인을 요청할 만큼 착실히 성장 중이다. 김종환은 리아킴의 신곡 준비도 거의 마친 상태다. 김종환은 "목소리와 가사에서 나오는 잔향이 꽃향기처럼 남아 있는 곡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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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환에게 음악을 하는 명분은 이미 돈이나 명예를 훌쩍 넘어섰다. 과거 생활고로 인해 온 가족이 떨어져 살아야 했던 뼈아픈 시절, 그를 '가수왕'으로 만들며 가족을 다시 한 지붕 아래 같이 살게 해 준 것은 다름 아닌 대중의 과분한 사랑이었다. 그는 "나는 이미 다 이룬 거다"라며 "내가 더 욕심을 부려서 더 많은 부를 쌓겠다는 생각은 없다"고 했다.

"사람들이 저를 딴따라가 아닌 음악인, 순수 창작인이라고 생각하고 제가 만든 노래의 가사를 본인들의 삶과 같이 살아가는 음악으로 여겨주셔서 지금까지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음악을 할 수 있었어요. 우리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거라는 '바램' 가사처럼 저도 좋은 노래를 만들어서 같이 공유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이 가장 아름답지 않나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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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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