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우리가 준비한 젊은이들의 예쁜 이야기가 시청자에게 다르게 읽히진 않을지, 삐뚤어지게 보이진 않을지 걱정이었다. 어떤 시선으로 볼지는 시청자의 몫이지만, 다들 너무 고생했으므로 많이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다."
신원호 크리에이터의 당부가 통한 걸까. 우려 속 막을 올린 tvN 토일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하 '언슬전')이 안정적인 스타트를 끊었다. 1회 시청률 3.7%(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으로 시작해 2회 4.0%, 3회 4.5%로 상승 곡선을 그렸고, 마침내 4회 5.1%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사실 '언슬전'은 방영 전부터 부정적 이슈에 휘말린 작품이었다. 지난해 2월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으로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신 크리에이터는 지난 10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에 대한 심경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솔직히 노심초사했다. 촬영 중반 이후 사태가 일어났는데, 언제 끝날지 알 수가 없었다"며 편성을 미룰 수밖에 없던 당시를 회상했다. 당초 '언슬전'은 지난해 5월 방영 예정이었지만, 사태에 따른 분위기를 고려해 공개 시기를 여러 차례 조정했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 사진=tvN 제공
무거운 마음으로 첫 선을 보인 '언슬전'은 걱정을 뒤로한 채 기분 좋은 출발에 성공했다. 익숙한 배경 속 '젊은 피' 고윤정, 신시아, 강유석이 레지던트로서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오디션으로 발굴된 2001년생 한예지는 신선한 얼굴로 새로움을 더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의 스핀오프 작품인 만큼 전작에 등장한 배우들이 대거 특별출연한 점도 묘미였다. 안은진, 정경호, 문태유, 하윤경 등은 각기 다른 역할로 나타나 시청자들과 반갑게 재회했다.
하지만 "판타지 그 자체"라는 지적에선 여전히 자유롭지 못했다. 환자의 세세한 사정까지 살피는 의사의 모습, 의사 개인의 성장에만 집중한 듯한 신파 에피소드 등이 현실과 동떨어진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일부 시청자는 전공의 집단 사직 여파에 따른 피해를 호소, "도대체 저런 의사는 어디에 가면 볼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여느 작품이 그렇듯 내용에 대한 호불호는 안고 가야 한다.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초반부를 지나왔으니 이 기세를 이어가는 것이 관건이다. '언슬전'은 지난주 첫 방송된 SBS '귀궁', JTBC '천국보다 아름다운'과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토요일 안방극장의 승기는 과연 누가 잡을 것인지, '언슬전'이 결말까지 순항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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