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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오바야" 지예은 절규가 진하게 여운 남는 '대환장 기안장' [OTT클릭]
작성 : 2025년 04월 08일(화) 11:00

사진=넷플릭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 본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기안84의 상상력은 분명 뛰어나지만, 모든 사람이 수용할 수 있느냐엔 선뜻 답하기 어렵다. 상상을 현실로 구현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며 '오바'가 되지 않도록 경계할 필요가 있다. '대환장 기안장'의 총평이다.

8일 공개된 넷플릭스 예능 '대환장 기안장'(연출 정효민)은 기안적 사고로 흘러가는 울릉도 기안장에서 기안84, 진, 지예은이 숙박객들과 펼치는 기상천외한 신개념 민박 버라이어티다. '효리네 민박'을 연출한 정효민PD와 윤신혜 작가가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다.

'대환장 기안장'은 기안84가 디자인한 민박집이 울릉도 바다 한복판에 문을 열고 투숙객들을 맞이하는 콘셉트다. 그룹 방탄소년단 진, 예능 대세 지예은이 직원으로 함께했다.

사진=넷플릭스


민박집 기안장은 마치 놀이공원이나 '오징어게임' 세트장을 연상케 하는 외관을 자랑했다. 겉보기엔 예쁘지만 구조를 살펴보면 '대환장' 그 자체였다. 노천 침상은 밤하늘 별을 이불 삼는 낭만이 있지만 가림막이 없어 뜨거운 햇빛에 노출되거나 비를 맞는 불상사가 생겼다.

일반적인 숙소 입구가 1층에 있는 것과 달리, 기안장은 2층에 있어 들어가기 위해서는 암벽 클라이밍을 해야 했다. 미끄럼틀이 있었지만 숙소 진입은 클라이밍만이 허용됐다.

또한 1층과 2층 사이는 봉을 타고 오르내리도록 설계됐다. 봉을 설치한 이유는 기안84가 '거침없이 하이킥'을 감명 깊게 봐서라고.

일반인의 신체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설계 때문에 출연자들은 늘 체력적인 부담을 안았다. 진은 여러 번 봉을 타며 지친 듯한 모습이 포착됐고, 지예은은 봉을 타고 내려가는 것조차 무서워했다. 급기야 지예은이 기안84에게 "개오바야!"라고 소리 지르는 모습이 압권이었다. 여성 숙박객들도 마찬가지로 봉을 타는 것에 부담을 느꼈다.

기안84도 힘들긴 마찬가지였다. 그는 사다리를 설치하고 1층에 문을 내는 것도 고려했으나, '원래 취지에 벗어난다'는 원칙과 타협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안장 식구들이 겪은 시행착오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산 중턱에는 기안장 별관을 준비했는데, 문제는 벽과 굴뚝이 없어 아궁이에서 나온 연기가 방 안을 가득 채우는 일이 벌어졌다. 숙박객들은 밖으로 피신해야 했고, 환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기안84는 자신의 상상을 현실로 구현하면서 오는 괴리감을 털어놨다. 그는 "너무 만화만 생각한 것 같다"며 "나는 상상했을 때는 재밌었는데 그들이 그걸 재밌게 받아들일 수 있느냐가 제일 걱정이었다. 낭만이 아니라 괴리가 되어버릴까 봐"라고 말했다.

사진=넷플릭스


기안84가 '초짜' 민박집 주인장으로서 미흡한 부분은 있었지만, 프로그램을 놓고 봤을 때 넷플릭스 '대환장 기안장'은 장점이 많다. 바다에 떠 있는 기안장만큼이나 클라이밍 선수들, 카이스트 학생들, 은퇴한 아티스틱 스위밍 선수, 목수 등 숙박객으로 온 청춘들의 다채로운 이야기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기안84, 진, 지예은 세 사람은 이번이 첫 호흡이지만 기대 이상의 케미를 보여줬다. 진은 부족한 점 많은 기안84를 보좌하며 '만능 직원' 면모를 보였다. 이번 촬영을 위해 수상 면허까지 딴 지예은은 체크인 연락을 받으면 언제든 보트 픽업 서비스로 숙박객의 이동을 책임졌다. 문제를 회피하기보다 일단 협동하며 부딪혀 보는 세 사람의 모습은 웃음을 유발했다.

지금까지 잔잔함과 힐링을 선사하는 민박 예능은 많았지만 출연자들이 좌충우돌하며 시행착오를 겪는 프로그램은 흔치 않았다. 월드 스타 진의 친근한 모습, 예능 블루칩 지예은의 활약, 기안84 특유의 날것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대환장 기안장'을 추천한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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