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후크엔터와 기나긴 정산금 소송에서 일부 승소를 거둬냈다.
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 20부는 후크엔터테인먼트(이하 후크, 현 초록뱀엔터테인먼트)가 이승기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선고 공판을 진행했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달 7일 다섯 번째 변론을 재개, 양측 추가 증거 자료들을 받은 뒤 "더이상 할 건 없어 보인다. 진짜 중요한 것들에 대한 것은 답변을 다 하신 상태 같다"고 짧게 마무리한 바 있다.
이날 선고 공판에는 이승기와 권진영 후크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초록뱀은 이승기에게 5억 8137만원 및 이에 대한 지연이자 등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소송 비용도 원고, 피고 각각 50%씩 부담하게 했다.
또한 재판부는 "나머지 초록뱀의 보수 청구 및 반송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이승기와 후크엔터의 정산금 소송은 약 3년째 이어져왔다. 지난 2004년 후크에서 데뷔한 이승기는 활동기간 18년 동안 음원 수익을 제대로 정산 받지 못했다며 지난 2022년 11월 소송을 제기했다. 이승기는 후크 권진영 대표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업무상 횡령, 사기)로 고소한 뒤 법적 다툼을 벌였다. 이승기는 후크엔터에 신뢰관계가 파탄났단 이유로, 이와 관련된 내용을 담은 내용증명을 보내고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후크는 이승기에 정산금과 지연이자 명목으로 54억 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돌연 광고 수익, 음원 미정산금 및 이자 41억 원 등에 대해 "과다 지급했다. 9억 원을 돌려달라"며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이승기는 후크 소속 전인 5년 간 음원 수익을 제하고, 지난 2009년부터 2022년까지 음원 수익은 약 96억 원이라고 밝혔다. 오히려 광고 정산금을 더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승기는 지난해 5월, 11월 열린 변론기일에 피고인 자격으로 직접 출석해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그는 후크엔터의 이해되지 않는 정산금 처리에 답답한 심경을 토하며 "나와 같은 후배 연예인들이 정산으로 하여금 고통받는 악순환이 되지 않게 살펴달라"고 호소했다.
법원은 이승기의 손을 들어주며 정산금 소송은 끝내 이승기의 승소로 돌아갔다.
한편, 후크엔터 권진영은 대표에서 사임하고 새로운 회사를 차리고 정비 중이다. 후크엔터는 초록뱀엔터테인먼트로 사명을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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