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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시록', 조금 덜 친절했어도 [OTT 무비뷰]
작성 : 2025년 03월 20일(목) 08:00

계시록 리뷰 류준열 신현빈 신민재 /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 이 기사는 영화의 스포일러를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너무 친절한 계시다.

21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연출 연상호)은 실종 사건의 범인을 단죄하는 것이 신의 계시라 믿는 목사와, 죽은 동생의 환영에 시달리는 실종 사건 담당 형사가 각자의 믿음을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작품은 지방의 작은 도시에서 개척 사명을 받고 교회를 운영하는 성민찬(류준열) 목사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성민찬은 우연히 교회에 찾아온 권양래(신민재)를 새로운 신도로 영입하려 한다.

그러나 성민찬은 권양래의 발목에 자리한 성범죄자 전자발찌를 발견하고, 그에 대한 편견을 갖기 시작한다. 이어 성민찬의 딸이 없어지는 사건이 발생하자 그는 권양래를 범인으로 의심하며 경찰에 신고한다.

신고를 받은 형사 이연희(신현빈)는 실종된 조양래를 추적하며, 동시에 성민찬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한다. 과연 이들이 받은 '계시'는 무엇일까.

계시록 리뷰 류준열 신현빈 신민재 / 사진=넷플릭스 제공


'계시록'은 초현실적 세계관으로 매번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던 연상호 감독의 신작이다. '계시록'은 이전 연 감독의 작품처럼 오컬트나 초현상을 바탕으로 하기보단, 인간의 근본적인 믿음과 본성에 대해 탐구함에 가깝다.

특히 각 캐릭터들에게 나타나는 어떠한 '계시'는 종교에 대한 역설을 짚어준다. 믿기 때문에 보이는 것일지, 보이기 때문에 믿는 것인지. '계시록'은 보는 이들에게 끝없이 믿음에 대한 자문자답을 하도록 유도한다.

그러나 이러한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계시록'이라는 작품 자체가 갖는 임팩트는 미미하다. 큰 반전 없이 이어지는 스토리라인은 예측이 가능하고, 캐릭터들이 가진 개성과 서사는 뚜렷하지만 호감도 자체는 낮다. 그러다 보니 몰입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다만 끝없이 신의 계시를 읊는 성민찬 목사를 연기한 배우 류준열의 호연은 빛난다. 독실함과 광기를 넘나드는 그의 믿음은 그릇된 신념으로 나아가는 인간의 오류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그와 맞부딪히는 조양래 역의 신민재 역시 비호감적인 캐릭터를 철저하게 비호감적으로 그려낸다.

두 캐릭터 사이 아픈 서사를 가진 이연희를 연기한 신현빈은 '죽은 동생의 환영에 시달린다'는 설정을 단조로운 연기톤으로 표현해 아쉬움을 자아낸다.

'계시록'은 시각적인 비주얼로 시청자들에게 '계시'를 각인시킨다. 성민찬이 첫 계시를 받는 순간, 벽에 나타나는 신(神)의 형상은 그에게 향후 펼쳐질 몇 번의 계시를 짐작하게 한다. 이처럼 '계시록'이 그려내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비주얼뿐만 아니라 인물의 대사로 읊어지며 직설적으로 와닿는다. "사실적인 톤의 내밀한 심리 스릴러"를 앞세웠다는 연상호 감독이지만, 너무 사실적이고 친절해서 아쉽다.

◆ 기자 리뷰 한줄평 : 계시보다 먼, 심리학보다는 가까운…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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