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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통 트인다"…'승부', 유아인 딛고 이병헌으로 승부수 던졌다 [ST종합]
작성 : 2025년 03월 19일(수) 17:05

승부 이병헌 / 사진=티브이데일리 DB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우여곡절 끝에 빛을 보게 됐다. 바둑판 위 두 레전드의 팽팽한 대결, 진정성 하나로 '승부'를 가린다.

19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승부'(감독 김형주·제작 영화사월광)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자리에는 김형주 감독, 이병헌, 고창석, 현봉식, 문정희, 조우진이 참석했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승부'는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병헌)이 제자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 조훈현X이창호, 바둑계의 레전드 실화극

김형주 감독은 "저 또한 바둑을 하나도 모르는 입장이었고, 바둑을 모르고 봐도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 큰 원칙이었다"며 "우여곡절 끝에 '승부'를 세상에 내놓게 됐는데, 그것 만으로도 기쁘다"라고 말했다.

그는 "큰 줄기의 고증은 따르지만, 스승과 제자의 대결 부분에선 영화적으로 촬영을 했다. 조훈현은 실제 완강하게 가르치진 않았고, 이창호는 성인과 어린시절에서 차이를 두려는 등 절충안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스포츠 중계하듯 스피드한 음악, 캐스터의 해설 등으로 스포츠 경기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감독은 "조훈현과 이창호의 밸런스를 편집 부분에서까지 고민했다. 무게추가 조훈현에게 있지만, 성장단계라고 생각했다. 승패가 나뉘었을 때도 어떨 땐 승자에게 마음이 가게하고 패자에게 마음이 가게하고 싶었다. 두 사람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바둑 전설로 몰입한 이병헌

이병헌은 조훈현 9단 역을 통해 2년 만에 스크린 복귀하게 됐다. 그는 "처음 시나리오와 여러 다큐를 참고하면서 이렇게 드라마틱한 일이 실화로 있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두 레전드가 이런 사연이 있고, 과정을 지냈다는 게 너무 흥미로웠다"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막상 촬영을 하면서는 바둑판 앞에서 감정 변화 없이 모든 시간들을 보내야 했다. 무표정하고 정적인 가운데 폭발하는 감정, 절망스러운 감정들이 있다. 여러가지 극단적인 감정을 정적인 가운데 표현해야 하는 것을 가장 신경썼다"고 말했다.

정적인 가운데 표현하는 작은 움직임, 눈빛의 떨림을 가장 신경썼다는 이병헌이다. 그는 "가장 어렵기도 했고, 하면서도 재미를 느꼈던 부분이다. 조훈현 9단 인생이 우리나라 최초로 세계 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이후에도 너무나 많은 기록을 가진 국수님이다. 집에서 키웠던 제자에게 지고난 이후에 계속 패배를 하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한계단 씩 밟아가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기분이라는 것이 상상하기 힘든 마음이라고 생각했다. 감정을 읽어내고 내 것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 자체가 힘들었던 것 같다"고 각별함을 드러냈다.

개봉 전부터 조훈현 구단과의 높은 싱크로율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병헌은 실제 조훈현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며 "드라마 '올인' 차민수 선생과 아주 절친한 사이라더라. 진짜 저와 친한 친구라며 어릴 적부터 바둑을 두던 사이라는 말을 듣고 영화 안에서 엄청난 승부, 이기려고 도전하는 마음이 겜블러가 가지는 승부사 기질과 일맥상통하는구나란 생각이 들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기도 했다.

이병헌은 바둑에 대해서는 얼마나 이해하고 연습했느냐는 질문에 "바둑을 어떻게 두는지, 어떻게 잘 두는 것인지 이런 것이 제게는 급선무는 아니었다. 바둑을 두는 사람들의 느낌들, 이기면 어떤 표정인지 이런 느낌들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라며 "저는 영화에 캐스팅 되자마자 집에 바둑판을 갖다놨다. 아들과 틈만 나면 바둑을 뒀다. 솔직히 바둑은 아니고 오목이었다. 돌을 올리고 두고 치우고 그런 느낌들을 연기했다"고 말했다.

◆ 주연 유아인 리스크를 딛고 드디어 대중 앞으로

당초 '승부'는 배우 이병현과 유아인 주연작으로 기대를 받았지만, 유아인이 마약 혐의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킴에 따라 개봉까지 무기한 연기됐던 바다.

김 감독은 "솔직하게 말씀을 드리면, 주연 배우로서 어떻게 보면 무책임할 수도 있고 실망스러울 수 있던 사건이었다고 생각한다. 배우이기 전에 사회 구성원으로서 잘못을 범했고, 그에 따른 처벌을 받고 있다"고 얘기했다.

이어 "개인적인 소회를 밝히면 지옥 같은 터널에 갇혀있던 시기였다.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막막했는데, 개봉이란 빛, 출구가 보여 숨통이 트인 기분"이라며 "대중의 판단이겠지만, 상처에 연고를 발라준다는 심정으로 영화를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승부'는 26일 개봉된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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