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첫 정규앨범 이후 5년의 시간이 두 번째 정규에 고스란히 담겼다. 밴드 원위(용훈, 강현, 하린, 동명, 기욱)가 5년 만에 내는 정규 2집 '위 : 드림 체이서(WE : Dream Chaser)'에 자신들의 이야기를 가득 채워 빚어냈다.
기욱은 "형들이 군복무 돌아오면 다섯 명 꼭 정규 내고 싶다는 욕심과 열정이 있었는데 이제서야 내게 돼서 너무나도 신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정규인 만큼 무려 11곡이 수록됐다. 전곡 멤버 자작곡이다. 용훈은 "곡이 많으니까 장르들이 다양하다"고 했고, 강현은 "멤버 각자당 곡을 많이 써놨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좋은 걸로 꼽아서 이번 앨범에 수록됐다. 자신도 있고, 내고 싶었던 만큼 열심히 했는지라 결과도 만족스럽게 나왔다"고 전했다.
동명은 "이번 앨범을 위해서 곡을 썼다기 보다는 그동안 앨범 준비할 때 싱글을 내면 거의 멤버들이 10곡을 썼었다. 그래서 곡마다 나이들이 다르다. 완전 옛날 곡도 있고 이번 앨범 작업하면서 빠르게 작업한 곡도 있다. 이번 앨범을 위해서 썼다기 보다는 지금까지 5년 동안의 시간이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앨범 제목은 첫 정규앨범과 유기적으로 연결한 '위'다. 정규 1집이 '원(ONE)'이었으니 정규 2집은 '위'라고 짓자고 정했다고. 여기에 '원위' 하면 떠오르는 '별'을 주제로 삼고, '꿈을 좇는 자'라는 '드림 체이서'란 의미를 더했다.
용훈은 "멤버들 각자 해석하는 별과 우주가 다르다. 저희가 밤에 작업을 많이 하는 야행성이다. 어떤 날에는 지친 퇴근길에 바라보는 별이 있고 일 잘 끝내고 돌아올 때 보는 별이 있어서 각자 해석하는 별이 느낌이 다를 것 같다. 그래서 곡들을 보면 슬픈 별을 표현하는 곡들도 있고, 밝게 빛나는 별을 표현한 곡도 있다"고 밝혔다.
원위 하린, 동명, 용훈, 강현, 기욱 / 사진=알비더블유 제공
타이틀곡은 '별 헤는 밤 (The Starry Night)'이다. 강현은 "타이틀은 신나는 곡으로 가고 싶었다. 곡 작업할 때도 일부러 BPM부터 설정하고 들어갔다. 그만큼 신났으면 했고 라이브를 겨냥한 곡이기도 하다. 음원으로 듣는 것도 좋지만, 라이브 보고 나서 음원 들으면 더 와닿는 게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벌스부터 장면이 생각나게 작사를 하고 싶었다. 푸른 들판에서 제가 사랑하는 사람과 별헤는 밤 하늘을 보면서 소원을 비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어서 한 권의 책을 읽는 듯한 느낌으로 최대한 작사를 하려고 했다"면서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떠올리면서 작사했다. 윤동주 시인 님 '별 헤는 밤'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전했다.
원위는 계속해서 각자 앨범 수록곡을 설명했다. 먼저 1번 트랙 'Alice'에 대해 강현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앞부분에 앨리스가 토끼를 쫓아서 토끼굴에 들어가는 것에서 영감을 얻었다. 앨리스는 제 자신을 말하는 거다. 토끼굴에 빠져들어가는 걸 슬럼프에 빠지는 저에 비유했다. 곡 후반부에는 결국에는 굴을 빠져나오는, 슬럼프를 이겨내는 얘기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기욱은 "타이틀이 2번 트랙이고, 3번 트랙 '악당은 영웅의 변신을 기다려준다 (EVILDOER)'는 제목을 귀엽게 볼 수도 있지만 굉장히 딥한 주제곡이다. 세상에서 억울하게 늪에 빠진 사람들의 시야로 가사를 썼다"고 밝혔다.
다음 트랙 '일방통행 (一方通行 : Traffic Love)'은 강현이 설명했다. 그는 "직진만 하는 짝사랑의 내용이다. 페스티벌 재질의 노래다. 이거 한 곡 하면 다이어트 되고 정신이 나갈 정도로 정말 신나는 곡이어서 이 곡은 팬분들이 좋아할 것 같은 노래"라고 했고, 하림은 "드러머가 살이 빠질 수밖에 없는 노래다. 녹음하면서도 땀을 흥건하게 흘리면서 진행했다"고 털어놨다.
용훈은 "5번 트랙 '우연의 일치 (Coincidence)'는 5년 전에 썼던 곡이다. 짝사랑 관련된 노래고 짝사랑을 해본 사람은 많이 공감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6번 트랙 '순애 (純愛 : Endless)'에 대해 강현은 "사랑에 대한 저만의 철학을 담은 노래다. 악기도 심플하다. 기타 하나에 보컬만 나온다. 원위가 곡을 낼 때 항상 풀밴드로 들어갔는데 이렇게 간소화해서 내는 건 처음이다. 곡을 만들 때 뭔가를 추가하려고 하지도 않았고, 뭔가를 덜어내려고 하지도 않았다. 굉장히 순수한 사랑을 표현한 곡"이라고 했다.
하림은 "다음 트랙 '오래된 음악가의 추억 (Rise Again)'은 제목과는 사뭇 다르게 엄청 신나고 같이 즐길 수 있는 곡으로 만들었다. 제목에서 알다시피 '오래된 음악가의 추억'이라는 자체는 원위가 지나온 시간이 오래됐기 때문에 저희의 모습들을 담기도 했고, 제가 잠깐 슬럼프에 빠져서 쉬다가 '어떻게 해야 하지?' 하고 내 자신의 서사집을 봤는데 '다시 불타올라야겠다' 해서 쓴 곡"이라고 말했다.
8번 트랙 '청천을 (靑天乙 : Dreamcatcher)'에 대해 기욱은 "2021년에 썼던 곡이다. 푸른 하늘에 푸른 새라는 이름인데 제가 소설처럼 없는 내용을 쓰는 걸 좋아한다. 갑자기 푸른 새가 나타나서 제 악몽을 갉아먹어주는 내용을 썼다. 약간 이해하시긴 어렵겠지만 편곡은 신나는 페스티벌 재질"이라고 소개했다.
동명은 "'눈이 부시게 (All the things I love)'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쓰게 된 곡이다. 앨범 주제가 '꿈'인데 제가 생각하는 꿈은 잘 때 꾸는 꿈이었다. '내가 좋은 꿈을 꿨을 때가 언제지' 했는데 꿈을 많이 꾸는 편도 아니고 꿈을 꾸면 악몽을 꾸거나 잠을 깊게 못 자는 편인데, 어느 날 등산을 갔는데 돌 같은 데 해 받으면서 누워 있었는데 30분 잠들었나. 그때 기억은 안 나는데 엄청 좋은 꿈을 꿨다. 그 분위기를 생각하면서 썼다. 내가 원했던 일상은 이런 편안한 일상이었다. 들을 때도 가볍게 들으실 수 있는 앨범이어서 앨범에서 잠깐 쉬어가는 느낌으로 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린은 '사라지지 않는 기억이 있다면 (Indelible)'에 대해 "오랫동안 준비한 곡이다. 거의 1년 하고도 반년이 좀 넘게 작업을 했던 곡인데 그만큼 애착도 많이 간다. 제가 영화를 보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에 내가 매일같이 기억을 잊는 병이 걸렸는데 잃기 싫은 단 하나의 기억이 있다면 뭘까. 저만의 느낌보다는 이 노래를 들으셨을 때 대중분들이 본인을 이입해서 들으면 더 와닿을 수 있게끔 만들었다. 그만큼 가사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마지막 트랙 '검은 별 (Sole Star)'은 기욱이 썼다. 그는 "위로가 많이 될 수 있는 곡이다. 타이틀 후보였는데 작년 콘서트 때 선공개한 곡이었다"면서 "뜻은 대낮에도 보일 수 있는 검은 별이고 하얀색 별만 반짝일 수 있는 별이 아니다. 넌 특별하게 유일하게 빛나는 별이다. 아주 다르다고 무서워하지 마라. 위로를 담고 있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싱글 앨범 '나비, 꽃을 찾다'로 데뷔한 원위는 어느덧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100번 싸워서 99번 화해했으면 이 자리에 없을 수도 있는데 100번 싸우고 100번 화해해서 더 단단해졌다"고 지난 세월을 비유한 원위는 "막내 기욱이 초등학생일 때 만나서 같이 커오다 보니 서로 가족 같은 사이"라고 우애를 드러냈다.
이들은 "무탈하게 5명이서 행복하게 오래오래 음악하는 게 꿈"이라고 입 모았다. 용훈은 "예전에는 어떤 경기장에서 공연하고, 높은 순위 해보고 그게 진심으로 바라는 꿈이었다. 그것도 아직까지 꿈이지만 멤버들과 함께 하는 요즘이 제가 좇는 꿈이지 않을까"라고 했다.
기욱은 "제가 이 팀에서 막내라 그런지 아직 더 성공에 목말라 있다. 지금도 페스티벌 많이 하고 있고, 공연도 많이 하고, 앨범도 많이 낼 수 있고 행복한데, 조금 더 잘 돼서 형들이 행복한 모습을 더 보고 싶다. 저도 행복한 게 좋지만 남이 행복한 걸 보는 걸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더 성공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작년 한해 페스티벌을 가장 많이 나갔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나갔는데 올해도 대학축제, 페스티벌을 많이 나갈 수 있으면 좋겠고, 새해에는 한국 콘서트도 있고 월드투어도 계획하고 있어요. 최대한 이 앨범으로 많은 분들에게 들려드리고 열심히 만든 만큼 좋은 에너지 나누면서 올 한 해를 보내고 싶어요."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