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일본)=스포츠투데이 강태구 기자] '라이온 킹' 구자욱(삼성 라이온즈)이 복귀 후 2경기 만에 홈런포를 신고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구자욱은 2일 일본 오키나와현 온나손 아카마 볼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연습경기에서 2타수 2안타(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구자욱은 1-3으로 끌려가던 5회말 1사 만루 상황에서 박병호를 대신해 타석에 들어섰다.
타석에 등장한 구자욱은 제임스 네일의 초구를 노려 우측 담장을 넘기는 그랜드슬램을 터뜨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이어 7회말 1사 1루에서 두 번째 타석을 맞이한 구자욱은 좌전 안타를 치며 득점권 찬스를 생산했고, 후속타자 김도환이 좌익수 키를 넘기는 스리런 홈런을 쏘아 올리며 득점에 성공했다.
경기 후 구자욱은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구자욱의 대타 기용은 계획된 일이었다. 구자욱은 "실전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서 오늘 (박)병호 형이랑 두 타석씩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자욱은 지난해 LG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무릎 부상을 당하며 KIA와의 한국시리즈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결국 벤치에 있던 구자욱은 팀의 준우승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오늘 같은 상황이 작년 10월에 나왔으면 어땠을까. 하지만 구자욱은 "잊었습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네일을 상대로 초구부터 강하게 노려 만루 홈런을 만들어 낸 구자욱은 "어제 경기에서 공을 앞으로 한 번도 못 보내서 인플레이 타구를 좀 내고 싶었다. 근데 그게 또 운 좋게 중심에 맞았던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비록 이번 경기는 연습 경기지만, 복귀 후 2경기 만에 안타와 홈런을 기록한 것은 고무적이다. 구자욱은 "(홈런과 안타가) 빨리 나와서 제가 불안했던 것도 좀 떨쳐낸 것 같다. 또 이게 오키나와 마지막 경기인데, 이기고 분위기가 더 올라온 것 같아서 기분 좋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지금부터 집중력 있게 타석에 들어서야 시범 경기부터 정규 시즌까지 갈 수 있기 때문에, 시즌 때라고 생각하고 집중력 있게 임했다. 그래서 더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구자욱은 연습 경기 승리에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그는 "결과에는 크게 의미를 두고 있진 않다. 공 보는 데에 있어서는 만족스러운 타석이지만, 그 외에는 큰 의미는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구자욱은 리그 최정상급의 타자로써, 어쩌면 2026년에 있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가장 근접한 선수 중 한 명이다. 구자욱은 "선수라면 누구나 가고 싶은 게 WBC라는 큰 대회다. 하지만 본인이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즌을 잘 치러야 좋은 평가를 받고, 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시즌이 좀 더 우선이라 생각한다. 시즌에 더 초점을 맞춰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가고 싶은 마음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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