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신서영 인턴기자] '세계 최고'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배구 여제 김연경이 코트를 떠난다.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할 수 있을까.
흥국생명(26승 5패 승점 76)은 26일 2위 정관장(21승 10패 승점 58)이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1-3(25-22 21-25 21-25 19-25)으로 패하면서, 잔여 5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정규리그 1위를 확정 지었다.
이로써 흥국생명은 지난 2022-2023시즌 이후 2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획득했다.
이는 '라스트 댄스' 김연경에게 매우 뜻깊은 일이다. 김연경은 지난 13일 GS칼텍스전이 끝난 후 인터뷰에서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하기로 결심했다. 성적과 관계없이 은퇴를 생각하게 됐다"고 은퇴를 예고했다.
그는 "워낙 오랫동안 일을 했었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 항상 좋을 때 그만두고 싶다는 얘기를 많이 했었다.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지금이 좋은 시기라고 생각했다"고 은퇴 이유를 밝혔다.
김연경의 은퇴 선언은 배구계를 넘어 한국 스포츠 전반에 큰 화제가 됐다.
192cm의 김연경은 큰 키의 이점을 살린 강력한 스파이크 능력을 가졌다. 그러면서 빠른 스피드의 움직임과 안정적인 리시브 역할도 잘 수행한다.
김연경은 2005-2006시즌 V-리그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데뷔 시즌부터 남달랐다. 신인상·정규리그 MVP·챔피언 결정전 MVP를 동시에 수상했고, 공격상·득점상· 서브상까지 거머쥐며 데뷔 첫 해 6관왕이라는 진기록을 작성했다.
신인 김연경의 활약에 힘입어 흥국생명은 네 시즌 동안 정규 리그 우승 3회(2005-2006, 2006-2007, 2007-2008), 챔피언 결정전 우승 3회(2005-2006, 2006-2007, 2008-2009), 통합 우승 2연패(2005-2006, 2006-2007)를 달성했다.
국내 리그를 평정한 김연경은 해외 무대 도전에 나섰다. 2008-2009시즌 후 일본 V.프리미어리그의 JT 마블러스와 2년 임대 계약을 맺었고, 2010-2011시즌 팀의 창단 첫 리그 우승을 견인했다.
2011년에는 더 큰 무대인 유럽 리그에 진출했다. 튀르키예의 명문 구단 페네르바흐체 SK에 합류해 7년간 뛰었다. 김연경은 유럽 진출 첫 시즌(2011-2012) 만에 팀을 역사상 첫 CEV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MVP를 수상했다.
이후 김연경은 중국 배구 슈퍼 리그의 상하이(2017-2018, 2021-2022)와 튀르키예의 엑자시바시(2018-2020)에서 뛰며 오랜기간 국외리그에서 활약했다.
2020 도쿄 올림픽 당시 김연경 / 사진=Gettyimages 제공
'국가대표' 김연경도 빼놓을 수 없다. 김연경은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3회 출전하며 2012 런던 올림픽과 2021 도쿄올림픽에서 한국을 4강으로 이끌었다. 특히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최다 득점 1위(207점)로 올림픽 신기록을 달성하며 MVP를 수상했다.
배구 레전드의 은퇴 발표에 배구계도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은 지난 17일 "남은 정규리그 경기에서 은퇴 기념 행사를 개최하기로 구단들과 의견을 모았다"며 김연경의 은퇴 투어를 확정했다. 이에 김연경은 배구 역사상 최초로 은퇴 투어를 하는 선수가 됐다. 스포츠 전체로 봐도 프로야구의 이승엽·이대호와 프로농구의 서장훈·김주성만 은퇴투어 영광을 누렸다. 앞서 16일 IBK기업은행전을 시작으로 21일 현대건설전에서 김연경은 선수, 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국내 리그 복귀 후 김연경은 2020-2021시즌 공격 종합 1위(공격성공률 45.92%)·서브 1위(세트당 0.28), 2022-2023시즌 공격 종합 1위(공격성공률 45.76%), 2023-2024시즌 공격 종합 2위(공격성공률 44.98%) 등을 기록하며 자신의 클래스를 증명했다.
특히 2020-2021, 2022-2023, 2023-2024, 2024-2025시즌 모두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으며 국내에서 뛴 7시즌 모두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는 진기록을 세웠다. 다만 아직 봄 배구가 진행되지 않은 올 시즌을 제외하고 그 기간 동안 팀이 우승하진 못했다.
김연경은 코로나 19로 인해 2020-2021시즌, 11년 만에 국내로 복귀했다. 그러나 시즌 중반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의 학창시절 학교폭력 이슈가 터지며 팀이 흔들렸다.
이후 김연경은 중국 리그에서 1년 간 뛰고 2022-2023시즌 다시 돌아왔다. 당시 흥국생명은 정규 리그 1위를 확정해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다. 흥국생명은 한국도로공사에게 1, 2차전 승리를 거두었지만, 3-5차전을 내리 지며 역대 최초 리버스스윕 굴욕을 당했다. 2023-2024시즌 챔프전에서도 현대건설에 3연패를 당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김연경은 올 시즌에도 팀을 정규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번 시즌 현재까지 총 566점으로 국내 득점 1위(전체 6위)에 올랐고, 공격 종합 2위(공격성공률 45.87%), 리시브 2위(41.19%) 등에 오르며 공수 전반에 걸쳐 자신의 건재함을 자랑하고 있다. 김연경은 통산 6회, 연속 3회 정규리그 MVP를 수상했는데, 올해도 MVP가 유력하다.
이제 김연경은 정규 리그를 넘어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향해 달린다.
김연경은 앞서 은퇴 발표 당시 "마지막 시즌이기 때문에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들을 쏟아내고자 노력할 것"이라며 "사실 우승을 안 해본 건 아니라 그에 대한 아쉬움은 없을 것 같지만 그럼에도 최선을 다해 좋은 마무리가 되도록 하는 바람"이라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당연히 좋은 마무리를 누구나 원한다. 나 때문에 그런 건 아니고 팀이 비시즌 때 준비를 했던 과정부터 지금까지 너무나 잘 해왔기 때문에 이 흐름을 잘 가지고 가서 우승으로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우승에 대한 심정을 털어놨다.
과연 김연경이 자신의 마지막 시즌을 우승이라는 결실로 마무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신서영 인턴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