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배우 전혜진이 아픔을 딛고 본업인 연기 복귀에 나섰다. 고(故) 이선균을 떠나보낸 지 약 1년 3개월 만이다.
25일 오후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라이딩 인생'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배우 전혜진, 조민수, 정진영, 전석호, 그리고 김철규PD가 참석했다.
전혜진은 지난해 영화 '리볼버'와 '크로스'로 대중을 만난 바 있다. 다만 두 작품 모두 남편인 故 이선균의 사망 이전 촬영을 마친 작품이었다. 전혜진은 지난 2023년 12월 이선균과 사별한 뒤 충격과 슬픔 속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지난해 6월 '라이딩 인생'에 출연한다는 소식을 전하며 배우로서 복귀를 알렸다. '라이딩 인생'이 사별 후 첫 복귀작인 셈이다.
이날 공식석상에 나선 전혜진은 "오랜만에 만나뵙게 됐다"며 "지니TV '라이딩 인생'에서 뵙게 돼서 더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넸다.
전혜진은 자신이 맡은 이정은 역에 대해 "7세 고시를 앞둔 딸을 위해 육아에 몰두하지만 일도 잘하고 싶어한다. 두 가지 다 잘하고 싶은 엄마"라고 소개했다. 특히 극 중 이정은과 싱크로율이 70%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나도 아이가 있고 일을 해서 그런 것 같다"면서도 "솔직히 정은이 만큼 열혈인가 싶다. 교육에 관한 생각은 많은데 '정은과 이입되는 게 맞는 걸까?' 싶더라. 답이 뭔지 모르겠고 지금도 고민하고 있다. 상황에 맞게끔 최선을 다하지만 정은이 만큼은 안 될 것 같다. 정은을 통해 엄마들을 응원하고 격려해주고 싶다. 뭐가 됐든 당신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 길이 틀린 길일 수도 있고 돌아봤을 때 후회될 수도 있지만 위로해주고 싶다"고 전국의 엄마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
전혜진과 모녀 호흡을 맞춘 조민수는 "많이 얘기는 안 했지만 그냥 통하는, 알 것 같았다. 현장이 다른 색깔로 꾸며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이어 "가끔 연기를 하다 보면 욕심을 내는 경우가 있는데 서로 배려하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전혜진이 출연하는 지니TV·ENA 드라마 '라이딩 인생'은 딸의 '7세 고시'를 앞둔 열혈 워킹맘 이정은(전혜진)이 엄마 윤지아(조민수)에게 학원 라이딩을 맡기며 벌어지는 3대 모녀의 애태우는 대치동 라이프를 그렸다. 3월 3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전혜진이 분한 이정은은 일도 육아도 모두 만점이고 싶은 열혈 워킹맘으로, 갑작스럽게 딸 서윤의 라이딩을 엄마 지아에게 맡기게 되면서 예기치 않은 모녀의 갈등이 시작된다. 전혜진은 일과 육아 사이에서 불안함을 느끼면서 사는 워킹맘 역할을 통해 현실에 있을 법한 캐릭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故 이선균이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여전히 많은 이들이 그를 추모하고 있다. 영화 '미키 17' 봉준호 감독은 최근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같이 일했던 분이고 여러 가지 기억들이 교차된다. 누가 뭐라고 해도 좋은 사람이었고 좋은 배우였다"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봉 감독은 故 이선균 사망과 관련해 문화·예술계 동료들과 함께 수사 기관, 언론 등을 향해 목소리를 냈던 것에 대해 "같이 일했던 동료로서 당연히 (성명서 발표) 하는 것이 마땅한 상황이었고 동시에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도 있었다. 더 일찍 했었어야 한다는. 이미 그런 불행한 상황이 오기 전에 더 빨리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 라는 자책감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또한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 제60회 백상예술대상,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등 국내외 권위 있는 시상식에서도 故 이선균을 추모했다. 당시 아카데미 시상식 측은 중간에 전 세계 영화인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그중 故 이선균도 포함돼 있었다. 백상예술대상에는 고인이 출연한 '잠', '킬링로맨스'가 각본상(시나리오상) 후보에 올랐고, 배우 천우희가 "후보작 두 편에서 고 이선균 선배님의 모습이 보여진다. 작품 속에서 보여주신 선배님의 연기는 영원히 저의 가슴속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배우 송중기, 박보영 등 여러 스타들이 고인을 추모했다. 또한 특별기획 프로그램 '고운 사람, 이선균'을 개최하며 배우 조정석, 유재명, 조진웅, 김성훈 감독이 '행복의 나라'와 '끝까지 간다' 스페셜 토크를 통해 고인을 향한 그리움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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