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킬링 미 소프틀리 위드 히스 송(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으로 유명한 미국의 여성 싱어송라이터 로버타 플랙이 별세했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뉴욕타임스(NYT) 등은 로버타 플랙이 이날 8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플랙의 홍보 담당자는 플랙이 뉴욕 맨해튼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고 성명을 전했다. 직접적인 사인은 심장마비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그래미 시상식에서 2020년 평생공로상을 포함해 5차례 수상했고, 특히 1973년과 1974년 2년 연속으로 그래미상 '올해의 레코드'를 수상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그러나 2022년 플랙은 근위축성 측상경화증(ALS·루게릭병)을 앓고 있어 더 이상 노래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NYT는 "로버타 플랙은 솔과 재즈, 포크의 친근한 조화를 통해 1970년대 가장 인기 있는 아티스트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한 매력적인 가수이자 피아니스트였다"고 전했다.

고인은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음악가 집안의 딸로 태어나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유년기를 보내며 피아노와 가스펠을 배웠다. 피아노 연주에 뛰어난 재능이 있어 15세 때 흑인들의 명문대로 유명한 하워드대에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입학한 뒤 10대에 졸업했다.

이후 워싱턴DC에서 중학교 교사로 일하고 밤에는 다운타운에서 공연하는 삶을 이어가던 플랙은 데뷔 앨범에 수록된 곡 '더 퍼스트 타임 에버 아이 소우 유어 페이스'(The First Time Ever I Saw Your Face)가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1971)에 삽입되면서 이름을 알렸다.

이 노래는 이듬해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라 6주 동안 정상을 지켰고, 그래미 시상식에서 '올해의 레코드'를 수상했다.

또 같은 해 절친한 친구인 가수 도니 해서웨이와 함께 부른 듀엣곡 '웨어 이즈 더 러브'(Where Is the Love)로 그래미 '최우수 팝 보컬 퍼포먼스 듀오·그룹' 상도 받았다.

1973년에는 타이틀곡 '킬링 미 소프틀리 위드 히즈 송'이 수록된 앨범 '킬링 미 소프틀리'(Killing Me Softly)를 발표해 빌보드 차트에서 5주 동안 1위를 차지했다. 노래로는 그래미 '올해의 레코드'와 '최우수 팝 보컬 퍼포먼스' 상을 받았다.

플랙은 주로 사랑 노래로 큰 인기를 끌었지만, 사회 문제에도 관심을 보이며 여러 노래에서 인종차별과 사회·경제적 불평등, 성소수자 문제를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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