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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참시' 황석희, AI 활용 고백 "한 달 구독료 15만원"→'렛잇고' 번역 고민 [TV캡처]
작성 : 2025년 02월 22일(토) 23:45

사진=MBC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영화 번역가 황석희가 번역의 세계를 공개했다.

22일 방송된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는 번역가 황석희의 일상이 그려졌다.

이날 황석희는 집에 있는 작업실에서 번역 일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유병재가 "스포 때문에 입이 근질거릴 때가 많나"라고 묻자, 황석희는 "예전에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라는 영화에 1대 스파이더맨 토비 맥과이어와 2대 스파이더맨 앤드류 가필드가 나올지가 전 세계 초유의 관심사였을 때가 있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제가 한국에서 그 영화를 제일 먼저 봤다. 영화 관계자 분들도 저한테 '나와요? 안 나와요?' 물어보셨는데 번역할 때 나오는 영상은 좋지 않은 화질로 받는다. 흑백이고 CG도 다 안 되어 있다. 앤드류 가필드가 나올 만한 타이밍에 비슷한 신장의 스파이더맨이 가면을 확 벗었는데 벗는 순간 블러 처리가 돼서 입만 뚫어서 보여주더라"라고 밝혔다.

황석희는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아바타'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며 "내용 스포만 당한다. 영화를 제대로 보지도 못한다"고 털어놨다.

황석희는 번역 일을 하면서 챗GPT의 힘을 빌려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제가 AI를 되게 많이 쓴다"고 고백했다.

그의 매니저이자 회사 대표 오종현은 "요즘 AI가 많이 도움이 되니 많이 쓴다"며 "AI가 한 번역을 그대로 쓸 수는 없다. 그 정도 퀄리티가 나오지도 않는다. 해석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황석희는 "한 달 유료 구독료만 15만 원"이라며 "각각 특화된 부분이 있다"고 번역 예시를 들었다.

또한 최근 업무로 뮤지컬 3개, 연극 1개가 쌓여 있다며 "뮤지컬 '렘피카' 해야 하고, 그거 끝나면 '겨울왕국'도 있다. 원제인 '프로즌'이라는 제목으로 올 것이다. 노래는 애니메이션 버전이랑 비슷한데 제일 중요한 건 '렛 잇 고(Let it go)'를 어떻게 번역하느냐다. 예전에 극장에서는 '다 잊어'라고 번역했는데 번역가 입장에서는 왜 그걸로 했는지 알지만 그게 고민이다"라고 밝혔다.

황석희는 "음차 번역도 하나의 옵션이긴 하다. 공연이니까"라며 "몇 년 전만 해도 '굿모닝' 자막 써 있는 걸로 욕하던 때가 있었다. 예전에는 '루저'도 못 썼다. 영어를 쓰는 걸 싫어했다. '렛 잇 고'를 어떻게 바꿔야 하나"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오종현의 설명에 따르면 영화는 기본적으로 자막이 1200개이며, 코미디 영화처럼 대사가 많은 경우 자막이 2000개 정도에 달하고, 1000개 이하면 자막이 적은 편이라고.

이에 전현무는 "그럼 페이가 시간당인가, 자막 수에 따른 건가"라고 물었다. 황석희는 "회사마다 다르다. 어느 곳은 러닝 타임 1분씩 계산하고, 어느 곳은 편당 한다. 저는 늘 하던 대로 하니까 러닝 타임대로 받았을 때가 좋은 것 같다. 왜냐하면 운 좋으면 자막이 적은 것도 걸리니까"라고 밝혔다.

특히 20년 전을 떠올리며 "처음 작업했던 게 '닥터 필 쇼'였는데 엄청나게 떠든다. 상영시간 1분 번역하는 데 2시간이 걸렸다. 40분 상영시간인데 다 번역하는 데 80시간이 걸리더라. 그런데 10만 원도 못 받고"라고 털어놨다.

이에 오종현은 "2시간에 2500원 번 거네? 그만 둬야지"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처음에 시작할 때는 단가가 정말 낮았다. 10시간 일해도 5만 원 받고 한 달 내내 일해야 100만 원 조금 넘으니까. 힘들게 살았다. 그래서 석희를 많이 도와줬다"고 해 훈훈함을 안겼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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