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고(故) 오요안나와 김새론, 두 청춘이 너무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각각 향년 28세, 25세. 故 오요안나는 직장 내 괴롭힘 문제, 故 김새론은 과도한 비난 여론이 수면 위로 올라오며 사회적 파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회적 타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故 오요안나는 지난 2021년 MBC 기상캐스터로 입사해 날씨 뉴스를 전하며 시청자를 만나왔다. 그러던 지난해 9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충격을 안겼다. 사망 소식은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난 12월 알려졌고, 당시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후 지난달 27일 매일신문 보도를 통해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되며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달 31일 JTBC '사건반장'에는 고인의 직장 동료들이 단체 대화방에서 나눈 대화 목록이 공개돼 파장이 일었다. 단체 대화방에는 "완전 미친 X이다. 단톡방 나가자. 몸에서 냄새 난다", "('더글로리') 연진이는 방송이라도 잘했지. 피해자 코스프레 겁나 해. 우리가 피해자" 등의 내용이 담겼다.
유족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고인의 직장 동료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한 시민은 사건을 수사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해 서울 마포경찰서가 내사에 착수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지난 12일 안형준 MBC 대표이사를 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하기도 했다. MBC는 채양희 변호사(법무법인 혜명)를 위원장으로, 정인진 변호사(법무법인 바른)를 외부 위원으로, MBC의 준법, 인사 고충 담당 부서장 등 내부 인사 3명을 위원으로 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회 각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8일 유족은 채널A를 통해 고인의 생전 일기장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고인은 일기장에서 "선배들이 나의 잘못을 샅샅이 모아 윗선에 제출했고 단체 카톡방에서 쉴 새 없이 날 욕했다", "당신들이 나를 아니라고 하는 게 너무 고통스러워서, 배우거나 연습하기보단 회피하며 술이나 마셨다"고 호소했다.
故 오요안나 사건이 현재진행형이던 지난 16일, 故 김새론의 비보가 전해졌다. 김새론이 16일 오후 4시 54분쯤 서울 성동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 만나기로 약속한 친구가 김새론 집에 방문했다가 그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외부 침입 흔적 등 범죄 혐의점은 없었으며,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연예계는 큰 슬픔에 잠겼다. 17일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故 김새론의 빈소가 마련됐으며, 배우 김성균, 한소희, 김보라, 악동뮤지션 이수현, 이찬혁 등 수많은 스타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특히 15년간 연기 활동을 중단한 배우 원빈도 빈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온라인상에서도 수많은 스타들이 故 김새론을 추모했다.
고인은 생전 영화 '아저씨'(2010)를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지난 2022년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키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SNS에 사과문을 올리고 여러 차례 심경을 표현했으나, 자극적인 기사와 악성 댓글에 시달렸고, SNS를 통해 전해진 그의 근황은 매번 구설에 올랐다.
김새론 팬들은 성명문을 통해 "김새론은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반성하며, 다시 일어서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감당해야 했던 비난과 여론의 외면은 인간적인 한계를 넘는 것이었다"며 "부디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보다 따뜻한 시선으로 모든 사람을 바라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한 미국 CNN, 뉴욕타임스, BBC 등 주요 외신들은 연예인이 한 번의 잘못으로도 재기의 기회가 박탈되고 끝없는 악플과 비판에 시달려야 하는 국내 엔터산업의 환경을 비판했다.
이처럼 두 청춘이 생전 사회적으로 극심한 고통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사회적 타살'이라는 용어를 쓰며 현 세태에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다. 과도한 사회적 비난과 집단 괴롭힘, 악성 댓글, 자극적인 기사 등이 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는 성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사회적 타살'이라는 말도 자극적인 워딩이긴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악성 댓글이 많이 거론되는데 그만큼이나 여러 언론들의 경쟁 보도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자극적인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유튜브에서는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것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렇게 만든 경쟁적인 환경이 문제들을 양산한다고 본다"며 "위태로운 미디어 환경이 문제가 아닐까"라고 분석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같은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www.129.go.kr/109/etc/madlan)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