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 사망 사건 여파에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장이 입장을 밝혔다.
4일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무엇보다 먼저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오요안나씨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운을 뗐다.
권 이사장은 "MBC의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인 저는 설 연휴 기간 중 그의 안타까운 죽음이 직장내 괴롭힘과 관련 있다는 보도를 접하고 충격을 받았다"며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그보다 먼저 공영방송 MBC에서 이런 문제가 제기됐다는 것만으로도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저는 즉시 MBC쪽으로부터 관련 사실을 확인하고 대응방안을 청취한 뒤 전면적인 조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MBC는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에 곧 착수하겠다고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상조사위원회가 현재 제기되고 있는 여러 문제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조사해 신속하게 진실을 밝혀주기를 기대한다"며 "아울러 이 조사 과정이 억울함을 풀고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방송문화진흥회는 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MBC와 함께 다시는 이런 불행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 아울러 기상캐스터를 포함한 프리랜서들의 노동 환경 전반을 점검하여 개선책을 마련하도록 요구하겠다"며 "다시 한번 고인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故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향년 28세. 당시 사망 원인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달 27일 매일신문은 동료 기상캐스터들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고인의 유서가 발견됐다고 보도해 그의 사망이 재조명됐다.
보도에 따르면 가해자들은 오보를 낸 뒤 고인의 잘못으로 뒤집어씌우거나, 정정을 요청하면 '후배가 감히 선배에게 지적한다'며 비난했다. 또한 같은 프리랜서임에도 고인을 가르쳐야 한다는 이유로 퇴근 시간이 지난 뒤 회사로 호출하거나 1시간~1시간 30분 이상 퇴근을 막았다.
또한 지난달 31일 JTBC '사건반장'에는 고인의 직장 동료들이 단체방에서 나눈 대화 내용이 공개됐다. 이들은 피해자를 향한 인신공격성 험담을 이어가 논란이 됐다.
유족은 故 오요안나 직장 동료들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한 시민에 의해 사건을 수사해달라는 국민신문고 민원도 제기됐다. 3일 MBC는 고인 사망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진상조사위원회를 공식 출범하고 본격 활동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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