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김대호 아나운서가 14년간 몸담은 MBC를 퇴사한다.
31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는 김대호, 기안84, 이장우의 '대호네 2호점' 집들이 2탄이 그려졌다.
이날 김대호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기안84에게 "너 진짜 점괘가 좋네"라고 입을 열었다. 앞서 기안84는 타로 점을 보다가 "근심이 있구먼. 나가네"라고 한 바 있다.
김대호는 "(퇴사한다고) 회사에 이야기했다"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박나래는 "이미 했어? 마음만 먹은 게 아니고 이미 얘기를 했어?"라며 깜짝 놀랐다. 김대호는 "이미 했다"고 답했다.
기안84의 엉뚱한 점괘가 현실과 맞아떨어진 것. 기안84는 웃으며 "야 나 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대호는 "기안이 그래도 나이가 같고 친구니까 저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던 게 반증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전현무는 "기안이 용하다기보다 잘 아니까"라고 덧붙였다.
이어 김대호는 조심스럽게 퇴사 심경을 전했다. 그는 "생각 많이 했고, 여러 생각해보면 되게 열심히 했다"며 "2011년도에 입사했으니까 14년 된 거다. 한 직장 다녔다"고 말했다. 이에 무지개 회원들은 "대단한 거다"라고 입을 모았다.
기안84는 "나는 얘 입사한 것도 봤다"며 2011년 방송된 MBC '신입사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거기서 딱 된 것까지 봤는데 나가는 건 내 옆에서 본다"고 이야기했다.
김대호는 "나는 회사생활 열심히 했다고 자부한다. 일도 바빠지고 힘든 것도 있었지만, 나이가 40이 넘었지 않나. 변화는 지금 아니면 못할 것 같았다. 되든 안 되든 간에 변화는 지금 아니면 못할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어 "고민 많이 했다. 사실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있다. 퇴사라는 것 모든 사람이 한 번쯤은 생각해 봤을 텐데, '회사를 그만둔다'의 의미가 아니라 '다른 인생을 어떻게 살아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면서 살았다. 고맙게도 그 계기가 저한테 생긴 거다. 이게 뭔가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좋은 타이밍은 아니지만 마지막으로 내 손에 고삐를 당길 수 있는 순간이구나. 내 인생의 재밌는 순간이 될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한 "저는 MBC 아나운서로 활동을 하면서 회사에 부채 의식을 가지고 살았었다. 내가 휴직 기간을 가졌을 때도 회사가 기다려주고, 동료들도 저를 많이 챙겨주고 이런식으로 제가 받아왔던 것들을 갚아나간다는 생각이 많았다. 지난번에 올림픽 중계를 거치면서 내가 회사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다 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마음이 편해지면서 '나는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회사와 일을 했다'란 생각도 들었고, 제 나이도 나이고 마지막으로 고삐를 잡고 싶다는 생각이다. 이대로 운전대를 놓지 못하면 앞으로 계속 전기자동차 타는 것처럼 쭉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또 제가 좋아하는 차가 수동 운전을 하지 않나. 내가 내 손으로 기어를 놓고 싶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전현무는 "나는 이런 결정을 했던 사람으로서 공감 가는 게 뭐냐면, 저도 KBS에 있을 때 '가요무대' 빼고 다 나갔다. 더 할 게 없더라. 그러면 뭔가 위험하더라도 내가 내 운명을 개척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고 싶은데 한계가 있다. 나는 그게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고 공감했다.
박나래는 "우리가 대호 오빠를 하루 이틀 본 것도 아니고 워낙 진중한 성격이다. 얼마나 고민했을 지 아니까"라고 했고, 코드쿤스트는 "형의 인생은 형이 결정하는 거다. 형의 결정이 제일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전현무는 김대호에게 "이야기 좀 많이 해봐야겠다"고 전했다.
이후 김대호는 "무지개 회원이 소중한 건 제가 2년여 동안 이 순간까지 나의 인생을 재밌게 공감해준 게 고맙다. 마지막까지 내 일상을 공유하고 싶다. 이게 맞다고 생각했다. 나의 삶을 지금까지 재밌게 같이 봐줬지 않나"라며 "그냥 고마웠다. 내 삶을 때로는 놀리면서 때로는 재밌게 같이 즐겨준 게 고맙더라. 내 인생을 같이 즐겨준 사람이 있다는 게 고마웠다. 그만큼 저도 진심 다해 일상을 보여줬고 말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전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김대호는 "퇴사 하기로 하고 여러 과정이 필요하다"며 현재 퇴사 절차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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