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신서영 인턴기자] 미국 연방 검찰이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사기 사건의 가해자 미즈하라 잇페이의 주장에 반박했다.
미국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31일(한국시각) 검찰은 오타니에게 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통역사 미즈하라에게 57개월 형을 선고해달라 재요청하는 내용의 서류를 제출했다. 이미 지난 25일 검찰은 같은 내용을 지시했지만 미즈하라가 18개월로 형량을 줄여달라 요청했고, 이에 반발한 것으로 보인다.
오타니의 일본 프로 시절부터 친분을 쌓은 미즈하라는 이후 오타니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도우며 통역과 매니저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불법 도박으로 인한 빚을 변제하기 위해 오타니의 계좌에서 1천 700만 달러(약 247억 원)에 달하는 돈을 빼돌린 사실이 적발되며 재판에 넘겨졌다.
매체에 따르면 검찰은 미즈하라가 관대한 처분을 기대하며 법원에 제출한 내용에 대해 "근거 없는 주장"이라 반박했다. 또한 "피고인은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고 전적인 책임을 지겠다고 주장하지만, 법원에 보낸 편지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모든 피고는 선고 당시에는 반성한다 주장한다. 법원은 피고가 진정으로 후회하는지 아니면 적발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는지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미즈하라의 주장에 대한 반론에 나섰다. 미즈하라의 변호인은 법정에서 "피고는 18세부터 도박 중독에 시달렸다"고 밝힌 바 있는데, 검찰은 "미즈하라가 주장하는 것처럼 오랜 도박 중독은 없었다. 전국 30곳 이상의 카지노에서 증거를 검토했지만 2008년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200달러(약 29만 원)를 쓴 게 전부다"라며 반박했다.
검찰은 "2018년 온라인 베팅 사이트에 가입한 이력은 있지만 베팅을 하진 않았으며, 이미 오타니에게 수백만 달러를 훔친 후인 2023년 다른 업체에서 베팅을 시작한 기록이 있다"고 덧붙였다.
미즈하라가 '엄청난 빚' 때문에 오타니의 돈을 훔쳤다는 주장에도 이의를 제기했다. 검찰은 "2021년 9월 오타니의 계좌에서 4만 달러(약 5800만 원) 송금이 이뤄졌을 때 미즈하라의 통장에는 3만 4000달러(약 5000만 원) 이상이 있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미즈하라가 오타니에게 돈을 갚을 의향이 있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그는 도박으로 얻은 상금을 자신의 개인 계좌에 챙겼으며, 손실을 갚을 때는 오타니의 돈을 훔쳤다"며 "미즈하라는 자신의 계좌에 항상 돈을 가지고 있었기에 돈을 갚을 의도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 근처의 집을 구해야 했기에 엄청난 임대료를 지불해야 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에 검찰은 "그는 임대료를 지불하기 위해 허가 없이 오타니의 카드를 사용했다. 미즈하라에게는 대출, 임대료가 없었으며 오타니는 그에게 포르쉐를 선물하기도 했다"며 은행 거래 내역서를 증거로 제출했다.
한편 검찰은 "미즈하라가 사기와 거짓말로 인해 국제적 관심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낀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 없다"며 "그러나 피고인이 진정한 뉘우침을 보이는 대신 수백만 달러를 훔친 것을 정당화하려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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