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난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정황이 나온 가운데, 고인의 생전 기상캐스터 합격 당시 영상이 재조명됐다.
지난 2022년 5월 유튜브 채널 'Yoanna요안나'에는 'MBC 기상캐스터가 되던 날'이라는 영상이 게재됐다.
오요안나는 "제가 준비해왔던 게 있다. 방송 쪽 일을 하고 싶어서 계속 준비를 해왔었는데"라며 "얼마 전에 MBC에서 기상캐스터 공채를 모집하기 시작했고 거기에 지원했는데 서류 통과가 됐다. 다음주 토요일에 시험을 치러야 된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제 도전기를 영상으로 남겨보고자 녹화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서류 통과를 처음 해봐서 신기하다.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할 텐데, 여러모로 자질이 많이 부족한 상태라서 최대한 노력을 해보려고 하긴 하는데 쉽지 않을 것 같다. 어제도 잠을 설쳤다. MBC 기상팀에서 운영하는 채널이 있는데 평소에도 보고 있었다. 진짜 열심히 노력해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후 오요안나는 기상용어를 공부하고, 원고를 분석하고 작성하고, 포즈 및 동작을 연습하는 등 기상캐스터가 되기 위한 노력을 공개했다.
카메라 테스트, 면접을 거쳐 최종합격 통보를 받은 오요안나는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 어머니에게 합격 사실을 알렸다. 어머니는 "MBC야? 기상캐스터 최종 면접?"이라며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 어머니의 품에 안긴 오요안나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고, 어머니는 "고생했다"고 격려했다.
해당 영상에 누리꾼은 "이렇게 사랑스럽고 예쁘고 귀한 딸을 괴롭힌 사람들 꼭 경찰 수사 받고 처벌받길", "어머니 얼마나 가슴이 아프실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한편 지난 27일 매일신문은 "비밀번호가 풀린 오요안나의 휴대전화에서 원고지 17장 분량 총 2750자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특정 기상캐스터 2명에게 받은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보도했다.
오요안나는 유서에서 가해자들의 실명을 언급하며 이들이 오보를 낸 뒤 자신에게 누명을 씌우거나 퇴근을 못하게 막는 등 지속적인 괴롭힘이 있었다고 호소했다. 유족 측은 고인의 생전 전화 통화 내용,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증거로 가해자로 지목된 고인의 직장 동료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29일 시민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故 오요안나 씨 '직장 내 괴롭힘 사건'과 관련해, 28일 경찰과 고용노동부에 각각 고발했다"고 밝혔다. A씨는 故 오요안나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중 처벌을 촉구했다.
MBC는 28일 "고인이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자신의 고충을 담당부서(경영지원국 인사팀 인사상담실, 감사국 클린센터)나 함께 일했던 관리 책임자들에게 알린 적이 전혀 없었다"며 "고인이 당시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고충을 신고했거나 신고가 아니더라도 책임 있는 관리자들에게 피해 사실을 조금이라도 알렸다면 회사는 당연히 응당한 조사를 했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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