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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 울었는데…'검은 수녀들', 3일 만에 '보고타' 넘었다 [ST이슈]
작성 : 2025년 01월 27일(월) 11:10

검은 수녀들 송혜교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소위 "잘 만들면 본다"는 말이 있다. 작품의 규모, 출연 라인업, 연출자를 떠나 단순히 "재밌으면 본다"는 것이 관객의 마음이다.

2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주말(24일~26일) 영화 '검은 수녀들'은 58만8501명이 관람하며 누적 60만6158명을 기록했다.

이로써 '검은 수녀들'은 지난 24일 개봉 이후 꾸준히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 개봉 첫 주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까지 차지했다.

또한 '검은 수녀들'은 동시기 개봉한 인도네시아에서도 개봉 첫 주 약 31만명을 동원하여 역대 인도네시아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최고 오프닝 성적을 기록하며, 개봉 이후 3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당초 '검은 수녀들'은 배우 송혜교의 11년만 스크린 복귀작으로 주목받았다. 여기에 송혜교가 최초로 오컬트 장르에 도전, 전여빈과 '검은 사제들'의 뒤를 이어 구마 의식에 나서는 수녀들로 변신해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이어 극장가 대목으로 꼽히는 설 연휴 출격한 '검은 수녀들'은 다양한 평가 속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 중이다. 특히 개봉 3일 만에 누적 관객수 60만을 돌파하며 순항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개봉한 영화들 중 손익분기점을 돌파한 작품은 '베테랑2'(752만명), '소방관'(293만명) 뿐이다. 명절과 함께 또 다른 극장가 대목으로 꼽히는 연말 개봉한 영화 '하얼빈'은 제작비 약 300억원을 투자한 대작으로, 손익분기점은 약 580만명이다. 다소 느린 발걸음이지만, '하얼빈'은 현재까지 박스오피스 3위 안에 머무르며 꾸준히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하얼빈'에 이어 지난해 마지막 영화로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이하 '보고타')이 개봉했다. '보고타'는 125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돼 순익분기점은 약 300만명이다. 그러나 '보고타'는 일찌감치 박스오피스 5위권 밖으로 밀려나며 누적 관객수 42만명에 그쳤다.

앞서 영화 '화란' '로기완'에 이어 '보고타'까지 씁쓸한 흥행 참패의 맛을 보게 된 송중기는 이달 12일 진행된 GV 행사에서 "요새 한국 영화가 너무 어려운 상황이다. 솔직히 영화가 극장에 걸리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상황"이라며 "한국 영화가 워낙 어렵다. 저도 저희 영화를 위한 것도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홍보했다"고 눈물을 보였다.

앞서 작품 개봉을 홍보하며 빠지지 않는 키워드들은 '거장의 귀환' '믿고 보는 라인업' '제작비 nn억 투입' 등의 키워드였다. 그러나 팬데믹을 겪고 주춤해진 극장가에서 관객들에게 더 이상 '믿고 보는' 선택은 존재하지 않는다. 최근 극장가 흥행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입소문'이다. 개봉 이후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후기들이 영화 초반 흥행을 좌우한다. 물론 입소문은 과거부터 늘 흥행을 좌지우지해왔으나, 관객들은 더 이상 높은 티켓값을 지불하고 자신의 '선택'을 실패하고 싶지 않아졌다. '재밌겠다, 봐야지'가 아닌 '재밌다니까 봐야지'가 된 것이다.

특히 극장가 비수기로 꼽히는 11월에 개봉한 '올빼미'(332만명, 2022년)와 서울의 봄'(1312만명, 2023년)은 각각 괄목할만한 성과를 세우며 "잘 만들면 본다"는 공식을 입증했다. 반면, 몇 백억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형 영화들은 줄줄이 아쉬운 성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 수녀복을 입고 악령을 구마하는 송혜교처럼. 더 이상 "열심히 찍었습니다. 봐주세요"라는 한 마디 애원이 통하지 않는 냉정한 극장가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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