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넷플릭스 '더 글로리'부터 JTBC '옥씨부인전'까지, 배우 임지연은 언제나 시청자를 실망시키지 않는 연기를 보여준다. "타이틀롤이 처음인 것 같은 걸 티내고 싶지 않았다"는 임지연은 노비 구덕이부터 외지부 옥태영까지 다채로운 한 여성의 삶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임지연이 열연한 JTBC 토일드라마 '옥씨부인전'(극본 박지숙·연출 진혁)은 이름도, 신분도, 남편도 모든 것이 가짜였던 외지부 옥태영(임지연)과 그를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걸었던 예인 천승휘(추영우)의 치열한 생존 사기극을 그렸다.
임지연은 '옥씨부인전'을 선택한 것에 200% 자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 저는 사극에 자신이 없었고 기술적인 것도 연구가 필요할 것 같고 뭔가 나는 한복이 안 어울릴 것 같고 그래서 저도 모르게 대본을 배제했던 것 같다"며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그냥 도전하는 재미로 연기를 해왔던 사람인데 왜 못한다고 지레 겁을 먹어서 안 하려고 할까라는 생각에 도전하고 싶었다. 나는 사극이 잘 어울린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처음에 느꼈던 '사극 트라우마'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임지연은 "잘 안 어울릴 거라는 걱정 때문에 무서웠다. 제가 봐도 한복이 잘 어울리는 느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저랑 잘 어울리는 부분이 뭔지 디테일하게 의상팀이랑 많이 고민했다. 옥태영만의 위아래 색깔이 같은 한복을 선택을 한다거나 그런 부분에서 디테일하게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다. 또 막상 보니까 너무 예쁘게 잘 해주셨더라. 그래서 다행스럽기도 하고 사극 트라우마를 이기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임지연은 사극 경험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영화 '간신', SBS 드라마 '대박'에 출연했던 그는 "사극에서 할 수 있는 건 웬만한 거 정말 기생 빼고 다 해본 것 같다. 아씨도 했고 마님도 했고 노비도 했기 때문에 왕비 빼고 할 수 있는 거 다 한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며 웃었다.
이번 '옥씨부인전'에서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선배들과 어린 후배들과 연기 호흡을 맞춰 본 소감도 말했다. 임지연은 "처음으로 후배들이랑도 해봤다. 그동안 선배님들한테 배우고 그냥 제가 잘 끌려가는 느낌이었다면, 처음으로 나이 차이가 나는 선배들이랑 많이 맞이하는 경우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제가 선생님들한테 배웠던 걸 잘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오히려 제가 많이 배웠던 것 같다"며 "전체 리딩 날 첫 만남에서도 제가 혼자 일어나서 선배님들한테 '제가 진짜 반드시 잘 할 거라고, 저 한번 믿어달라'고 그런 얘기를 할 정도로 뭔가 보여주고 싶었던 게 컸다"고 밝혔다.
임지연은 추영우, 김재원, 연우 등 후배들과 호흡을 맞추며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20대 때 연기 잘하고 싶고 노력하는 그들을 보면서 그때의 제가 떠오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저 나이 때 저렇게 절대 못했는데라는 생각도 들었고 그래서 좀 대견스럽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멋있기도 하고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추)영우뿐만이 아니라 (하)율리나 (김)재원이나 열심히 하면 도와주고 싶고 나도 어떻게 하는지 구경하기도 하고 그랬다"고 전했다.
이어 함께 호흡을 맞춘 추영우에 대해 "영우는 진짜 능구렁이다. 굉장히 유머러스하고 능청스럽게 잘하고 어떤 캐릭터를 맡아서 자기화시키는 걸 굉장히 잘하는 것 같다. 그래서 보면 되게 신기하기도 했다. 저는 그때 못했는데 어쩜 친구들이 이렇게 잘할까라는 생각도 했다. 또 저보다 후배고 동생이긴 하지만 제가 좀 의지를 많이 했다. 그리고 남자답게 잘 챙겨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극 중 구덕이에서 옥태영으로 변화하는 인물을 표현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묻자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다양한 방법을 생각해봤는데 결국 구덕이더라. 같은 인물이다 보니까 옥태영을 하면서도 구덕이를 놓지 않으려고 했던 것 같다"며 "자기 식솔들한테 하는 행동, 연모하는 사람한테 보이는 행동, 그리고 악역을 마주쳤을 때의 모습이 완전히 달랐으면 좋겠다는 게 컸다. 그런데 되게 신기했던 건 옷에 맞춰서 사람이 자연스럽게 변화하더라"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가 닮고 싶었던 부분은 주체적인 삶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여성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되게 현명하고 또 굉장히 따뜻하지 않나. 남을 위해서 헌신하고 그런 부분들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임지연은 아직 구덕이를 보내주지 못했다며 "한 작품인데도 되게 다양한 작품을 본 것 같은 느낌이다. 멜로가 진행되는 부분이 있고 갑자기 위태로운 사람이 나오고 그래서 '작가님이 진짜 다채롭게 쓰셨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저도 꽤 재미있게 봤다. 그런데 많이 울었다. 제가 좀 너무 애정했나 보다"라고 밝혔다.
구덕이에 대한 애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임지연은 "구덕이는 되게 귀엽더라. 좀 의도했던 것도 있다"며 "씩씩한 부분에서 귀엽고 사랑스러움을 느끼길 바랐고 나중에 마님이 되고 나서 천승휘와의 멜로신에서는 사랑받는 여자로서의 충분한 모습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도 오랜만에 멜로인 것 같아서 거기에 더 집중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와 함께 코믹 멜로 장르를 해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임지연에게 '옥씨부인전'은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그는 "진짜 잊지 못할 작품이 될 것 같다. 이렇게까지 작품이 끝나고 나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캐릭터도 처음이고, 정말 혼연일체였던 것 같다. 내가 연기한 캐릭터를 사랑하게 되면 이렇게 되는구나라는 걸 처음 느껴봤다. 그리고 무엇보다 작품에 대한 책임감, 중압감을 제대로 느껴봤고 많은 성장을 가져다준 작품이다. 제 필모에서 큰 획을 그은 작품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임지연은 '옥씨부인전'만큼 '더 글로리'가 아직도 시청자에게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어서 "아직도 댓글에 '구덕이' 아니면 '연진이'더라. '임지연'이 별로 없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하지만 그게 정말 좋다. 배우가 역할 이름으로 많이 불린다는 건 좋은 거라서 그렇게 막 지우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임지연에게 '옥씨부인전'과 '더 글로리' 중 어떤 작품이 더 인생작일까. 임지연은 "아무래도 '더 글로리'로 큰 기회를 얻었기 때문에 그걸로 인해서 '옥씨부인전'도 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아직 저의 인생작은 아직 나오지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옥씨부인전'까지 너무 무거운 작품들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뭔가 임팩트를 남겨야 되는 역할을 했던 것 같고 뭔가 항상 강렬해야 되나,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이제는 조금 가볍고 우리 일상에서만 볼 법한 인물을 한다거나 그렇게 조금 나를 위해서 조금 내려놓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tvN 예능 프로그램 '언니네 산지직송 2'를 선택한 것도 그 이유에서라며 "괜찮은 힐링을 하고 싶고 이제 좀 구덕이는 내려놓고 나로서, 그냥 지연이로서 선배님들이랑 잘 어울리고, 사람들 많이 만나고, 지방의 어르신들을 만나면서 일도 열심히 하고, 맛있는 거 많이 먹고 마음껏 좀 하고 싶다는 생각에 '산지직송'을 선택했다. 막상 가면 진짜 열심히 해야 되는구나, 일거리는 많고 몸은 힘들겠지만 그래도 많이 힐링하고 올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차기작은 이정재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드라마 '얄미운 사랑'이다. 이정재는 임지연이 속한 아티스트 컴퍼니의 이사이기도 하다. 임지연은 이정재와의 호흡에 "기대가 된다"면서 "배우로서 만나는 거니까 이사님이라고 생각 안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아직 초반 단계이기도 하고 워낙 최근에 바쁘셔서 만나질 못했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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