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유일하게 대본을 보지 않고 결정한 작품이에요". 배우 임시완이 '오징어 게임2'에 출연한 이유는 분명했다. 팬심이다. 그는 시즌1의 강렬함, 흥미로움을 그대로 느끼며 시즌2의 한 축을 담당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 2(이하 '오징어 게임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다.
극 중 참가번호 333번의 임시완은 코인 투자 실패로 거액의 손해를 입은 유튜버 명기 역을 맡았다.
임시완은 명기의 대본을 읽기도 전 '오징어 게임2' 출연을 결심했다며 팬심을 드러냈다. 그는 "명기라는 캐릭터가 어떤 캐릭터인지도 모르고 제안이 들어왔다는 말을 듣자마자 하겠다고 말했다"며 "시즌1이 해외에서 반응이 나오기 전에 공개되자마자 봤다. 소재가 너무 참신해서 못 끊겠더라. 마지막에 프론트 맨이 이병헌인 것을 보고 놀라서 전화를 하기도 했다. 팬으로서 시즌2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첫 세트장에 갔을 때 해리포터 테마파크에 간 느낌이었어요. 재밌었어요. '오징어 게임' 옷을 처음으로 입어보고, 숙소동 침대에 누워보는 것을 체험했죠."
출연 배우인 임시완에게도 시즌2는 흥미로움의 연속이었단다. 대본도 자신의 분량만 받았다며 "누가 출연하는지도 몰랐었다. 다른 역할의 대본은 서로 잘 몰라 제가 참여하지 않은 부분은 시즌1 팬의 감정으로 볼 수 있다"고 얘기했다.
임시완이 맡은 명기 역은 게임에 참가해 자신을 믿고 손해를 본 약쟁이 래퍼 타노스(최승현), 임신한 여자친구 준희(조유리)를 만나 갈등을 빚는다. 투자를 부추켜 피해자를 양산하고, 여자친구에게 아이를 지우라고 말하는 등 선역인지 악역인지 모를 의미심장한 분위기를 풍기는 역할이었다.
출연을 결심하고 명기라는 인물을 분석하기 시작한 임시완이다. 그는 "처음 대본을 봤을 때 악역이라고 인지했다. 그런데 황동혁 감독은 그렇게 바라보지 않았다. 촬영 내내 인간적인 모습을 찾아가려고 했다"며 "인간의 선함과 악함, 본질적인 문제를 파고들었다.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왜 나쁜 선택을 하지라는 생각이 들게하는 인간 군상이 있지 않냐. 저는 명기가 후자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명기라는 인물이 과연 거짓말을 했을까, 어느 정도 거짓을 담았을까 등이 촬영하는 내내 풀어야 하는 숙제였어요. 뒤늦게 명기에 대해 얘기하면서 확실해진 것은 명기는 '지혜롭지 못하고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임시완은 명기가 '오징어 게임' 시리즈에서 젊은 세대를 담당한다고 봤다. 그는 "젊은 세대는 인생을 살면서 선택지가 많고 방향도 다양하다. 복잡 다난한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존재하는 세대다. 하지만 방향을 잘못 잡으면 폐해가 생긴다. 그런 인물들의 대표상이 명기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시즌3 속 명기의 비중에 대한 질문이 오갔다. 임시완은 "큰 활약이 없어서"라고 말했지만, 이미 시즌 2에서 타노스와 격렬하게 싸우는 신으로 인상을 남긴 바다.
"명기는 시즌3에서도 큰 활약이 없어요(웃음). 명기와 준희 사이의 관계성이 숙제로 남았고, 이들 사이가 어떻게 전개될지, 풀릴 것인지 주안점을 두고 기다려주세요".
임시완은 시즌3도 팬심의 마음으로 지켜볼 예정이란다. 그는 "빨리 시즌3가 나와서 마무리까지 봤으면 좋겠다. 저도 제가 출연하지 않은 분량에 대한 궁금증이 크다. 결과까지 봤으면 좋겠고, 기다리는 시간 자체도 팬심으로서 즐기는 마음으로 기다릴 것"이라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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