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다치지 않고 한 시즌을 뛰는 것이 목표다"
빅리그 2년차를 맞이한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각오를 밝혔다.
이정후는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정후는 미국에서 훈련 중인 친정팀 키움 히어로즈 선수들과 함께 훈련한 뒤, 오는 25일 팀에 합류해 본격적인 2025시즌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KBO 리그 최고 타자라는 평가를 받았던 이정후는 지난 2023시즌 종료 후 빅리그 진출을 타진했고,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체결하며 메이저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곧바로 샌프란시스코의 주전 중견수와 리드오프 자리를 차지한 이정후는 한미 양국에서 큰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이정후는 지난해 5월 13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수비 도중 펜스와 충돌해 어깨 부상을 당했고, 수술대에 올라 빅리그 첫 시즌을 허무하게 마쳤다. 데뷔 시즌 성적은 37경기 출장, 타율 0.262(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15득점 2도루였다.
아쉬움이 컸던 만큼 이정후는 한국에서 재활에 집중하며 빅리그 2년차 시즌을 준비했다. 이제는 준비한 것을 건강한 모습으로 보여 줄 일만 남았다.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난 이정후는 "구단에서 훈련 스케줄을 줬고, 트레이너도 한국에 보내 줘서 같이 훈련하며 지냈다. 지금은 100프로 몸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지금 몸상태는 완벽하게 다 나았다고 말할 수 있다"며 "야외 훈련을 안 한 지 너무 오래돼서 미국에 빨리 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부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이정후에게는 오히려 좋은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이정후는 "오히려 그런 시간이 있어서 성숙해졌다고 생각한다. 지난해에는 경험을 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가서 자신감만 있었다면, 지금은 설렘도 있고 좀 더 차분한 느낌”이라면서 “지금 마음가짐이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또 "다치지 않고 한 시즌을 뛰는 것이 목표다. 지난 2년 동안 계속 다쳐서 경기에 많이 못 나섰는데, 최대한 많이 경기에 나서고 팀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에는 이정후가 빅리그에 입성했다면, 올해는 김혜성(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이정후의 소속팀 샌프란시스코와 김혜성의 소속팀 다저스는 모두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 속해 있어, 두 선수가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정후는 "(김혜성과) 가기 전에 만났다. 포스팅 진행 과정에서도 자주 연락했다. 너무 잘됐고, 좋은 팀에 가게 돼 축하한다고 이야기했다"며 "같은 지구에서 경기하게 됐는데 서로 힘내자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이정후는 또 "(혜성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박지성 같은 선수라고 소개해 주고 싶다. 정말 좋은 팀에 갔고, 혜성이도 맞는 팀에 가는 것 같다. 실력적으로 뛰어난 선수"라며 김혜성의 활약을 기대했다.
이어 "청소년 대표팀 때부터 계속 같은 팀에서 뛰며 좋은 기억만 가지고 있는데, 같이 미국에서 뛰게 돼 기쁘고 신기하다"면서도 "(빅리그에서 만난다면) 우리 팀이 이겼으면 좋겠다"고 승부욕을 드러냈다.
김하성에 대해서도 "형이 어느 팀에 가든 좋은 대우를 받고 잘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형도 조만간 좋은 팀과 계약해서 좋은 소식을 전할 것 같다"고 응원을 보냈다.
이정후는 마지막으로 "많은 분들이 나와 주셔서 감사드린다. 지난해 아쉬웠던 만큼 올해 더 절치부심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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